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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 상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평점 :
3월 35일 진다이지역
앞 광장 2시가 조금 지난 시각.
마치
다스베이더의 모습을 한 남자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일변한다.
네 명의 사망자와 한 명의 부상자를 낸 무차별 살인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범인은 사건 직후 공용화장실에서 체포되지만 약물중독으로 곧 사망한다. 약물로
인한 살인으로 사건은 종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슈지는 병원을 찾아 온 의문의 남성에게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경고받는다.
“……달아나. 가능한 한
멀리 달아나.”
남자는 절실한 표정으로 슈지의 눈을 들여다보며 한 마디 한 마디 슈지의 머리에 새겨 넣듯이 말했다.
“앞으로 열흘. 열흘만
살아남으면 안전해. 살아남아. 네가 마지막 한명이야.”
역 앞 광장에서 한 낮에 벌어진 무차별 살인.
약물에 의해 벌어진 묻지마 범죄인 듯 보였던 살인사건의 진실은 따로 있는 것일까.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18세 소년 슈지와 인쇄소 사장, 여대생,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부인,
주부까지. 거대한 내막이 있는 사건의 희생자 치고는 아무래도 평범해 보인다.
이들은 정말 범인이 약에 취해 손에 닿는 대로 고른 희생자들인 것인가?
그 날의 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슈지. 경찰 조직에서 제외된 형사
소마, 소마의 친구이자 전 방송국 직원인 야리미즈. 세 사람은
거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일본 형사드라마의 여왕 오타아이의 데뷔작인 ‘범죄자’
책은 시작과 동시에 드라마를 보는 듯한 빠른 속도감과 생생한 묘사를 느낄 수 있다.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세 사람은 캐릭터 자체에 입체감이 있고, 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인물들 역시 사소하게 다루지 않고,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그려낸다.
티저북을 읽는다는 건 무조건 본편을 사게 되는 불가항력 것임을 절실하게 느낀다.
워낙 빠르게 전개되는 속도에 금세 읽어버리니 뒷부분이 궁금하다. 당장 서점에 가야겠다. 무차별 살인사건의 진상, 그리고 슈지에게 의문의 경고를 남긴 남자의
정체를 확인해야겠다.
한동안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일본 장르물을 찾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재밌는 책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아쉬운 점. 오타아이의 ‘잊혀진 소년’을 먼저 읽은 것이 좀 아쉽다. 범죄자가 먼저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작가의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지 못하고, 항상 화제작 먼저 만나고 뒤이어
역출간 되는 현실이 슬프다. 가장 슬픈건… 아무리 좋아해도
모두가 좋아해주지 않으면 애초에 서점에선 만날 수조차 없다는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