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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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메마른 사회다. 언젠가부터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더이상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게 된 현실이다. 미세먼지보다 무서운 현생의 무게. 정말로, 먹고 살기 힘들다. 혼자 힘들면 이 악물고 힘이라도 내보겠는데, 주변도 같이 힘드니까 내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힘들다고 느끼는 것만 같은 요즘이다. 이런 내게, 보노보노가 놀러왔다.

 어렸을 적 보았던 보노보노의 귀여운 표정, 귀여운 목소리랑 귀여운 걸음걸이가 잔상처럼 남아있다. 제대로 애니메이션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몰캉몰캉할 것 같은 푸른바다빛 캐릭터는 또렷이 기억난다. (보노보노 피피티의 유명세로 이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도 싶다ㅎㅎ)

 김신회 작가는 이 귀여움 덩어리 친구를 만나면서 자신을, 자신의 삶을 보노보노의 시선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김신회 작가가 순수하고 맑은 보노보노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네 삶에 대한 고찰을 에세이로 남기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서툰 어른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저자 김신회

출판 

발매 2017.04.06.

 책을 읽으면서 소주제마다 '이 이야기는 이 사람에게도 나누고싶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사노요코라는 일본 작가를 무지 좋아하는데, 글쓴이가 책 마무리 즈음 닮고 싶고 좋아하는 작가로 사노요코를 꼽아서 정말 깜짝 놀랐던 :) 그만큼 담백한 문체가 편하게 읽혀서 좋았던 책이다. 혹 당신도 지금 중력문제에 고달프고 있다면, 이 보노보노 친구를 한 번 만나보길 조심스레 권해본다.

 사진은 책에 소개된 보노보노 만화 단편 중 가장 좋았던 부분>_< 그리고 아래는 책에 쓰여진 애니메이션 구절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이다. 늘 좋을 수만은 없는 게 인생이고, 내 삶이 꼭 행복할수만은 없다는 걸 이미 너무 잘 안다. 그럼에도 열렬히 오늘을 사랑하고, 매순간 행복을 느끼고 또 살아있음에 감사하고자 노력하는 건, 재미와 행복이 영원할 수 없듯, 좀체 끝날 것 같지 않지만 지금의 힘들고 지치는 것 역시 내 인생의 한 때라는 걸 알고있기 때문일거다. 지금 보노보노를 만나다니 참 다행이다.

"야옹이 형, 재미있는 건 왜 끝나는지 알고 싶어."
"잘 들으렴, 보노보노. 재미있는 게 끝나는 이유는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을 반드시 끝내기 위해서란다."
"그럼 재미있는 것만 계속되면 좋잖아~"
"그럴까? 그럼 저 태양이 계속 하늘에 있는 게 좋을까?"
"그러면 밤이 안 오겠네.."
"그렇지, 해가 져서 밤이 오고 또 해가 떠서 아침이 오듯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을 끝내기 위해 재미있는 일이 끝나는 거야.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즐거운 일도 시작되고 끝나는 거지."
"그렇구나. 해님이 지니까 밤이 오고, 밤이 오니까 아침이 되는구나! 잘은 모르겠지만 오늘도 재미있는 일이 시작된다! 분명히 그럴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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