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심사 30분은 신의 선물과 동의어인 셈이다. 나는 일곱 번째 수혜자였다.-6쪽
대신 가장 하기 쉽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 탓하기.-14쪽
그때 내가 등신같이 말을 더듬지만 않았더라면, 여자가 무턱대고 우산을 휘두르며 비명을 지르지만 않았떠라면, 당황한 나머지 여자 팔을 붙잡는 실수만 하지 않았더라면, 때마침 출몰한 동네 청년이 머리보다 민첩한 주먹을 지니고 있지 않았더라면-15쪽
거대한 철문이 나타났다.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가로막듯,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통과절차 같은 건 밟지 않았다. 정문은 활짝열려 있었고, 우산을 든 경비가 손을 흔들어 통과신호를 보내고 있었다.-19쪽
딸깍. 철문의 자동 장급장치가 작동되는 소리였다. 세상의 문이 닫히는 소리였다. 아버지가 언행일치라는 미덕을 구현한다면,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소리이기도 했다.-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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