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 검은 고양이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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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어가며


  에드거 앨런 포는 추리라는 소설 장르가 오늘 날 깊이 뿌리내리 게 한 데에 크게 일조한, 일종의 창시자 격인 작가이다. 특히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마리 로제 미스터리>, <도둑맞은 편지> 등에 나온 '오귀스트 뒤팽'이라는 캐릭터는 이후의 '셜록 홈즈', '아르센 뤼팽' 등의 탐정 캐릭터들이 만들어지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추리 외에도 판타지, 우화, 미스터리, 공포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기발한 작품들을 남겼다. 또한 소설 뿐만 아니라 시인으로도 널리 알려졌는데, 특히 그의 시 <갈가마귀 The raven>은 아직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 

  이러한 에드거 앨런 포의 전집이 새로이 번역되어 나왔다는 소식에 정말 반가움을 금할 길이 없었고, 우연한 기회에 서평 이벤트를 접하여 당첨이 되고, 책을 받아보고 나니 정말 기뻤다. 

  사실 코너스톤 출판사의 마음이 담긴 소중한 선물을 받은 기쁨도 있었지만, 요즘 흔치 않은 착한 가격(권 당 6,900 ~ 8,900원)은 직접 사기에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 마음에 들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출퇴근 시간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요즘 범람하는 무게감있는 양장본과는 달리 책 자체가 가볍고 한 손으로 들기에도 무리가 없어 참 좋았다. 그리고 책이 작고 가벼움에도 불구하고 글자가 촘촘하게 잘 배치되어있어 알찬 구성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렇게 총 5권으로 구성된 코너스톤의 에드거 앨런 포 전집 가운데, 2권 공포 편을 읽은 감상을 써보고자 한다.

 

 2. 공포 편


  사실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는 오늘날, 21세기의 '공포'와는 다소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지금의 '공포'가 끔찍하고, 잔인하고,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어준다면,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는 오늘날의 '공포'와는 다르게 인간 내면의 것을, 저 깊은 곳에 위치한 무언가를 건드려서 자신도 모르게 오싹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적인 공포 소설인 <검은 고양이>는 본인의 극심한 죄책감과 후회를 검은 고양이에게 투영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고, 그리고 그밖의 작품들을 통하여 에드거 앨런 포가 생각한 인간 근원의 공포감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특히 에드거 앨런 포는 죽음과 그 너머의 어떤 것, 가사 상태와 관 속에서 깨어났을 때의 고립감과 공포감, 아직 정복되지 않은 전염병, 자신과 꼭 닮은 존재에 대한 공포,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 거대한 자연이 가져다주는 공포 등에 주목하여 다양한 공포소설을 집필하였다.

  이를 종합해보면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 문학의 공통적 부분에 주목할 수 있는데, 인간의 미지와 무지에서 오는 근원적 공포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공포의 유발은 에드거 앨런 포가 가진 심리학에 대한 깊은 조예가 낳은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3. 아쉬운 점


  사실 좋은 말들, 온갖 미사여구만 늘어놓는 것이 좋은 서평이 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밝히는 것으로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먼저 아쉬운 점은, 에드거 앨런 포 작품이 대부분 그러하지만 사전 설명이 너무 길고 장황하다는 것이다. 나도 오늘날의 공포 장르에 매몰되어 그런 것일까? 갑자기 훅 들어와서 깜짝 놀라게 만들고, 각종 끔찍한 상황으로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그런 공포에 익숙해진 것일까?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에 쓰인 다양한 사전 설명과 배경 지식의 전달은 이것이 소설인지 교양서적인지 의아하게 만들었다. 개중엔 분량의 절반 정도가 배경 설명으로 쓰인 작품도 있으니 무서운 것보다는 조금 다른 쪽으로 질릴 것 같았다. 

  또한 '공포 편'임에도 공포보다는 전집 1권인 미스터리 편에 어울릴 것 같은 작품도 있었고, 이게 왜 공포? 라는 느낌을 주는 작품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런 작품들은 카테고리 분류가 모호하여 발생한 문제인 거 같다. 

  그리고 책을 받고나서 감수에는 '김성곤'이라는 걸출한 학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번역은 '바른번역'에서 맡았다고 되어있는 것을 보고 조금 걱정이 들었다. 물론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니 어느 정도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번역이 균일하게 되어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영어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옮긴이의 친절함이 작품마다 조금씩 상이해서 이런 느낌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작품 별로 다른 사람이 번역한 것이 아니고 한 사람이 했다면 그때그때 기분이 달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사실 본문의 오타들은 '캠릿브지 효과'를 이용하면 못 알아챌 가능성이 높으나 전집 모든 책에 심각한 오타가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책 날개에 있는 '에드거 앨런 포' 소개글에서 볼 수 있는데, 두 번째 문단 초입에 "1941년 '오귀스트 뒤팽'을 주인공으로 한..." 이라는 부분이다. 여기서 틀린 부분은 바로 년도. 에드거 앨런 포가 100살 넘게 장수한 것이 아닌 이상, '오귀스트 뒤팽'을 주인공으로 한 <모르그가의 살인>은 1841년에 발표하였다. (실제로 <모르그가의 살인>은 1841년에 발표하였다. 또한 에드거 앨런 포는 1849년, 40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하였다.) 이런 사소하지만 명확한 오타가 모든 책에 있는 것을 보고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에드거 앨런 포의 팬을 자처하는 나지만, 별을 하나 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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