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I와 공부한다 - 우리가 알고 있는 교육의 종말
살만 칸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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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AI 교육에 반대하던 사람이라서 이 책도 약간의 반발심?을 가지고 읽었는데요. 읽어 보니 책에 나온 방법으로 AI를 활용하면 아이 교육에 너무 좋을 거 같아요.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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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의 일 년
이창래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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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술 탄듯, 물에 물 탄듯한 주인공이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읽어보라고 추천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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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만큼만 욕심내는 삶 - 적당히 탐하고 오늘에 만족하는
요로 다케시 지음, 이지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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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8살 고양이 마루의 귀여움, 83세 노학자의 통찰이 돋보이는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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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년 - 현대의 탄생, 1945년의 세계사
이안 부루마 지음, 신보영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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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하여

  

우리는 타인의 죽음에 대해 무감각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매일같이 누가 누구에게 살해당했다’ ‘어떤 이가 사망했다라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건을 실제 내 눈이 아닌 휴대전화·텔레비전·신문 등으로 접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죽음에 대해 점점 무뎌진다. 나라 간 전투나 전쟁을 할 때도 핵폭탄 미사일 버튼 하나로 수십만 명을 죽인다. 이제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내 앞이 아닌 원격 조종으로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우리에게 죽음은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

0은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바로 그해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1945년부터 현대세계가 구축되었다고 주장하며, 그런 까닭에 1945년을 현대의 기점이 되는 0년이라 명명하고 있다. 이 해부터 세계는 제로베이스에서 역사를 다시 쓰게 된 것이다. 일본학 등 동양의 역사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겸비한 저자는 서구사회뿐만 아니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의 1945년 한 해의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죽음의 공포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무감각하다고 생각했었다. 2014년까지는.

2014416일을 기억한다. 그때 대학 4학년이었던 나는 집에서 중간고사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때 잠깐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속보 뉴스가 흘러나왔고, 곧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416일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지 2주년 되는 날이었다. 그주 주말에 광화문을 갔다가 추모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을 보았다. 사진으로만 보던 세월호 추모행사를 눈앞에서 직접 보니 죽음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았다. 세월호 사태는 충격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정부의 무능함과 이제 막 꽃다운 나이가 된 아이들의 죽음, 이는 죽음에 대한 공포 자체이자 사회와 국가에 대한 공포였다. 이후 사람들은 지하철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하자 기다리라는 안내를 무시한 채 지하철 밖으로 뛰어나간다. 그리고 416일이 지난 어느 날 0이라는 책을 집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0은 역사서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역사서가 아닌 에세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글이 주요 인물, 권력자들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저 한 개인이 세계대전을 겪고 난 후 자신의 경험담을 모아 쓴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또 어떻게 죽었다는 걸 숫자로 서술하기보다 인터뷰를 통해 그때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생존자들은 주사 및 투여 같은 의학실험과 비슷한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두려워했기 때문에 주사 및 투여 방식은 결국 중단되었다. 생존자들은 이런 방법으로는 자신들이 죽을 거라 확신하면서 독일어로 화장터는 안 돼라고 울부짖었다.(93)

 

그들은 도시의 상처를 치유하는 삶을 사는 대신, 숨겨진 음식을 찾아 폐허 더미를 헤집고 성당 인근의 암시장에서 생업을 이어가며 사체를 빨아먹는 기생충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생산적인 거래가 아닌 파괴의 거래다.(98)

 

517죽음의 행렬이 슬로베니아 마리보르로 향하는 드라바 강을 따라 시작되었다. 일부 증언에 따르면 크로아티아인 수십만 명이 철사로 손이 묶인 채 열을 지어 걸어갔다. () 굶주리고 목마르고 쇠약해진 상태이거나 몸이 심하게 다쳐 고통을 겪으면서도 말이나 마차에 타고 있던 해방자들의 전진 속도에 맞춰 먼 길을 뛰어야 했다. 이런 달리기 행군을 견뎌내지 못한 자는 칼을 맞거나, 맞아 죽거나, 총살당한 뒤 길가나 구덩이에 버려졌다.” 또 다른 증언은 대략 12000여 명의 크로아티아인이구덩이에 묻혔다. “피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시체가 썩으면서 부풀어 오르자 땅도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농부들은 알칼리성 용액을 땅에 뿌린 뒤에 흙으로 다시 덮었고, 탱크로 땅을 평평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202)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굉장히 차분하고 덤덤하게 써내려간다. ‘수만 명이 죽었다는 문장보다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써내려간 문장이 더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와 2부에서는 전쟁 이후 혼란스러운 사회가 중심적으로 다뤄진다. 반면에 3부는 전쟁이 끝나고 난 뒤, 각 나라가 어떻게 전쟁을 극복하고 재정비를 하는가를 중심 주제로 다룬다. 3부에서는 개인의 이야기보다는 국가와 권력자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945년은 0, 즉 폐허 위에서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는 완벽한 기회일 수 있었다.(338)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0년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제로로 돌아가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도 인류 역사에서 백지와 같은 그런 상태는 없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각 나라는 전쟁의 후유증을 없애기 위해 문화와 예술을 되살리는 노력을 하거나 재교육을 실시했다. 물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서로의 의견 충돌 때문에 좋은 시도가 와해되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 복수, 숙청이 아닌 교육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에서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또 다른 죽음으로 이어졌다. 3부에서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게 아닌 극복을 위한 행동들을 보여준다. 3부를 읽으면 폐허가 된 토지 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고, 새로운 책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것들이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현재를 위하고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무엇도 계속될 수는 없다. 하지만 1945년을 살았던 남녀와 그들의 고난, 그들의 희망과 열정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비록 상당수는 모든 것이 그렇듯 결국 재가 되어 사라져버렸지만 말이다.(425)

 

이 책은 한 인간이 전쟁에서 빠져나와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역사와 함께 그려낸 책이다. 전체가 아닌 개인들에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개개인의 이야기가 곧 전체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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