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홈카페
양수민.이현경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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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시대, 모든 생명의 가치관을 생각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비건'은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여러 단계의 베지테리언 중, 가장 적극적인 단계인 비건은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동물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과 생활 습관을 추구한다. 꿀과 트러플오일 등 동물을 착취해서 얻은 식품은 물론, 동물원과 수족관 관람 같은 동물 착취 상품과 제도에도 반대한다.


 나 역시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고기 없는 삶, 특히 달걀 없는 식생활이 가능하기나 할까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 동물 생명의 가치와 그로 인한 기후 문제를 계속 모른척 해도 되는 것인가 고민한다.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만으로 나름의 최선을 하고 있다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비건 홈 카페'는 그동안 부담스럽기만 했던 비건에 대해 조금은 가볍게 다가갈 수 있던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초보 비건을 위한 레시피부터 비건 고수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가벼운 한끼 식사, 베이킹, 도시락, 한식요리까지 채식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집에서도 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멋스러운 한 끼를 담아냈다.


과일과 채소만으로 다채로운 메뉴와 요리법을 보는 즐거움이 있는 '비건 홈 카페'는 특히, 코로나로 인해 홈 카페에 관심이 많은 요즘 더할 나위 없는 레시피북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담긴 다양한 비건 메뉴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저자의 채식 경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고, 비건을 위한 다양한 재료, 도구 등을 새롭게 알게 되면서 궁금했던 것들이 많이 해소 되기도 했다.


당장 고기를 끊고 비건이 되진 못하겠지만, 앞으로 일주일에 하루는 비건식으로 먹는 것부터 시작해 볼까 한다. 또  동물 복지와 내가 먹고, 입고, 소비하는 것의 가치를 끊임 없이 고민하고자 한다.








비건이란?

비건은 동물 권익을 위한 운동에서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공장형 축산업에 의한 환경 파괴를 막고자 하는 환경운동가와 알레르기 때문에 식품을 제한해야 하거나 건강상 식생활 개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비건 정신이 새롭게 정립되고 있습니다.

‘비건‘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비건 프렌들리‘부터 시작해볼까요?

비건이란 틀에 갇히기보다는 비건 문화를 공감하고 즐기길 바랍니다. 먹거리를 제한하고 식생활을 억누르는 방식은 비건 지향적인 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힘들어요. ‘비건‘이 생활의 많은 것을 금지하는 목표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비건을 지속하는 방법

비건의 영역이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만이 아닌, 일회용품을 줄이는 일, 길거리의 고양이를 도둑고양이로 보지 않는 시선처럼 일상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평등을 실현하는 것 등의 윤리적 사상을 바탕으로 한 가치관이란 것을 알게 된 뒤 다시 비건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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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새움 세계문학
조지 오웰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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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제공


#동물농장 #조지오웰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 스탈린 정부의 부패 과정을 잘 그려낸 소설 동물농장.

이정서 번역가의 손을 거쳐 다시 읽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풍자소설의 정수로, 몇 번을 읽어도 그 재미가 새롭다.

1944년에 쓰여 1945년에 출간된 이 책은 당시의 사회를 풍자하고 있지만 지금 읽어도 우리 시대의 모습을 비판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언제 읽어도 현재와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게 하는 책이다.

 


농부 존스의 장원 농장의 동물들은 '동물주의'라는 혁명을 일으켰다. 이는 성공했고, 존스와 일꾼들은 축출되었다. 이후 농장 이름을 '동물농장'으로 바꾸고 7계명을 지정하는 등, 동물주의를 실현하는데 힘쓰며 모두가 평등한 낙원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사회나 그렇듯, 계층을 나누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동물농장은 또 다른 인간 사회와 다를 바 없는 곳이 되고 만다.

혁명을 이끌고 처음 만들었던 7계명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것은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데, 처음은 모두에게 평등하고 도덕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만 계층이 나뉘기 시작하면서 지배계층이 유리한 쪽으로 교묘하게 수정된다.


