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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 도덕을 추구했던 경제학자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카시마 젠야 지음, 김동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2월
평점 :
<국부론>으로 유명한 그 애덤 스미스 맞다. 교과서에서 접한 애덤 스미스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이루는 시장 기능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설명했고, 자유방임주의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도덕을 추구했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판이라 하겠다. 작가는 일본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다카시마 젠야로 마르크스 주의와 애덤 스미스 연구자이다. 출간된 지는 벌써 50년이 지났고, 이 책의 작가가 타계한 지도 30년이 되어 가며, 애덤 스미스가 탄생한지 무려 297년, 거의 300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서 다시 애덤 스미스를 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작가는 고전 중에 고전이 되어버린 <국부론>과 그 보다 스무해 전에 나온 <도덕감정론>을 통해 애덤 스미스를 다시 세상에 불러 온다. 경제학자를 넘어선 사회철학자, 도덕철학자, 사상가, 법률가로서의 애덤 스미스의 사상을 통해 시장경제, 자본주의, 시민 사회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다. 저명한 학자에 생애와 그의 사상에 대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연구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난다. 일반적인 위인전이나 전기와는 결이 다르다고나 할까. 인물탐구 학술서(?), 전문가나 전공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가이드 같은 느낌의 책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던 "자유방임"은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바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자유방임이 아니라 자연적 자유, 자유경쟁이라고 해석해야 한단다. "어떻게 국부를 늘릴것인가"에 대해 생산력 증대, 농업중시와 분업에 대한 개념을 산업혁명이 일어나기도 전에 생각해 낸 최초의 경제학자, 이기심이라는 개념으로 경제활동의 주체인 인간의 속성에 대해 간파한 학자, 그렇지만 도덕을 추구했던 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에 대해 아주 조금 알게 된 책이다. 그야말로 그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시대적인 배경과 내용적인 면, 일본의 역사와 상황에 대한 초반 설명이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분량이 두껍지는 않아 중반 이후부터는 비교적 몰입을 하게 된다. 고전을 통해 현대를 새롭게 바라보게 해준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도덕 감정론>과 <국부론>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진다.
이기심이 경제세계의동력이라고 한다면, 경제의 세계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추
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무엇을 해도 좋다는 말인가. 물론 그런 것은 아니다. 스미스에게 있어서 경제의 세계는 정치나 법의 세계의 일부이다(스미스에게 경제는 언제나 정치경제였다). 다만 경제라고 하는 것은 개별 인간의 자유로운 활동에 맡겨두어도 지장이 없는 세계,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보다 더 효과적인 세계이다. 스미스는 이것을 편의의 원칙이 지배하는 세계라고 설명한다. 편의의 원칙이 지배한다는 것은 편의상 그렇게 하는 것이 국가나 사회 번영을 위해서도 엄격한 규칙을 강요하거나 권위나 권력으로 강제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다는 의미를 지닌다.-104p
"이기심이라는 경제적 동기에서 각자가 최선을 다하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신이 의도하지도 않았던 전체의 목적이 실현된다"고 하면서도 "이기심은 정의의 한계 내에서 발휘되지 않으면 안 되며, 경제인의 활동은 전체적으로 국가나 사회의 번영에 도움이 되지않으면 안 된다", "자유경쟁은 공정해야 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즉, 애덤 스미스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을 뛰어넘어 인간의 본질을, 국가· 민족· 지역을 초월한 사회의 본질을 꿰뚫어 보려 했다. -2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