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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평점 :
누구나 애정하는 작가가 있기 마련인데, 나에겐 조조 모예스가 그중 하나이다.
그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미 비포 유>를 읽고 눈물을 펑펑 흘리는 날 보며 깨달았다.
'아.. 앞으로 계속 지켜보게 되겠구나....'하는 것을.
올해 초 <미 비포 유>를 읽었던 것 같은데 조조 모예스는 연말에 또 신작 <원 플러스 원>을 들고 찾아왔다.
그런데 어쩜, 이 책을 보는 순간 너무나도 쌍둥이 같은 닮음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누가 그녀의 책이 아니랄까봐, 이렇게 닮은 모습이라니... 게다가 두께까지 비슷한건 나만의 착각일까..?
전작에서 나에게 그녀는 밀당을 잘하는 작가로, 나를 울린 작가로,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작가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져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삼일째 되던 날 결국 끝을 보고 말았다.
사실 지금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과제 제출일이 몰려 있어서 그렇지 이런 상황들만 없으면 하루만에 다 읽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가독성이 좋았다. 무엇보다 뒷 내용이 어떤 것이 나올지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내용은 <미 비포 유>가 남녀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면 <원 플러스 원>은 가족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어느 한 사람의 시점이 중심이 되어 스토리가 흘러가는 것이 아닌 가족 구성원 모두의 시점에서 돌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책의 뒷표지에 써진 문구를 빌려오면, 낮에는 가사 도우미로 밤에는 바텐더로 일하는 싱글맘 제스,
학교에서 괴짜로 놀림받으며 매일 맞고 다니는 소년 니키, 수학 천재 소녀 탠지, 침 흘리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게 없는 덩치 큰 개 노먼,
이렇게 구성된 한 가족이 있고, 늘 위축되어 있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이 가족 앞에 변덕스러운 이방인이자 유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에드가 나타나고 이들이 우여곡절 끝에 함께 떠나게 된 여행길에서 사랑이 일어나고 기타 등등의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여기까지 봤을 땐 그냥 단순한 싱글맘 가족과 그 가족 앞에 나타난 한 남자와의 이야기인가? 추측했는데, 일정 부분은 맞고 어떤 부분은
완전히 달랐다는걸 알았다. 일단은 제스네 가족은 일반적인 가정이 아니라 남편이 무책임하게 책임지지 않고 방임해 버린 상태였고
제스의 아들 니키는 사실 그녀의 남편과 남편의 전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그들이 책임지지 않아 제스의 가정에서 키워진 아이였고,
탠지는 제스와 그녀의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수학에 천재적인 능력을 보이는 소녀이다.
앞서 말했듯이 남편이 가정을 부양하지 않고 그냥 무책임하게 떠나버려 그녀의 가정은 항상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고
경제적으로 힘든데 그녀의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들까지 같은 동네에 그것도 가까이 살다보니 늘 위태로운 삶의 연속이었다.
정말이지 책을 읽는 내내 제스의 가족들의 상황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착. 가라앉고 무거워졌는데,
그도 그럴것이 딸은 똑똑하지만 돈이 없어 명문학교에서 일정금액의 장학금을 주겠다는데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아들은 동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폭행까지 당하는 상황의 연속이어서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엄마인 제스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그녀의 삶이, 이 가족의 삶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다 이 가족 앞에 잘나가는(과거의 일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고..) 에드라는 남자가 나타나는데 그와 제스의 인연은
고용인(에드)과 피고용인(제스)으로 시작되어 나중에는 제스의 가족을 도와 삶을 사는 방법을 완전히 달라지게까지 만들어 버린다.
암울하기만 했던 이 가족의 상황이 한 사람의 작은 도움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과 함께 나도 희망이 생겼고
다시 잘 해볼 수 있다는 마음까지 들게했다. (소설로 이런 마음의 환기까지 느끼게 하다니..)
처음엔 몰랐는데 소설을 다 보고나서 표지를 다시보니 주인공들이 모두 나와 있는걸 보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이런 작은 부분 하나까지 신경써서 표현하다니..
엄청난 두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쉽게 읽힌다. 저자의 힘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스토리가 흥미있고 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내 옆에 있는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으로 따뜻한 소설로 기억할 것이다.
올해의 책 읽기는 조조 모예스로 시작해서 그녀로 끝날 것 같은게 12월을 아직 다 보내진 않았지만 이만한 소설을 찾진 못할 것 같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흔하지 않은 구성과 무엇보다 전작에서 얻은 신뢰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애정하는 작가로 남아주길, 그리고 항상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담아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