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아이는 없다 - 0세~13세까지 우리 아이 속마음 & 별난 행동 처방전
윤정애 지음 / 이비락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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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이는 없다. 나쁜 부모가 있을 뿐이다.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오죽하면 "신이 우리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 자식을 보내셨다는 말이 생겼을까. 미운 세살, 미친 네살, 죽이고 싶은 일곱 살이라더니...지금 우리 첫째가 그 미친 네살이다. 동생이 생기고 부터는 어리광이 더 늘었다. 혼자서도 잘 자더니 어느 순간 엄마 없이는 자려고 들지 않는다. 엄마 배를 꼭 만지면서 잠드는 버릇도 생겼다. 이제 기저귀를 떼려고 배변 훈련도 시작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 둘째가 이제 6개월...엄마 껌딱지인 둘째를 겨우 업어서 재웠더니 큰 놈이 심술을 부려 깨워 놓는다. 아~~~정말 욕이 나오고 버럭하지 않을 수가 없다. 도대체 왜 애를 낳아서 이 고생을 하나 싶다. 좋게 타이르고 알아듣게 얘기해야지, 아이의 속 마음을 이해하고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는 하면서도 엄마인 나도 가끔은 이성적으로 제어가 되지 않을 때가 종종 아니 자주 발생한다. 나름 육아를 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육아서도 많이 읽어더랬다.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우리 아이가 공식대로, 책에 나와 있는 대로 반응하고 자라는 것은 아니더라는 사실에 좌절하고 자책도 많이 했다. 다시 한 번 속는 셈 치고 25년차 유 아동 교육전문가 윤정애 작가가 쓴 <우리 아이 속마음 & 별난 행동 처방전 나쁜 아이는 없다>를 읽어 보았다. 우선 이 책은 연령별로 테마별로 구성되어 있어서 우리 아이 상황에 맞는 내용을 골라서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요즘 그림책을 많이 읽어 주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고집 센 아이 편에서는 "고집쟁이 해님", 급한 아이 편에서는 "느려도 괜찮아", 느긋한 아이 편에서는 "프레드릭"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함께 생각해 볼 질문도 알려준다. 육아로 힘들고 고민하는 엄마가 전문 상담가를 찾아가 컨설팅을 받고 처방전을 받아 본 기분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별의 별 고민을 다 하게 된다. 당장 다음달 부터 어린이집 입소를 앞둔 큰 아이가 잘 적응을 할 수 있을지, 선생님과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첫 사회 생활이 시작되니 엄마인 나도 걱정이 앞서고 긴장도 된다. 아이가 커 갈수록 또 다른 걱정과 고민이 생기겠지...인성과 생활태도, 학업과 친구문제 등... 워낙세상이 험하고 무섭다 보니 딸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는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0세부터 13세까지 아이의 성격, 행동을 살펴보고 아이가 자라면서 맞닥 뜨리는 문제에 대해 다시 찾아볼 수 있게 만든 성장 발달에 따는 맞춤식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이 책을 미리 예행연습 삼아 쭉 훑어 봐도 좋고, 우리 아이에 맞는 부분부터 골라 읽어도 좋다. 나의 경우는 큰 애가 고집이 센 편이고, 급한 아이라 판단되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았다. 배변 훈련이 늦는 아이 편에서는 심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부터 살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겁이 많거나 완벽한 성향의 아이, 불안정 애착을 형성한 경우 등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무조건 강압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좋지 않단다. 그래 너무 늦지만 않으면 되겠지. 36개월 안에는 하겠지. 응원하고 기다려 보자.

(큰 애의 경우, 응가한다고 가족 모두에게 선포를 하고 화장실이 아닌, 안방 침대에 기대어 그것도 서서 응가를 한다. ㅠ.ㅠ)

유치원에 가기 싫은 아이, 아빠를 싫어하는 아이,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왕따가 된 아이를 예행 연습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나중에 이 부분을 다시 들춰 보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아이가 커 가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안 생길 수가 없겠지만 그런 순간 순간마다 엄마인 내가, 그리고 부모가 함께 열린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 보는 것,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으리란 믿음이 생긴다.


"엄마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이성적으로 아이를 대하며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말처럼 잘 안 되지만 얼마나 휼륭하게 자라려는지 벌써부터 이러나를 주문처럼 외며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매 순간이 가장 키우기 힘들 때긴 해도 지금이 가장 사랑스럽고 귀엽기도 하다. 그래도 지금은 엄마를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하는 아이들을 보면 한 없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아이가 부모를 무한 신뢰하는 것 만큼 나도 아이를 믿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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