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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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 소네 케이스케



 


작은 동네 사우나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살아가는 중년의 남성 간지. 

조폭 두목에게 시달리는 부패 형사 료스케.

투자 실패로 거액의 빚을 져 남편에게 학대 당하는 가정주부 미나.

그들이 원하는 건 그저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평범한 마음이지만 그마저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이는 암담한 그들에게 나타난 1억엔.

세 사람은 과연 1억엔으로 다시 새롭게 출발 할 수 있을까.

그 돈이면 그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출구가 활짝 열릴 것인가.



잠시 멈춘 것 같은데,

작은 실수 하나 한 것 같은데 걷잡을 수 없이 바닥으로 내달리는 듯한 삶.

조금만이라도 나아지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은 그들의 절박함은 어떤 선택을 하게 할 것인가.

세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아니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보통사람"일 뿐이다. 세 사람의 답답한 인생은 우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더욱 몰입하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인간의 내면에 자리하는 공포. 그리고 돈이라는 욕망. 자신의 욕망에 이끌려 점점 더 얽히고 꼬여들어가는 이야기의 흐름이 생생하게 묘사하고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병폐와 부조리를 고발한다.

마치 단편처럼 진행되는 세 사람의 이야기는 교묘하게 얽혀 촘촘한 짜임새로 마지막까지 지루할 틈 없이 끌어간다. 


과연 세 사람은 눈 앞에 있는 지푸라기라도 잡을 것인가. 아니면 그마저도 놓칠 것인가.


중간에 끊어내지 않고, 쭉 읽는 쾌감을 느껴 보고 싶다면 무조건 시작하길!!



* 읽으면서 마치 영화 시나리오를 읽는 듯, 캐릭터도 생생하고 현실감 있는 장면이 연상되는데 2019년 개봉 예정된 원작이라네. 정우성, 전도연 주연이라니! 내가 예상하는 그 캐릭터가 맞다면 원작 그 자체의 인물로 딱 맞아 떨어진다. 개봉 하면 무조건 봐야지 ㅎㅎ 

아무리 추하더라도 숨이 붙어 있는 한 손발을 허우적대며 헤엄쳐야 해.

마지막에 이기는 건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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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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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제인은 아이를 사산했다. 아이의 방이 꾸며져 있는 집에서는 버틸 수 없어 새로운 집을 구한다.

 과거의 에마는 집 안에 괴한이 침입해 강도사건을 겪었다. 두려움으로 더 이상 그 집에 살 수 없었던 그녀는 같이 살던 남자친구 사이먼과 함께 새로운 집을 구한다.
 마음에 드는 집을 좀처럼 구하지 못한 제인과 에마에게 부동산 중개인은 저렴한 가격에 세를 놓은 특별한 집을 안내해 준다. 영국 유명 건축가가 지은 최첨단 시스템의 완벽하고 아름다운 집,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

그 집에 살기 위해선 건축가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것이 보통의 진행과는 다르다. 기다란 신청서 양식, 각종 금지 조항이 가득한 이백여 개의 규칙, 일대일 면접까지 거쳐야 한다.  과거의 에마, 현재의 제인은 이를 모두 통과하고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청서의 질문들이 점점 이상해진다. 시작할 때만해도 질문마다 심사숙고해서 답을 작성하자고 생각햇는데, 질문이 너무 많다보니 결국에는 깊게 생각하기는커녕 직감적으로 찍으며 넘기고 있다. (p.63)

 완벽한 집. 그리고 더 완벽한 집주인 에드워드. 제인은 이런 완벽한 집에서 과거 에마가 사고로 죽었단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을 깊게 알면 알수록 자신과 과거의 에마가 지나치게 닮았단 사실을 깨닫는다.

