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경제적으로 상대하는 법
김정하 지음 / 상상커뮤니케이션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때로 절망적인 순간이 있다. 살다보면.


저자 김정하에게 그 절망은 '암'-그것도 혈액암이란 무서운 질병과 함께 왔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삶이다.


저자 김정하에게도 그랬다. 그는 다섯살짜리 딸 아이를, 그리고 막 청년이 되어가는 아들을 보며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건졌다고 한다. 살면서 벽에 부딪칠 때마다 그는 정면으로 돌파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이번에도 그는 그렇게 부딪쳤다. 암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방관하지도 않은채.


40대 가장이었던 그는 자신의 치료도 포기할 수 없었고,  가족들의 행복한 생활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가장 현명하게 암과 싸워 이기는 법을 찾기로 했다. 우선 당황하지 않고 암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가장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를 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경제적으로.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4년 동안 투병을 하면서 어떻게 가정의 자산을 축내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치료-두번의 골수이식과 세번의 임파구 시술을 받으면서 결국 암을 이겨낼 수 있었는가를 담담하게 적어내려갔다.


얼마전 지인이 암에 걸려 암병동을 찾은 적이 있었다. 그때 그곳에서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암환자자신이기보다 그 치료비를 대야하는 가족이구나 싶은 생각도 했었다. 그러면서도 그 가족들은 줄줄 새어나가는 돈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김정하 씨의 표현을 빌리면...


이 책을 읽으면 가장 효율적으로 암과 싸울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문득 눈에 띄어 암에 걸린 그 지인을 생각하며 집어든 책 속에서 나는 암환자가 아닌 건강인으로서도 지혜를 얻었다. 평소에 어떻게 사는 것이 정말 건강하게, 그리고 돈을 낭비하지 않고 사는 길인가 하는 교훈이 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암에 대한 사회적 지원 시스템의 이야기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인류의 최대 질병으로 꼽은 암, 그래서 국가시스템적으로 암에 대한 대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암을 그저 개인의 문제로 돌려버리는 이 사회에 던지는 따끔한 목소리가 있다.


이제 막 긴 투병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저자가 이토록 명징하게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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