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질 용기 -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실천 지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용택 옮김 / 더좋은책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미움받을 용기와 더불어 행복해질 용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읽기 위해서는 아들러 심리학이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선 일반적으로 심리학의 권위자이자 대표적인 인물들을 꼽으라면 프로이드, 피아제, 스키너 등을 들 수 있다. 그런 인물과 동일 시대를 살면서 핵심멤버로 활약했던 인물 중에 한 명이 바로 아들러이다. 보통 심리적 측면을 바라볼 때 내재된 갈등이나 억압 등의 심리 문제가 원인이 되어 외현적인 행동(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 전자들의 보편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아들러는 이러한 당시의 보편적 입장과 반대되는 학설을 제시한다. 아들러의 이론은 심리학을 연구함에 있어서 전자들과 그 방향성이 지극히 다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극화된 이론의 방향성은 곧 프로이드와 아들러가 대립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프로이드가 운영하던 빈 정신분석협회핵심 멤버였던 아들러. 그의 학설상의 대립은 곧 협회 탈퇴로 이어지고 자신의 길을 가는 시작점이 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자들이 개인의 내재된 심리 문제가 외부로 표출되는 것을 핵심으로 보았다면, 아들러는 어떻게 하겠다는 목적이 먼저 확립됨으로써 그에 따른 결과로 행동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즉 외부적인 요소 혹은 내적인 상태가 원인이 되어서 행동이 나타난다는 관점과 그런 원인 보다는 자신이 이미 특정 행동을 하겠다는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내적 상태라든지 외부적 요소가 활용되었다는 관점이다. 친구와의 갈등상황을 예로 들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시> “친구와 의견차이로 갈등하다가 큰소리치며 심하게 다투었다.”

 

이 문장을 전자의 입장으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친구와 마음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점점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된다. 결국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한 그는 큰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다.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절제하거나 참을만한 정도의 갈등이었다면 다투지 않았을 것이다.”

 

후자의 입장인 아들러의 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화를 주체하지 못해 큰소리를 지르고 다투는 것이 아니다. 큰소리를 지르거나 다투겠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화를 내며 다투게 된 것이다. 즉 불안해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지 않기 위해 불안이라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들러는 심리적 문제를 바라보는 입장이 시대를 대표하던 학자들과는 완전히 다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보편적 입장과 다른 그의 이론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무언가를 한다거나 하지 않는다는 목적을 먼저 세우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을 생각해낸다는 뜻이다. 분노라는 감정이 알게 모르게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남들에게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분노라는 감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 책의 내용 32

 

아들러는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위와 동일한 입장을 견지한다. 즉 모든 일의 원인은 외부적 요소나 내적 상태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렇게 하길 원했다는 주체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인생이 복잡한 게 아니라 내가 인생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 책의 내용 33

 

인생이라는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잘 드러나는 문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들러는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닌 주어진 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을 것을 권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살면서 남 탓, 환경 탓, 부족한 부분 등을 근거로 들며 자신의 불가능 혹은 불행을 합리화하곤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보다는 부족한 것을 탓하기 바쁘다는 것이다. “실력 없는 목수가 연장 탓을 한다.”는 옛 속담처럼 말이다. 연장을 탓하기 보다는 그 연장을 어떻게 하면 나의 기술에 맞게 잘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우선이다. 아들러가 말하는 라이프스타일이란 대인관계 속에서 행동하는 패턴을 말한다. 자신의 장점을 바라보고, 대인관계 속에서 긍정적인 요소에 눈을 돌리는 것. ‘성격은 타고난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라이프스타일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그것을 바꿀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장점과 주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원만한 대인관계도 이루어진다. 열등감과 부정적인 생각만이 반영된 라이프스타일이라면 대인관계를 회피하거나 협력적인 동료를 적으로 간주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대인관계 속에서는 긍정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자신의 주장을 확실하게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협력과 평화를 중시하여 자신의 마음은 숨기고 필요한 주장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아들러는 이 또한 행복해질 용기를 버리는 것이라 말한다. 주변 사람들의 대안에 모두 수긍하고 다른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곧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하는 것이리라. 사람들과 마주하며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주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사람들의 반발과 논쟁을 불러올지언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미움 받을 용기를 갖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자유롭게 살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다. 반대로 말해 누군가가 자신을 미워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자유롭게 살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 책의 내용 70

 

마찰을 일으키더라도 , 혹은 이해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일단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대인관계를 더욱 좋게 만들기 위한 돌파구가 된다.

- 책의 내용 181

 

한편 행복해질 용기의 최대 목표이자 근본적인 지향 점은 공헌이라는 가치이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남들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주는 과정을 통해서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아들러는 그런 사회 속에서 자신이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곧 행복에 이르는 확실한 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예를 들면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이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존재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위안이 된다. 즉 자식은 부모에게 존재 자체로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만큼 줬으니, 너도 이만큼 해줘야 해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이렇게 하면 저 사람도 편안하고 기쁘겠지? 내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나도 편하고 기분이 좋아라는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작은 공헌의 시작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상황 속에서 주변 혹은 이익을 따지지 않고 자발적으로 나오는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공헌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공헌한 바는 사람이 죽어서도 사회 속에 남아 이어진다. 그렇기에 그 가치는 더욱 빛이 난다.

 

행복해질 용기는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행복임을 제시한다. 그렇기에 하고 싶은 일이 있음에도 시간, , 여건 등을 따져서 추후로 미루는 습관들은 과감히 버리기를 강조한다. 인생을 미루지 않는 것은 곧 행복해지기 위해 사소하지만 매우 중요한 마음가짐임을 피력하는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지 말고, 또한 내일을 오늘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 하루를 만족스럽게 산다면 지금 이곳에서 행복해질 수 있다.

- 책의 내용 236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사회에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 그리고 그 사회에서 무언가 가치로운 일을 하는 것. 그것이 직업정신이든 실제적인 행위든 사소한 도움이든 간에 스스로가 만족해하는 공헌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산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될 것이다.

 

정리해보면,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잃지 말 것.

자신만의 이상을 꿈꾸되 지금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살 것.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사회적 공헌을 할 것.

 

행복해질 용기미움 받을 용기의 연장선이자 아들러심리학을 통해 인생 전반을 살펴보는 귀중한 시간을 제공한다. 개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관계 속에서 용기 있게 행동하길 권하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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