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나에게 건네는 말 - 내가 왜 힘든지 모를 때 마음이 비춰주는 거울
고혜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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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보다 해몽이라고 했다. 우리 가족들은 간 밤에 꿈자리가 뒤숭숭했다거나 느낌이 안 좋은 꿈을 꾼 날이면 불길한 징조이니 몸 조심하라고 서로를 걱정한다. 또 좋은 일이 생기면 "꿈을 잘 꿨나보다."라고 웃어 넘긴다. 꿈은 무엇일까? 좋은 꿈, 나쁜 꿈이 있는 걸까? 좋은 꿈 같아 로또를 사도 맞지는 않기에 좋은 꿈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분 나쁜 꿈, 즉 악몽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신화학 박사이자 꿈과 융 심리학 그리고 개인의 신화의 집단의 꿈을 가르치고 있는 고혜경 박사에 의하면 꿈은 우리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이라고 한다. 마음이 비춰주는 거울이라는 것이다. 오랜 기간 꿈 일기를 작성하고 상담을 해 오면서 꿈이 건네고 있는 수 많은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꿈은 나의 아픔을 이해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으며, 꿈 법칙에 따르면 꿈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또 다른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꿈에 희대의 사기꾼이 등장한다. 그는 바로 나다. 나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의 눈에 들려고, 사람들에게 괜찮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살면 나를 속이고 나에게 사기를 치게 되는 것이라 한다. 그러니 누구나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꿈이 말을 걸어 오는 것이다. 자신을 속이니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겠는가. 사실 꿈을 정확히 해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자의 말대로 해석하기 나름인 꿈을 연구한다는 것 역시 뜬 구름 잡는 일일 수도 있다. 이것을 학문이라고 해야 할지 의구심도 든다. 그럼에도 꿈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우리는 의식과 무의식이 서로 얼키고 설켜 만들어진 존재이므로. 꿈은 헤아릴 수도 없는 의미이 켜켜이 내포돼 있어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 압축된 꿈의 숨겨진 층위들이 드러나 보이게 하는 것이 해석이자 해몽이다. 우리는 상상을 동원해서 투사하고, 그 투사가 의가 있느냐 없느냐를 꿈 꾼 사람이 판단을 하는 것이다. 태몽을 오래 기억하는 것처럼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꿈들은 그 꿈 자체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의미는 우리가 부여하기 나름이지만.

누군가에게 쫓겨 도망치는 꿈, 도둑이 드는 꿈, 똥 꿈, 돼지꿈, 불꿈, 조상이 나오는 꿈 등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도 비슷한 꿈을 꾼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미쳐 몰랐던 꿈이 들려 주는 이야기에 빠져 들게 된다. 꿈 일기를 작성하고 꿈이 건네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내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는 일이다. 꿈을 기록하고 꿈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은 나 자신을 좀 더 알아가기 위한 좋은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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