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엄마에게 -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김용원 지음, 김태중 그림 / 세움과비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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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살아생전에 잘해야한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지금도 듣고 있지만

나를 비롯해 많은 자식들은 딱히 효도다운 효도를 하는것 같지 않다.

아니 요즘 세상에는 나 하나가 일단 잘사는것 만으로도 불효가 되지 않으니

일단은 이렇게라도 효도아닌 효도를 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있게 되는거 같다.



결혼을 한 뒤에는 아무래도 딸들은 엄마생각이 더 나기 마련이라 엄마와 관련된 책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이 책은 아직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가 이별을 하게 되었을때 어떻게 하면 더 편안히 보내드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접하게 된 책이다. 그리고 자꾸 투정만 부리는 나를 보면서 반성의 마음이 들게하게끔 읽은것도 있다.



<언젠가는 엄마에게>는 저자가 폐암으로 힘겹게 투병하는 어머니와 함께 했던 7개월이라는 시간을 담고 있는 책이다.

아들로서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면서 슬프고 안타깝게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닌 어머니를 기록하고 마음으로 기억하는 과정이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어머지의 순간들을, 그것도 마지막을 향해가는 그런 시간들을 기록하는 그는 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했을까.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이런 행동들을 했던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총 다섯챕터로 구성되어진 이 책은 각 챕터마다 여러개의 소제목이 따로 있고 한 장의 사진과 저자와 어머니의 추억이나

이야기가 담겨있는 식으로 이어져 나갔다. 잠시 다른 관점에서 보면 처음에는 몰랐지만 읽다보니 기독교적인 색채가 느껴져

특정 종교가 없는 나는 상관없었지만 만약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읽기가 약간 불편할 수도 있을것 같다.



한장 한장 읽다가보니 소제목들이 왠지 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예를들면 한 번 맺은 봉우리는 꽃을 피우기 마련이다, 누구나 마지막에는 저 바퀴의 신세를 진다, 어머니의 가슴에는 늘 파도가 쳤다 등..

쉽게 지나치지 않고 많은 생각을 한 후에 지은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런 소제목들을 보며 나는 저자에 대해서 순간 궁금해졌다.

혹시 시인인가? 아니면 글쓰는 일을 하는 사람인가?하는...



저자인 김용원님은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는 분이셨다.

동아대 법대를 졸업하고 숭실대 대학원에서 가족법을 전공하고,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하여 여러 대학에서 법과대학 강사를 역임했던 것이다.

여기까지만해도 어떻게 법을 공부한 사람이 이렇게 감성적인 책을 낼 수 있는걸까?하고 생각했는데

그의 이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문학 활동까지 한 것인데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었던 거다.

다만 시를 쓰기 시작한 시점이 나와있지 않아 그가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시인이 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런 문학쪽으로 관심이 있어 책에 이런 제목을 붙일 수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가 없었다.



어쩌면 앝은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진심으로 반성했다. 이런 마음으로 이 글을 읽을 나 자신이 어리석었다.

마지막장을 읽고나서 누구나 우리들의 엄마가 생각나는 책 <언젠가는 엄마에게>. 다소 무겁기도 한 내용일 수 있지만

정말 몇번이나 머릿속으로 생각은 하지만 실천은 잘 안되는 부모님 계실때 잘해야 하는 마음이 한번 더 들게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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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관하여
안현서 지음 / 박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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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의 표지를 봤을 땐 의문이 들었다. 흰 바탕에 감성적인 그림들을 표현한 것 까진 이해가 됐는데

왠 고래와 구름과 계단, 그리고 주사위에 그려진 칼과 사람은 무엇인지 추측이 불가능했다.

그냥 일러스트 담당하는 사람이 표현한 것 치고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 것 같아 잠시 생각해 보았지만, 알 수 없었다.

이런 하나의 의문을 품고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 표지의 일러스트를 다시보니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한 면만으로 절묘하게 책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런걸 생각해낸 저자가 궁금해졌다.

 

 

안현서 작가에 대해 들어본적이 있는지? 아마 처음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이번에 내가 읽게 된 장편소설 <A씨에 관하여>의 저자인 그녀는 이제 고작 16세 소녀이다.

한참 학교에 친구들과 놀기에 아니면 성적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나이에 저자는 소설 한편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나이 어린 작가가 쓴 이 소설은 내용이 허술한가? 그렇지 않았다.

