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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평점 :
트로피컬 나이트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총천연색 마음으로 쓰인 한여름 밤의 젤리소다 맛 괴담집
여름 끝물, 시원함이 온 몸에 감돌기 시작할 무렵 찾아온 말랑말랑한 괴담집!
8가지 단편 소설이 담긴 <트로피컬 나이트>는 알록달록한 표지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첫 이야기부터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할로우 키즈>로 시작해서 가정 내 숨막히는 부담감을 현실적으로 묘사한 <새해엔 쿠스쿠스>를 지나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까지.
<크로피컬 나이트>는 특별하게도 단 한 편도 지루한 소설이 없고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담겨 남은 이야기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아쉽게 느껴지는 책이다.
“그래서 내가 다니기 싫다고 했었잖아”
“네가 언제? 그런 적 없어. 학원도 네가 다니고 싶다고 떼써서 보낸 거잖아.”
그런 적 없다. (p.122_새해엔 쿠스쿠스)
<새해엔 쿠스쿠스>
8개 작품 모두 재미있게 읽었지만 가장 여운이 깊게 남았던 작품은 네 번째 작품인 <새해엔 쿠스쿠스>였다. 다른 작품들의 경우 현실에서 조금 일어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작품인데 반해, <새해엔 쿠스쿠스>의 경우에는 충분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요소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다른 작품보다 더 여운이 깊게 남았던 것 같다.
가정 내에서 다른 아이들과 비교당하고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 일들을 강제로 시켜두고는 이후에 모든 책임을 아이에게 돌리는 듯한 그런 모습이 나타난다. 물론 내 아이가 잘 살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모든 책임을 아이에게 돌리는 행위는 납득할 수 없다. 이해는 하지만 납득은 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느리게 눈을 뜨고 응시한 자리에는, 재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p.14_할로우 키즈)
아직 뜨거운 더위 한 모금을 가진 초가을의 한자락에 느끼는
말랑하면서 서늘한 감각을 담고 있는 책.
<트로피컬 나이트>였다.
이 서평은 하니포터 4기로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