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동물원 -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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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 이야기가 지루하게 진행되는 감이 있지만 읽다보면 재미있는 설정이 나온다. 동물연기를 하는 주인공... 그곳은 그러니까 인간들이 동물탈을 쓰고 리얼하게 연기를 하는 세렝게티 동물원이다. 정말 가짜임을 몰라볼까? 의구심이 들지만 그런 곳이 없으란 법도 없는 것 같다.

 

이 동물원에는 공무원준비를 하면서 동물연기를 하는 여자도 있고 여기저기 굴러먹다가 마지막이다 싶게 들어온 사람도 있다. 그야말로 루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동물연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 초반부의 마늘까며 울고... 그런것은 그닥 공감이 가지 않았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도 한때 유행한 루저소설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디어만은 높게 쳐주고 싶다.

이런 동물원이 실제로 있다면 사람들은 알면서도 모른척 할 것 같다. 그리고 털을 뒤집어쓰고 연기를 하고 있는 동물을 향해 먹이를 집어던지거나 돌을 집어던질것 같다.

 

어째 슬퍼지지만 지구상 어딘가에 정말로 존재할 것만 같은 세렝게티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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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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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페이지를 잡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까지 웃음과 긴장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는 리뷰를 쓰기까지도 조금 시간이 걸렸다. 어떻게하면 이 책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아마도 작가의 나이가 나와 비슷해서 그랬던 것 같다. 각 동네에 얽히는 이야기들이나 역사적인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내가 겪은 사건들과 어느 정도는 겹쳐들었다. 사실 요즘 세상에 크고 작은 정도의 문제이지 한번쯤 빚독촉에 시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카드빚 독촉전화만 받아도 식은땀이 솟고 무기력해진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소설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저 막연히 이 책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예감이 적중했던 셈이다. 

 

 
이 책 청춘파산을 읽다보면 역시 사람이란 타고난 기질이란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절망하고, 자살하고, 또는 가학적으로 누군가를 괴롭힌다면 누군가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고,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느 쪽일까? 극한 상황에 처해본적은 없기에 잘 모르겠다. 

 

 
청춘 파산, 제목만 보고 우울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때때로 웃음이 터지게 하며 화자의 끈질긴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그러니까 뭐 그런 것이다. 우울한 현실을 우울하게 묘사했다면 그건 하수지만 작가는 우울할 수도 있는 현실을 결코 우울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작가의 눈이 세상의 어두운 부분보다는 밝은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리라. 아니면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런 눈을 가져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머니의 사업 부도로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내몰린 인주, 여기저기 거머리처럼 따라붙는 사채업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나름의 위장술을 구사하는 강인한 여자, 인주. 경쾌하고 유쾌한 대화속에서 인주는 과거 자신의 아르바이트 경험들을 떠올린다. 인주는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 각각의 일터에서 만난 아등바등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 서민들의 이야기를 그녀는 생생하게 유머를 곁들여 들려준다. 모두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다. 꼭 어디선가 정말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사람들이 심사평에 나온 말처럼, 그야말로 ‘폭죽’처럼 펑펑 등장한다. 마치 소설속 인물들이 바로 내 눈앞에서 살아움직이는 느낌이랄까. 더 나아가 그들을 내가 언젠가 일터에서, 길에서 만나본 적이 있는 기분마저 든다. 

 

 
나는 그동안 ‘에너지’를 얻기 위해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왔다. 하지만 소설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해봤던 것 같다. 이 소설은 한 사람의 경험을 토대로 쓰여진 진정성이 엿보이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자기개발서보다 더 크게 내 마음을 움직였고 오래도록 힘을 내도록 도와줄 것이라 확신한다. 

 

 


 

 

 

 

내 인생은 알바와 함께 흘러왔다. 사람들은 성년의 날이 되거나 성경험을 하면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상품 옆에 서서 손님에게 상품을 권하는 당신은 부모에게 받은 용돈으로 그 물건을 사는 사람보다 한발짝 앞서있다. - P21

지금 너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 언젠가는 시간에 묻혀 사라질 거야. - P79

‘20대가 가장 시간이 안 가는거야.’ 인주는 기사아저씨가 한 말을 떠올린다. 지나고 나니 청룡열차를 탄 듯이 순식간이지만 당시에는 하품을 수도 없이 하고 하릴없이 낙서도 많이 했다. 가장 시간이 안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길을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길 위에 내려 놓아주긴 했지만 아무도 지도를 던져주진 않았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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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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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이런식의 책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그 상처를 딛고 선다던가, 가난한집 딸이 부자와 결혼해 행복해졌다든가.... 왠지 이런식의 성공신화는 그런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오체불만족을 읽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작가의 긍정적인 성격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당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천성이 유쾌하고 창의적인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선천적으로 팔과 발이 없는 몸으로 태어나 멋지게 사랑하고, 공부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삶을 살고 있다.

 

 

사람들은 보통 장애인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불쌍하다? 나는 장애가 없어서 다행이다? 아니면 배려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토다케에게 그런 소리를 했다가 별로 좋은 소리를 못 들을 것 같다. 그의 존재는 처음 어머니로부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어머니는 오토다케의 모습을 보고 나의 귀여운 아기라고 반겨주었다. 오토다케는 특유의 쾌활함과 긍정적인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아이들은 볼쌍해서가 아니라 오토다케와 놀면 재미있기 때문에 그와 함께 논다. 그의 여자친구는 그를 보며 그를 최대한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와 모든 것을 함께 상의하고 인생을 함께 헤쳐나갈 생각을 할 것이다. 오토다케의 행복과 성공 비결은 결국 그가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바로 섰다는 것이다. 타인이 자신을 동정하게 두지 않고,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으며 자신의 인생목표에 따라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이다.

 

 

불행하다면, 성공에서 너무 먼곳에 있다면 세상을 보는 눈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결국 그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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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여자 대통령
박영만 지음 / 프리윌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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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거덕. 세계에 여자대통령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조금 급하게 만든 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순 없지만 상식 차원에서 읽어내릴 만 한 책인것 같다.

 

작은 나라일수록 약한 나라일수록 여자대통령이 많았다.

 

전직 대통령의 딸이 국민의 호응을 얻어 대통령이 된다든가 하는.

 

하지만 그런식으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끝내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제대로된 업적 하나 못 쌓고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한국의 명성황후만한 대통령은 찾아보기 힘들더라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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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관모사전
양진숙 지음 / 화산문화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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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해하며 읽은 책.

 

옛날 사람들은 지금 사람들에 비하면 옷도 한두벌에 만족하고 살았을지 모르지만

 

패션에 대한 열망만큼은 지금 사람들에게 비할 바가 아니었던 모양.

 

이 책 관모사전을 보면 정말 그렇다.

 

그 시절에 모자가 이렇게 많았다니... 모자라는 키워드로 한권의 책을 (조선시대로만) 만들어냈을

정도다.

 

물론 모자의 의미가 지금과는 또 다르다. 모자는 조선시대에 신분의 상징이었다.

 

자신이 원한다고 아무 모자나 쓸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단지 멋을 부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이었던 모자. 

 

신분이 낮은 사람은 신분이 높은 사람의 모자를 보며 얼마나 속을 끓였을까.

갖고 싶다고 가질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자를 통해서 들여다본 조선사회.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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