이정서 번역가의 책이 재미있는 것은 번역에 대한 역자 노트가 상세하게 수록되어 그동안 내가 놓치고 읽었던 부분, 혹은 잘못 생각했던 부분을 정확하게 집어 설명과 함께 번역을 수록한 것이다.

한 작품을 읽으면서 그 책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함께 볼 수 있어 그 재미가 더 배가 된다.

번역 역시 한 개인의 것인 만큼 이 책이 정답일 순 없다. 다만 다양한 번역을 읽으면 하나의 작품을 다양하게 읽고 생각할 수 있어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일 것이다.


이번 책엔 동물농장과 함께 조지 오웰의 유명한 산문 중 한 편인 '나는 왜 쓰는가'가 서문 대신 실려 있어 '동물농장'과 '1984'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어 볼 수 있는데, 놓치지 말고 꼭 읽어봐야 할 부분이다.



공포와 학살 장면은 늙은 소령이 처음 그들에게 반란을 선동했던 그날 밤 자신들이 고대했던 게 아니었다. 그녀 자신이 미래에 대한 어떤 그림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건 동물들이 굶주림과 채찍으로부터 해방되고, 모두 평등하며, 각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일하고, 소령의 연설이 있었던 날 밤 자신이 어미 잃은 오리 새끼들을 앞발로 보호해준 것처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해주는 그런 사회였다.  p.98



『동물농장』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완전히 의식하면서,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하나로 융합시키려 애썼던 첫 번째 책이다. 나는 7년간 어떤 소설도 쓰지 못했지만, 정말이지 조만간 다른 소설을 쓰기를 희망한다. 그것은 실패작일 가능성이 크고, 모든 책이 실패작일 테지만, 나는 내가 쓰기를 원하는 책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는 명확히 알고 있다.

 pp.227~228,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중에서



#책 #리뷰 #새움 #이정서 #번역 #소설 #독서 #취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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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 역사학자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전우용 지음 / 새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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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망월폐견 #전우용


망월폐견 ; 달 보고 짖는 개들


억강부약 抑强扶弱. 정의正義란, '의義'를 바로 세우는 것이자, 바로 세우려는 감성이다.

사람마다 정의에 대한 관념과 감성이 다르기에, 상충하는 담론이 세상을 덮는다. 나는 내 나름의 '정의正義'에 따라, 세상일들을 '정의定義'해 보려고 한다.

- 작가의 말



역사학자 전우용은 2016년부터 페이스북에 세상일에 대한 소감을 적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 중, 2019년과 2020년 두 해분을 정리한 이야기로 지난 2년간 여론을 뜨겁게 달군 주제이자 '시대의 문제'를 담았다.

앞서 말했듯, 사회 현상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그것을 표하는 일은 사람마다 관념과 감성이 다르기에, 누군가에게는 촌철살인의 공감을 얻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되는 소리로 치부될 수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분명 재미있고, 꽤 흥미로운 주제가 많은 책이었다.

가나다 순으로 정리 되어 코로나19 팬데믹과 방역, 민주주의와 시민의식 등 다양한 우리 사회 현상의 이면을 다루고 있는 책은 지금 이 시대에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설사, 나와 정의가 다르다하더라도 발끈하기 이전에, 내가 고민하고 정의했던 문제를 이런 관념으로 생각 할수도 있구나라고 넓게 바라 볼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이 책을 읽다 문득, 이 책을 읽고 불편할 사람들을 생각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현상을 마주하고 깊이 고민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관념과 사고를 인정할 수 있는 날이 오긴 올까. 


'시대의 문제'를 함께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도리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마주한 사회 현상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 봤으면 좋겠다.


헛소문

'헛소문'의 사전적 의미가, 증거없이 증언만 많은 겁니다.

세간에 떠도는 온갖 헛소문과 거짓말들을 '증언'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그런 사람들을 '바보'나 '광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상식이 붕괴하면, 사회도 붕괴합니다.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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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6
정이현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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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영은 남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손톱의 때만큼도 하고 싶지 않았다. -p.18


20년째 '김 약사'로 불린 세영에겐 만 열네 살의 딸과 지방의 작은 호텔을 맡아 운영 중인 남편이 있다.