 소설은 과거의 에마와 현재의 제인을 번갈아 진행하며 에마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제인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집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에마로 인해 제인 마저 그 전철을 밟게 될까 바 읽는 내내 긴장하게 된다.
에마와 제인은 지우고 싶은 과거를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고자 한다.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 이왕이면 지금보다 더 나은, 더 완벽한 곳에서 새로 시작한다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될 것이라는 욕망이 앞선다. 그 마음이 지나칠 때 어떤 일들이 발생하는지 보여주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 이 소설은 전에 살던 여자 (the girl before) 에마와 현재 제인의 결말이 어떻게 다를지, 혹은 끝내 같을지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들고, 마지막까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는 매사에 도가 지나치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그 집에서 살아보려는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개조하고 싶다. 내가 널 잘 아는데, 너는 그런 일에 소직이 없어, 라고 단정하는 사람과 함께 살며 나 자신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사실에 울컥 화가 치민다. (p.41)

작가 JP덜레이는 과거 다른이름으로 베스트소설들을 발표한 작가의 필명이라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새로운 이름으로 발표한 첫번째 책으로 재탄생 한 작가가 어딘가 모르게 소설 속 제인, 에마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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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비밀
신혜선 지음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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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병학의 집에 불쑥 동생 병윤이 찾아 온다. 대학교 입학과 동싱에 기숙사로 들어가 좀처럼 얼굴 보기가 힘들었던 동생은 선물이라며 안동소주를 한병 건넨다. 무뚝뚝하고 서먹한 동생 병윤에게 처음 받아 본 선물에 병학은 새삼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6년만에 불쑥 집에 온 동생은 어딘가 모르게 수상하다.


"사람을 죽였어." 

"네?"

"병윤이가 사람을 죽였어."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동생이 사람을 죽였다니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병학의 입에서 헛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동생이 집에 온 다음 날 아침, 엄마는 병학에게서 동생 병윤이가 주사기로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전한다. 엄마의 표정은 어느 때부다 진지했지만 그 모습에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병학.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병윤의 가방이라도 뒤져 특별한게 있나 찾아보는데......




오늘 점심에 아버님한테 주사를 놓는데 성공했어. 몇 달 동안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맽었어. 난 이왕 서울까지 온 김에 형한테도 주사를 놓을 생각이야. 형까지 성공시키고, 모든 걸 마무리하고 돌아갈게. 

동생 병윤의 가방에서 발견 된 편지.

정말 동생이 무슨 일을 벌이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리고 형까지 성공시키겠다니.

대체 동생은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건가. 그리고 이 편지의 수신인은 누구인가.

병학은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그리고 소식이 없던 그동안 동생이 어떻게 살았었는지 알기 위해 동생 병윤의 주변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병윤의 대해 알아갈수록 병학은 자신이 몰랐던 동생의 모습에 혼란스럽기만 하고......





무더운 여름, 책 한권 완독하기가 쉽지 않다.

더위에 집중력은 흐려지고, 속도감이 점점 떨어지기만 한다.

그럴 때 장르 소설, 그중에서도 미스터리 소설은 한잔의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것.

단편 소설만큼의 빠른 전개와 호흡으로 단숨에 마지막장까지 내달리게 하는 '동생이 비밀'

신혜선 작가는 미스터리 전문 작가의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하니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이제 국내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에서 B.A패리스, 길리언플린 같은 작품을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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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야 하는 밤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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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유로만 내면 당신은 죽이고 싶은 한 사람을 추천할 수 있어요. 그리고 8월 8일 저녁 8시 8분에 추천된 모든 후보자들 중에서 한 명을 뽑습니다. 제비뽑기로 선정된 '8N8 사냥감'은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약 12시간 동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연방 대통령은 살인을 포함한 모든 위법 행위를 용서하겠다고 이미 공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냥감을 포획하여 죽이는데 성공한 사냥꾼은 상금 1,000만 유로를 받습니다! 

과거의 명성을 잃고 황폐한 삶을 사는 벤.

자살 시도 후, 혼수상태에 빠진 딸 율레.

어느날, 전 부인 제니퍼는 딸 율레가 자실을 시도 한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증거를 보여 준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벤의 사진이 시내 한복판 대형 스크린에 뜬다.

