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유령들 -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황여정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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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L형을 만나, 물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조명희 작가에 대해 얘기를 나눴었다.
그래서 문득 백석 시인에 대해 생각했고,
이태준 작가와 손창섭 작가의 소설들에 대해서도 짧은 대화를 했다.
시대와 이데올로기에 대한 고민없이도 그저 아까운 분들이다.

이 책의 제목은 13일 딸 생일 날, 늦은 아침을 먹다 발견했다.
(황여정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황석영 작가의 딸이라는 문장을 보고 가벼운 호기심이 생겨 주문했더니 다음날 바로 와 주었다.
딸들이 자는 시간, 침침한 식탁에 앉아 몇 장만 훑어보자 한 것이 방금... 단숨에 마지막까지 읽어버렸다.

내 책 읽기 속도는 숨쉬는 것도 잊을 만큼 더뎌서, 첫 장을 편 후 미동없이 끝 장을 덮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그렇게 읽은 책이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작가가 쉴 틈 없이 날 질질 끌고 다닌 기분이다. 의식도 못한 채 난 소설을 읽고 있었고 결국 다 읽어 버렸다.

쉽게 술술 익혀 읽는 내내 편안했지만, 다 읽고 나니 너무 집중한 탓에 현기증이 일고...
몇 시간 머리채를 잡혀 끌려다닌 듯 머리가 무겁고...
온 신경이 곤두서서 정수리에 몰려있는 기분이다.
간만에 느껴보는 완벽한 몰입이었다.

내가 낮에 일별했던 그 작가들이,
이 책 속의 유령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물다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다가 목마름을 겨우 해소한 것 같이 행복하기도 하고 살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살 것 같고, 숨통트이는 만족스런 독서였다.

작가 앞에 여성 붙이는 거 안 좋아하지만,
좀 다른 여성작가를 만나게 되어 좋다.
무조건 좋다.
좀더 천천히, 송두리째 날 놓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숨은 쉬어가면서...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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