어떤 것에 대해 묘사하는 것도 디테일 있게 쓴걸보면 사물에 대한 사람에 대한 생각과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문장들이 이 나이에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모두 세가지 에피소드로 진행되고 마지막은 편집자가 작가에게 묻는 인터뷰 형식으로 끝을 맺고 있다.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여섯 존재들이 보이던 소녀를 다룬 첫 번째 에피소드,

자신들이 모두 스물넷인 줄 아는 노부부의 가슴아픈 이야기가 있는 두 번째 에피소드,

2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남자를 다룬 세 번째 에피소드.

 

 

세 가지의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접하면서 정말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고 말았다.

내 16세를 기억하면 그 당시 나는 한창 한글을 파괴한 소설이라는 평을 들었던 인터넷 소설이나 읽고 있었으니까.

이런 글을 소설을 써볼 생각도 못했고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을 관찰할 마음이 없었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아쉬운 시절인것 같다. 돌아오지 않는.....

 

<A씨에 관하여>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나는 A씨라는 사람에 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겠거니, 판단해 버렸는데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었다.

앞서 말한 소녀와 노부부와 한 남자에 대한 마음의 치유에 대한 이야기이고,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 글을 통해 저자 자신도 치유받기 위해

글을 썼던것 같다. 마치 성장소설 같은 부분도 담겨 있으니까..

 

 

하나씩 에피소드들이 나오며 마지막은 A씨에 대한 문장들로 각각의 이야기을 마무리 짓고 있었는데

그들이 힘들어 할때마다 도와주는 A씨라는 존재는 모든 사람들의 비밀을 알고 있으며 사람들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조용히 해결해주는 존재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그 인물을 A씨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이나 의학적 상식으로는 도움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이었다.

 

 

의식하지 못했지만 마지막으로 갈 수록 A씨라는 사람에 대해 막연하게 추측이 가능했는데,

그것은 역시 한 사람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었다.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을 A씨라고 표현한 것이었다.

그리고 A씨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A씨가 되는 것이다.

 

 

책의 시작은 스릴러 같기도 하고 궁금한거 투성이로 시작했지만,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마음 따뜻한 이야기이다.

저자의 나이를 얘기하지 않는다면 절대 이런 이야기를 그녀가 만들어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소재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는 <A씨에 관하여>라는 책으로 안현서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앞으로 차기작이 기대되는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를 만난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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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필요할 때 -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소설치료사들의 북테라피
엘라 베르투.수잔 엘더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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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소설치료사들의 북테라피





처음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읽었을 때는 그냥 책에 대한 책, 그냥 메타북 개념으로 생각했다.

근데 책을 읽어보니 정말 많은 소설을 다루고 있었고 저자들은 이 책을 의학 편람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물론 일반적인 편람과는 다르지만...


우리가 앓고 있는 병에 대해.. 또는 현재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 책 <소설이 필요할 때>은 그런 것들의 해법으로 소설을 처방해 준다.

참 신선했다. 독서치료를 기사로만 접했는데 외국에서는 이미 이런 것을 다룬 책을.. 출판으로까지 진행을 시키다니..

부럽기도하고 무언가 우리나라 버전으로 한 권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는 알랭 드 보통이 런던에 설립한 인문학 아카데미 인생학교에서 문학치료 교실을 운영하는 소설치료사로 전화나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의뢰인들에게 일대일로 소설을 처방하고 있는 두 여자다.

이 책으로 소설치료사란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알랭 드 보통이 인문학 학교를 세웠다는 사실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렇게 두 명의 여자 저자들이 오랜 문학치료사 경력을 집대성하여 만든 이 책은 총 751권의 소설을 다루고 있었는데,

다룬 책에서도 연상되듯이 엄청나게 많은 케이스를 가지고 여러 책을 다루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증상에 대한 어떤 책을 다룰 때 한 권으로 오래 심도있게 다룬 것이 아니고 얕게 짚고 넘어간다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가볍게 읽기엔 좋겠지만 여타의 책을 소개하는 책을 생각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깊은 이야기를 다루지 않으니까 한 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없고 그렇기에 한 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더 알고 싶은 사람은 무언가 아쉽고

어떤 면에서 보면 아쉽기에 여기서 다룬 책들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할 것 같다.


두 명의 저자는 여러 증상에 대해 여러 책을 처방했는데 그 폭은 정말 내 상상을 뛰어 넘었다.

신체적인 병이 아닌 마음의 병에 대한 처방도 아주 많이 있고 다루는 주제는 정말이지... 너무나 다양했다.