사진 속 벤의 이마엔 '8'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8N8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일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 쓰라고 권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낮은 수준의 본능에 충실하라고, 복수하라고, 살인욕구를 채우라고 설득했다. 

 

12시간 동안 법은 사라지고 살인은 합법화 된다. 그리고 상금까지.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나는 어떡할까. 과연 내 이름은 후보에 오를 것인가. 그렇다면 누가 나를 추천했을까.

나는 모두를 피해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

무엇보다 나에게 믿고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는가. 다행히 있다.

그 사람이 나를 상금과 맞바꾸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만한 사람.


과연 벤은 12시간 동안 무사히 살아남아 딸 율레에게 돌아 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딸의 자살 시도에 대한 진실도 밝혀 낼 수 있을까!



사회심리학적 바이러스는 인터넷이서 확인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중상모략에 가까운 익명 제보자의 증오 섞인 증언을 보도하는 포털 기사 혹은 SNS 댓글에서. 사회심리학 바이러스는 그런 곳에서 숙주를 만나요. 구독자나 유튜브 시청자들이 병원체를 재채기나 기침이 아닌 마우스 클릭으로 퍼뜨리죠.

12시간 동안 진행 되는 살인 라이브게임. 소재만큼이나 잔혹한 사람들.

진실은 만들 수 있고, 타인의 사생활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모든 자극이 돈벌이가 되는 세상.

지극히도 지금의 현실의 이야기라  더 무서운 소설 속 독일 사회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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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 상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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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5일 진다이지역 앞 광장 2시가 조금 지난 시각.

마치 다스베이더의 모습을 한 남자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일변한다.

네 명의 사망자와 한 명의 부상자를 낸 무차별 살인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범인은 사건 직후 공용화장실에서 체포되지만 약물중독으로 곧 사망한다. 약물로 인한 살인으로 사건은 종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슈지는 병원을 찾아 온 의문의 남성에게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경고받는다.

“……달아나. 가능한 한 멀리 달아나.”

남자는 절실한 표정으로 슈지의 눈을 들여다보며 한 마디 한 마디 슈지의 머리에 새겨 넣듯이 말했다.

앞으로 열흘. 열흘만 살아남으면 안전해. 살아남아. 네가 마지막 한명이야.”

역 앞 광장에서 한 낮에 벌어진 무차별 살인.

약물에 의해 벌어진 묻지마 범죄인 듯 보였던 살인사건의 진실은 따로 있는 것일까.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18세 소년 슈지와 인쇄소 사장, 여대생,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부인, 주부까지. 거대한 내막이 있는 사건의 희생자 치고는 아무래도 평범해 보인다.

이들은 정말 범인이 약에 취해 손에 닿는 대로 고른 희생자들인 것인가?

그 날의 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슈지. 경찰 조직에서 제외된 형사 소마, 소마의 친구이자 전 방송국 직원인 야리미즈. 세 사람은 거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일본 형사드라마의 여왕 오타아이의 데뷔작인 범죄자

책은 시작과 동시에 드라마를 보는 듯한 빠른 속도감과 생생한 묘사를 느낄 수 있다.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세 사람은 캐릭터 자체에 입체감이 있고, 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인물들 역시 사소하게 다루지 않고,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그려낸다.

티저북을 읽는다는 건 무조건 본편을 사게 되는 불가항력 것임을 절실하게 느낀다. 워낙 빠르게 전개되는 속도에 금세 읽어버리니 뒷부분이 궁금하다. 당장 서점에 가야겠다. 무차별 살인사건의 진상, 그리고 슈지에게 의문의 경고를 남긴 남자의 정체를 확인해야겠다.

한동안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일본 장르물을 찾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재밌는 책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아쉬운 점. 오타아이의 잊혀진 소년을 먼저 읽은 것이 좀 아쉽다. 범죄자가 먼저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작가의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지 못하고, 항상 화제작 먼저 만나고 뒤이어 역출간 되는 현실이 슬프다. 가장 슬픈건아무리 좋아해도 모두가 좋아해주지 않으면 애초에 서점에선 만날 수조차 없다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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