학급 반장이 된 딸, 도우를 따라 학부모 위원직을 맡게 된 세영은 오늘 있을 학교폭력위원회에 참석해야 한다.

세영의 동네는 도심이지만 어떤 의미에선 지방의 소읍과 비슷하다. 조성된 지 서른 해에 가까워가는 대단지 아파트 안에 사는 아이들은 같은 초등학교를 나와 같은 중학교에 진학한다. 이번 학폭위에 회부된 가해자 부모 모두 세영과 아는 사이였다. 세영은 그들의 표정을 마주 볼 자신이 없었다. 반면,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의 조부모라고 밝힌 보호자는 세영에게 문자를 보내왔다. 정중한 말로 써 내려갔지만 요지는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것이었다.

남의 인생에 그렇게까지 개입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 세영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므로 이번 학폭위 회의에 반드시 불참할만한 이유를 찾아야만 한다.



무원은 오해를 바로잡으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오해를 확고히 하는 시도를 하지도 않았다. 그는 상황을 그냥 놔두었다. 시간이 그렇게 갔다. -p.95


유산으로 받은 적자 상태의 호텔을 운영하는 무원은 집엔 한 달에 한 두번 정도 가며 딸 도우도 아내 세영에게 전적으로 맡겨 버렸다. 무원은 호텔에 살면서 언젠가부터 자영업자들이 소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음을 두었다.

일상적인 게시물을 올리고 회원들과 간단한 댓글로 소통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 되었다.

그것도 잠시, 한 회원에 의해 그 평화는 깨져버렸다.

그는 무원을 약국을 운영하는 여자라고 오해하고 있었다. 가입 당시, 프로필 사진을 여자 배우로 설정하고 사업장의 종류에 약국이라고 적은 것이 화근이었다. 무원은 그가, 커뮤니티 모두가 은연 중에 오해 했음을 알고 있었지만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그 놈이 집요하게 연락 해 오기 시작했다.



세영이 학폭위를 불참 했던 날, 가해 학생들의 처분이 결정되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니 기회를 주자는 쪽이 한 표 차로 더 많았다. 가해자 측은 결정에 승복했고 피해자 측은 불복했다. 학급 교체 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분개 한 피해자의 할아버지는 그날 이후,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반면, 가해자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등교 했고 수업을 받았다.

개학을 일주일 앞둔 여름 밤, 사고가 있었다. 피해자였던 아이는 '미안해요'라고 적은 자필 메모만 남기고 3동 1층 화단에서 발견 되었다.

어른들은 재빠르게 빈소에 가지 않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세영의 딸 도우는 빈소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세영의 만류에도 그곳으로 갔다.



정이현 작가의 '달콤한 나의 도시'를 기억한다. 2,30대 여성들이 살아가는 도시를 배경으로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 화제가 되었고,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그 뒤에도 정이현은 꾸준히 도시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떤 작품에선 경쾌하게, 또 다른 작품에선 냉소적으로 그려낸다. 이번 작품에서 정이현이 담아낸 도시는 전형적이면서도 조소가 가득하다.

다들 안전지대에 살고 있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불온하다. 속을 들여다 보면 모두가 허울 뿐이다. 그 허울을 유지하기 위해 모른척 하고, 침묵하고, 꾸미며 살아간다.

회피하려고 하는 세영과 침묵하는 무원, 그 속에서 도우는 같은 반 아이의 죽음을 용기있게 애도한다.





“재건축되면 어쩌려고.”

그것은 무원만의 입버릇이 아니었다. 이 아파트 단지 거주민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에 대해 말해야 하는 순간에도 ‘재건축되면’이라는 가정을 습관처럼 전제했다.

-p.24


하나의 파도에는 한 명의 서퍼만이 올라탈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먼저 타고 있는 파도에 올라타는 걸 '드롭'이라고 불렀다. 나도 모르게 드롭을 했다면 곧바로 사과하면 된다고 했다. 전 세계 비치 어디에서도 '쏘리'라는 한마디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p.141


"조금 더 있을래요. 먼저 가세요.”

