클럽 DSLR
최예원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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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소설이다.<클럽 DSLR>이란 제목을 보니 인터넷에서 꽤나 유명한 클럽 SLR과 디씨인사이드가 생각이 났다. 인터넷상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온,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발생을 하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곤 한다. 장강명의 소설 <댓글부대>를 보면 인터넷상에서 발생하는 글이나 사진들이 어떻게 이슈가 되며 어떻게 조작이 되는지 소설에서 표현된 상황이 어디까지 진실이고 허상인지 모를 정도로 정밀하게 묘사가 되어있었다. 최예원 작가의 소설 <클럽 DSLR>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공간에서 상처 받지 않기 위해 혹은 또 다른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김유이의 모습이 새장에 갇혀 잇는 새마냥 힘들게 느껴졌다. 유명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소위 말하는 '네임드'가 되었을 경우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가 누군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모방을 해도 인정을 받았고 보호를 받았다. 주인공이 입은 상처는 그렇게 또 되풀이 되고 있었다. 상처를 치료해준 최측근 계대해가 상처를 주는 상대방을 옹호할 때의 배신감은 읽고 있는 나에게도 상처가 되었다. 인터넷상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지금 내 앞에 있어도 모르는 무서운 현실이 날카롭게 묘사가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고통은 극단의 선택을 할지라도 직접적으로 아프게 다가오지 않는 현실이 삭막한 요즘 사회문제를 대변하는 듯했다.


중편소설을 모은 소설집이라 <클럽 DSLR>외에도 <생존게임>, <등대를 향하여>, <어제뜬달>, <오시계> 등 다양한 작품이 수록 되어있다. <생존게임>은 과거에 큰 상처를 가진 한 여인이 상처를 치유하기까지의 과정을 다소 차분한 문체로 풀어 나갔다. 표제소설 만큼 흥미롭게 읽은 소설은 <오시계>였다. 구수한 옛 시골장터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묘사가 반갑게 느껴졌으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이해할 수 있으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우리 내 정서와 무척 닮아 있었다. 좋지 않은 소문은 과장대기 마련이며 쉽게 퍼진다. 구술로 전해지는 험담과 요즘 인터넷상에서 만나는 가짜뉴스와 뭐가 다른지 사람의 심리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오시계>에서 다시 한번 각인했다.


최예원 작가는 등단 시점에 비하면 작품이 많은 작가가 아니다. 허나 소설집에서 보여준 그녀의 소설은 앞으로 소설가로서의 가능성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통찰력있는 소설과 옛이야기와 사람의 심리를 내집 넘나들듯이 들어가는 작가의 문체는 좋았다. 이번 중편 소설집처럼 짧은 토막의 이야기가 아닌 장편 소설로서 그녀의 작품을 만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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