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적 성찰
엄정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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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가 고대 아테네와 유사하다고 말하는 엄정식 교수는 정신적이고 지성적인 가치보다는 육체적이고 관능적인 도구적 가치에 열을 올리는 우리 사회가 기원전 4세기경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아테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윤리적, 도덕적인 가치를 등한시하는 당시 사람들을 깨우치려 했던 소크라테스는 신을 모독했다는 것과 청년들을 현혹시켰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서게 되고 결국 사형을 당한다. 최초의 근대적 인간이었던 소크라테스는 최초의 철학적 순교자가 된다. 석가, 공자, 예수, 그리고 소크라테스를 흔히 인류가 낳은 4대 성현으로 꼽는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에서도 소크라테스가 강조한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소크라테스적 성찰은 아래의 일곱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라.

둘째,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셋째, 답변보다 질문을 찾는 데 더 열중하라.

넷째,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라.

다섯째,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을 더 소중하게 여겨라.

여섯째,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행복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일곱째, 살아 온 방식대로 죽음을 맞이하라.

 

소크라테스가 남긴 유산은 무엇이며, 이 시대에 걸맞은 교육과 과학, 사랑에 대한 감정, 웃음의 중요성과 바람직한 삶과 죽음, 끝으로 진정한 행복과 자아의 인식에 대해 다룬다. 소크라테스는 산파술로 유명하다. "대화의 정신"만이 우리를 정치적인 권위나 도덕적 권위, 지적인 권위나 종교적인 권위, 그 밖의 모든 권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문답법은 진리에 가까이 가기 위한 변증술로 발전하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가령 "용기란 무엇인가", "절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상대가 용기나 절제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피상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했다고 한다. 예전에 읽었던 김영민 교수의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이 떠올랐다. 명절만 되면 돌아오는 친척들의 온갖 "오지랖적인 참견"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질문던지기 기법"을 보고 통쾌한 웃음을 지었었다. 근원적인 질문으로 상대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소크라테스적 성찰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우리가 아는 한 영혼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사람이 소크라테스이며, 이 개념은 그 후로 유럽인들의 사고를 계속 지배해 온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영혼이 진정한 자아이기 때문에 소크라테스의 경우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은 이 영혼을 돌봄으로써 물질적이고 외면적이며 세속적인 삶을 초월하라는 것을 의미했다.

-테일러 [소크라테스] 중에서-

 

무지의 자각을 통해 끊임없이 진리를 추구하고, 세속적인 가치보다 영혼을 돌보면서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그 "나"로서 나답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라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바람직한 삶을 살고 의미있는 죽음을 맞이하여 삶을 완성하는 것. 소크라테스가 강조한 대로 육체적이고 관능적이며 순간적인 쾌락 보다는 정신적이고 지성적이며 지속적인 행복을 추구하고 좀 더 고결한 삶을 살아가도록 힘써야 겠다.

자기를 아는 사람은 무엇이 적합한지 스스로 알며,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분별하며, 어떻게 할 것인지 아는 바를 해냄으로써 필요한 것을 얻고, 또한 모르는 것을 삼감으로써 비난받지 않고 또 불운을 피한다.

- 크세노폰 <소크라테스의 추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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