그 애는 진심인 것 같다.

“우리가 가버리면 아무도 없잖아요.”

그 애는 진심이다. 뜻을 알 수 없는 뜨끈한 감정이 솟구친다. 세영은 주저앉고 싶다. 도우가 바라는 대로 뒤돌아 나가주고 싶다. 강이의 빈소에 엎드려 오래오래 울고 싶다. 세영은 움직이지 못한다. 간신히 지금은 힘을 아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간구하는 밤이 언젠가 올 것이다. 짐작보다 더 빨리. 등 뒤에서 적막한 저녁의 구름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p.147~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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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동네서점
배지영 지음 / 새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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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한테 월급도 주고 

4대 보험도 들어준다고요?"


배지영 작가는 지구 역사상 처음 생겼다는, 서점의 상주작가가 됐다. 

이 책은 한길문고라는 동네서점에 근무하면서 그곳을 오고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사업'.

서점에 상주하는 작가에게는 안정적인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고, 작은 서점에는 대관료와 작가 강연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라니.

작가에게도 동네서점에도 이상적인 프로그램 아니었을까.


 

서울도 아닌 군산의 동네 서점에 상주 작가가 된 그녀는 강연회와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진행한다. 주 5일 출근하며 서점 일을 함께 하기도 하고, 서점이라는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저마다 책에 대한 애정부터 쓰고 싶던 꿈에 대한 열망까지.

군산의 동네서점엔 상주작가가 일을 하고, 그녀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한길문고는 상점인가, 상점 이상의 그 무엇인가?"

주차해놓은 자동차가 둥둥 떠다닐 만큼 폭우가 쏟아졌던 2012년 8월 13일 이후, 군산시민들이 제각각 던진 질문이었다.

10만 권의 책과 함께 완전히 물에 잠겨버린 한길문고를, 내 친구나 내 이웃에게 닥친 일처럼 여겼다. 자기가 사는 아파트도 수도가 끊기고 전기가 안들어오는데, 한길문고로 달려간 사람들도 있었다.

-p.15



데모 나갈 때 책가방을 맡아준 서점, 한없이 책을 읽고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던 서점, 용돈을 모아서 처음으로 사고 싶었던 책을 산 서점, 한길 문고 덕분에 사람들은 저마다 서점에 대한 추억을 가졌다. 

한길문고는 그런 사람들이 힘을 모아 지켜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곳곳엔 다시 동네서점이 생겨났다.

저마다 색깔이 다른 다양한 서점이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면서 다시 문을 닫는 서점들이 생기고 있다.

모임을 하고 행사를 주관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도 쉽지 않다.

서점은 책을 사는 곳이다. 그것이 곧 기본이다. 

동네서점에 들어 가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가버린다.

책이야 뭐, 온라인 서점으로 주문하면 되니까.

현 시점에서 서점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잊지 말자. 서점은 책을 판매 하는 곳이다.


 동네마다 시간과 추억이 쌓이는 '환상적인 동네서점'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다.


 

지금은 종이책을 안 읽어도 아쉬울 게 없는 시대다. 책 말고도 재밌는게 너무너무 많은 시대, 온라인 서점과 대형 쇼핑몰 안에 들어선 프랜차이즈 서점이 동네서점을 재빠르게 제압한 시대. 서점이 없는 동네도 많다. 그러나 군산에는 32년째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특별한 서점 한길문고가 있다.


p.80



2014년부터 현행과 같은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풀판의 세계는 다양해졌다. 몇 권이나 팔릴지 가늠할 수 없는 무명작가도 출판사와 계약했다. 책마다 있는 고유한 매력을 알아봐주는 동네서점이 늘어났고, 작은 출판사도 대형 출판사 옆에서 버틸 수 있게 됐다.


사람들에게 책이라는 상품 말고도 색다른 무언가를 주는 한길문고는 어려운 고비를 여러 번 넘어왔다. 그때마다 유연하게 설 수 있도록 붙잡아준 버팀목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도서정가제다. 확실하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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