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실리콘밸리의 폐기경영 - 인재가 모이는 일류기업이 되는 길
조영덕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폐기경영’을 주제로 경영학사상 혁신의 계보에 대해 우선 접근하고 있다. 슈페터의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서부터 피퍼 드러커의 ’혁신(innovation)', 그리고 클레이트 크리스텐슨 교수의 ‘과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이르기까지 혁신의 필요조건이자 과정으로써 ‘폐기학’을 말하고 있다.

흔히 ‘폐기학’하면 혁신과 동떨어진, 단순히 ‘없애 버리는 것’으로 알지만 실은 폐기 대상에 대한 인지, 폐기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 폐기학-혁신의 일련의 과정 등을 통해 얼마든지 성쇠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특히 이 책은 ‘폐기-혁신’을 겪은 기업들의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예로써 풀이하고 있어 장점이 적잖다.
책을 읽으며 두드러지게 눈이 간 부분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폐기’의 본질인데, 즉 “폐기는 조직의 문화변화 전략이며 이를 통해 관행으로 낭비되었던 것들, 지금도 낭비되고 있고, 미래에도 생산성이라고는 없이 낭비가 지속될 것과 단절하고, 자원을 확보하여 혁신에 투입하려는 것(으로) 혁신은 자원 요구 수준과 위험 수준이 높은 도전이므로 처음부터 적정 수준의 자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혁신에 실패하였을 때 기업이 받을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초기부터 플랜비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며 혁신 실행자들의 용기를 배가시키는 방법”(58쪽)이라는 주장은 폐기와 혁신의 상관관계를 적절하게 짚은 지적임에 틀림없다.
책을 넘기면서 새삼 알게 되는 바로써 저자 주장 말마따나 “죽어가는 사업을 살리는 것은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는 것만큼이나 힘겨운 일”이며 해서 “결과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실패한 사업)은 과감하게 폐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붙들고 있기에 더 큰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고 매몰 비용도 점점 더 커지는 상황에 접하곤 한다. 이런 현실은 저자의 주장에 보다 더 수긍하게 되는 주요 경영적 진단이라 하겠다.
또한 ‘실패’와 ‘낡은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 저자는 “낡은 것이라고 모두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간직해야 할 거도 많다. 여기서의 낡은 것이란 더 이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고, 오히려 다른 기능에 방해를 주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와 더불어 ‘낡은 것'으로 치부될 만한 것들의 예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은 거의 없어진 결재판이라든가, 과거형 채용문화, 연공서열 같은 것이 일테면 그 예이다.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순간에도 ‘낡은 것’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으며 그것을 대신하는 혁신의 산물이 우리 주변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폐기-혁신’을 할 때 경영자의 태도에 대해 말하며 저자는 혼다 창업자를 예를 들고 있는데, “경영자는 전지전능이 아니므로 자신도 강점기반에서 일해야 한다.”는 혼다의 신조는 자칫 교만함에 바질 수 있는 경영자(리더)들에게 좋은 경종이 된다 하겠다.
4부에서 전개되는 폐기 실행의 방법론이라든가, 폐기-혁신에 성공한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예는 눈여겨 볼만한데 특히 ‘줌피자’는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피자란 언제나 매장 화덕에서 구운 다음 배달하는 것’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는데 줌피자는 고객서비스를 마치 건설용 레미콘방식에서 따와 고객 주문을 받고 5분에서 20분 내로 차안에서 로봇으로 피자를 구우며 배달한다는 얘기는 눈이 번쩍 떨어질 법한 것이었다.
실리콘 밸리가 어떻게 혁신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이 책은 단순히 ‘폐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위한 폐기’에 주안점을 주고 있음을 잘 알게 한다. 그 점에서 책 초입에 언급되는 경영학 대가들의 ‘창조적 파괴', ’혁신', ‘과괴적 혁신’ 등은 이 책이 일관되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바라 할 수 있다. 기업과 경영 일선에서 한권쯤 손에 들고 있다면 ‘혁신’을 일상 업무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고려하게 될 생활 지침서로써 훌륭한 교재가 아닐까 한다. 혁신을 찾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폐기는 조직의 문화변화 전략이며 이를 통해 관행으로 낭비되었던 것들, 지금도 낭비되고 있고, 미래에도 생산성이라고는 없이 낭비가 지속될 것과 단절하고, 자원을 확보하여 혁신에 투입하려는 것(으로) 혁신은 자원 요구 수준과 위험 수준이 높은 도전이므로 처음부터 적정 수준의 자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혁신에 실패하였을 때 기업이 받을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초기부터 플랜비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며 혁신 실행자들의 용기를 배가시키는 방법이다"(5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