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필요한 시절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황규관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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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쳤던 책의 마지막 문장까지 모두 읽고 난 후, 책의 첫머리 작가의 말(책을 내며)’ 중에 한구절을 찾아헤맸다.

 

과연 내가 했다는 문학이 신생의 시간에 대한 상상력과 꿈을 품고는 있었을까. 모래폭풍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은 두려움에 문학이 필요한 시절을 절감했을 뿐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묻고 위로받을 나무도 쓰러지고 없다.” (p.11)

 

너무나도 절망적이었다.

시인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시인은 주저앉아 절망하지 않고 우리들에게 비장한 염원을 말한다.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직시하자

찰나의 현재를 벗어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상상하고 꿈꾸며 나아가자

 

어떻게?

결국, 언어로써 시적 언어의 승화로.

 

사실, 시는 진실의 진실, 그 진실의 진실의 진실⋯⋯을 찾아나서는 여정, 바로 그것이다.”(p.224)

“(시적 언어는) 일반화되고 납작해진 언어를 벗어던진 언어이고, 상투적인 유행어를 신경질적으로 배격하는 언어이다. 그것을 정파적 입장이나 정치 이념의 언어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물을 각자의 몸에 새긴 언어이며, 그래서 시야를 뿌옇게 가리는 미디어의 언어를 걷어내고 삶의 심장이 펄떡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언어이다.”(p.218-219)

 

시인은 묻고 위로받을 나무도 쓰러지고 없는세상이 곧 문학이 필요한 시절임을, 시적 언어로 현재의 절망에 희망의 미래를 심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제 우리가 시인에게 응답할 차례이다.

 

두서없는 글을 마치려다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_ 황현산> 의 서문의 내용이 생각나서 찾아 적어보았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극도로 비정한 삶을 인간의 운명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시는, 패배를 말하는 시까지도, 패배주의에 반대한다. 어떤 정황에서도 그 자리에 주저앉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시의 행복이며 윤리이다. 네가 어떤 일을 하든 이 행복과 윤리가 너와 무관한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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