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
김성우.엄기호 지음 / 따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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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지 매체의 다양화에 그치지 않는다.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는 우리가 시간을 구획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정보채널을 변화시키고, 사용하는 감각의 비율을 변화시킨다. 개인이 음식을 섭취하여 몸을 만들어가듯, 우리가 접하는 매체는 사고와 정서의 뼈대를 만든다. 그렇기에 이 시대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세계를 인식하고 지식을 구성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관계 맺기의 양상을 구성하는 방식의 거대한 변화다. - P11

내가 읽고 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불확실할 수 있는가를 성찰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하는 거죠. 나는 갖춘 사람, 상대는 갖추지 못한 사람. 나는 우월한 사람, 상대는 열등한 사람.

이제는 지식의 생산이란 많은 텍스트를 섭렵하고 통합해서 거기에 독창적인 이야기를 더하는 것, 다시 말해 여러 의견을 모으고 참고문헌들을 종합하고 주석을 달아 새로운 주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담론공간(discourse space)인데요. 이제는 텍스트가 너무 많아서 한두 권의논문이나 저서로 해당 영역의 지식체계를 단번에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고, 복잡다단한 담론들 사이에 내 지식이 어떻게 자리를 잡는가가 중요해졌다는 거예요. - P81

글을 쓰는 것은 추상성을 높여 치밀하게, 체계적으로 구축함으로써 한편에서는 보편성을 획득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모습 또한 보여주는 일이어야 합니다. - P101

삶을 위한 리터러시란 인간의 삶이 어떤 국면에서 얼마나 입체적일 수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P112

그 지식들을 내 머릿속에 가져온 뒤 기존의 경험과 지식, 또 새로 들어올 지식과 버무리고 숙성시키고 발효시켜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고, 또 내 삶에서 어떤 상황에 닥치든 그걸 끄집어내서 맥락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 이걸 보통 지혜라고 부르잖아요.
그 지난한 과정을 고려하지 않고, 찾으면 나온다고 하는 건 배움과 발달의 본질을 무시하는 말입니다. - P182

대담을 통해 공론장과 소셜미디어,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는데요. 사실 리터러시가 가장 필요한 영역은 매일 겪는 일상입니다. 그런 면에서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라는 거시적 관점과 함께 ‘작지만 중요한 일들에 천착하는 리터러시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글로/말로 사과하는 법‘, ‘소셜미디어에서 답글 다는 법’, ‘강의 평가란’에 건설적인 코멘트 남기는 법‘, ‘택시기사와의 원하지 않는 대화를이어가는 종료하는 법‘,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하는/양보받는 법‘,’식당에서 기분 좋게 추가 주문하고 음식 받는 법‘, ‘조별 활동에서 상처 주고받지 않고 소통하는 법’, ‘칭찬에 답하는 법’,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글에 대응하는 법’, ‘문자메시지/이메일 쓰는 법‘, ‘헤드라인만 보고 반응하지 않는 법’, ‘아재개그의 유혹 참아내는 법’, ‘우아하게 불만을 제기하는 법’과 같은 리터러시 행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상처주지 않고 말 건네는 법’, ‘말하고 글 쓸 필요가 없는 영역으로 사라지는 법’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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