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시인이라 불리는 전종호시인의 <꽃들의 수작> 시집은 꽃들의 소리 모음집이다. 69개의 꽃이 모여 자기소리로 수선거리며 수작을 건다. 강릉바우길이 17개 구간 240km인데 구간 구간 걸으며 듣는 전종호시인이 불러대는 꽃들의 소리는 절창이다언젠가 16구간 학이시습지길을 걸으며 '감꽃'과 '그 감나무'라는 시에서 꽃의 소리를 들었다. '단아한 감꽃, 땡감, 노랑 감꽃 지고 뜨거운 감물 번지며 홍시, 고향 떠나던 날 밤에도 말 없이 서있던 감나무, 잘가라 사랑에 눈멀어 서투른 인생이여, 손 한 번 흔들지 않았던 그 나무도 알았을까' 시인은 꽃의 소리로 우리네 인생에 대하여 판소리의 절창을 뽑아낸다. 판소리에서 판소리 추임새를 잘 맞추는 관객을 귀명창이라 하는데, 듣다 보면 나도 귀명창이 된 기분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시어로 노래부르는 꽃들을 둘레길 걷는 내내 함께하면 육체와 정신이 합일을 이루는 힐링에 이만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릇 책은 읽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나야 그책이 자기 영혼을 깨운 책인지 알게된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지 수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이 책을 추억하면 설레임이 다가오는 것을 보니 이 책은 나와 케미가 맞는 듯 하다.. 멋진 히말라야도 상상하게 되고, 팡세라는 사색의 용어도 이끌린다. 책 짬짬히 살아온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시와 금언이 책에 스며들어 있다.지난해에는 단국대 기계공학과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이 책을 읽었는데 학생들에게 찬사를 받은 책으로 청년들에게도 읽으면 좋은 책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산악계의 거인 김영도선생 책에 의하면 '산을 다니는 사람은 많으나 산을 다니며 산에 관한 책인 산서를 가까이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글을 공감하면서 이 책을 인생의 길을 찾길 원하는 모든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