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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코 후미코 - 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일본 제국의 아나키스트
야마다 쇼지 지음, 정선태 옮김 / 산처럼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죽음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닐까. 그 누구도 관뚜껑의 못질이 끝나기 전에는 그 사람을 평가하지 말라 하지 않았던가.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무적자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이중의 억압에 놓여 있던 가네코 후미코. 그녀는 피식민자로서의 우월과 권위를 누려볼 여지가 없었으므로 식민지 조선을 자신의 처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천황제의 허구성을 꿰뚫어보고 식민지 조선의 독립에 동지이자 애인이었던 박열과 함께 한다. 조작된 천황제폭살사건에 잡혀들어가 무죄를 증명하기는커녕 당당히 법정에서 자신의 사상을 피력하는 '투쟁의 장'으로 삼는다.
사형이 무기로 감형되고 형무소에 수감중이던 그녀는 자살을 한다. 의문으로 남았던 그녀의 죽음에 대해서 전향의 증거를 찾아내는 저자의 사학자다운 철저함이 놀랍다. 언젠가 저자 야마다 쇼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그는 이런 천황제를 거부하는 일본인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것은 하나의 설레임에 불과하다'라고 대답했다. 아주 미미하지만 어떤 기대가 깃들어 있는 움직임...가네코 후미코가 일본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야마다 쇼지의 후기에 쓴 말처럼 가네코 후미코의 삶과사상은 여전히 유의미한 현재진행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