예를 들면, 생일이라 우울할 때 보는 책 <한밤의 아이들>, 맛있는 커피 한잔이 간절할 때 <커피 이야기>, 현기증이 날 때 <나의 안토니아>,

배고플 때 <굶주림>, 낙천적인 성격일 때 <나를 보내지마> 등을 처방해 주는데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그리고 정말 사소한 주제를 가지고도 여러 소설들을 추천해 주는 그들을 보면서 정말이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우리 버전으로 된 소설들을 위주로 처방해 준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저자들이 지금까지 읽어나간

문학작품.. 즉 소설의 수에 놀랐고 이런 다양한 걱정에 대한 처방으로 바로바로 이런 소설 리스트를 제공할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이 정말이지

너무나 부러웠고 또 탐나기도 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으로 가면 찾아보기 식으로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어떤 책을 읽을지 알려주는 색인부분이 있어 이를 참고한다면

쉽게 원하는 부분으로 가서 읽을 수 있고 이 책의 장점은 순서대로 읽지 않고 자신의 현재 마음이나 감정상태 그대로 반영해서

그 순서대로 읽어간다면 느끼는 바가 또 다를 것이다.


잠자기 전에, 고민에 쌓였을 때,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모를 때 한번씩 들춰봐도 좋을 것이고,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여러 소설에 대해서

짧게나마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앞서 말한것 처럼 한 권의 소설에 대해 자세히 다룬 것이 아니기에 그런 것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심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고, 한 권을 다 읽어야만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책도 아니라서 책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책 읽는 행위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면 그때 가볍게 읽어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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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 그와 그녀의 러브 엑츄어리
홍지민 지음 / 책과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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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길을 가다 누군가가 첫눈에 반했다며 쫓아와 주기도 바랐고

자주 가는 카페에서 근사한 남자와 자주 마주치곤

서로 쑥스러워하며 연락처를 주고받는 그런 상상을 했었어.

 

그런 만남이 운명이라고 믿었던 거야.

어딘가에 나만을 사랑해 줄 그런 남자가 반드시 있을 거라고...

 

이렇게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평범한 만남인 우리가

그런 사이라는 걸 인정하지 못했던 거야. 

 

 217p.

 

 

 

 

 

 연말이 되면 따뜻한 내용의 글이나 영상이 보고픈건 나 혼자만일까?

그래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예상대로 내 감성을 조금씩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사랑,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기>는 감성적인 일러스트 표지로 되어 있어 첫 대면부터 마음을 편안히 만들어 줬는데,

책날개를 펴고는 또 나를 빵, 터지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아니, 세상에 저자의 사진이 실려있는 것을 봤는데..

핸드폰 셀카를 찍는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이 분의 직업이 궁금해서 좀 더 읽어봤더니 광고에서만 봐왔던 천호식품의 홍부실에서 일한다고 나와 있었다.

여튼 표지와 책날개에 있는 사진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서 일단 독특했던 기억으로 남았는데 책을 펼쳐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었다.

여자의 시선에서 본 이야기와 남자의 시선에서 본 이야기가 차례대로 나오고 있었는데, 딱 예전에 본 <그 남자 그 여자>의 구성이었다.

 

 사실 <그 남자 그 여자> 시리즈가 한참 유행하고 있을 때 나는 그 책은 흔한 사랑이야기를 다뤘다며 읽지 않았다.

그런건 굳이 책으로까지 읽지 않아도 흔하게 널리고 널린 이야기라고 생각했기에..

그러다 30대에 들어서면서 1년에 한 두권씩 이런 류의 책을 일부러 읽고 있는데, 그것은 연애세포를 살리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기혼자의 입에서 별 소리가 다 나온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솔직히 나는 그런 이유로 이런 책들을 읽는다.

 

사랑에 대한, 이별에 대한 소재를 가지고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항상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런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을 때도 있고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 한 켠이 아려올 때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책에 대한 느낌은 겨울에 읽기 좋은 따뜻한 내용이 많았다는 것이고 아쉬웠던 점은 기존에 이런 부류의 책이 많이 출간되었기에

차별성이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사실 이런 책들에서 차별성을 찾기란 쉽지 않은것 같다.

우리가 사는 모습이 사랑하는 모습들이 어느 정도는 비슷하기에..

 

훈훈한 이야기가 듣고싶은 요즘이라면, 순서대로 읽지 않고 어느 쪽을 읽어도 좋으니 약간의 시간을 들여 읽어보아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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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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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애정하는 작가가 있기 마련인데, 나에겐 조조 모예스가 그중 하나이다.

그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미 비포 유>를 읽고 눈물을 펑펑 흘리는 날 보며 깨달았다.

'아.. 앞으로 계속 지켜보게 되겠구나....'하는 것을.

​올해 초 <미 비포 유>를 읽었던 것 같은데 조조 모예스는 연말에 또 신작 <원 플러스 원>을 들고 찾아왔다.

그런데 어쩜, 이 책을 보는 순간 너무나도 쌍둥이 같은 닮음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누가 그녀의 책이 아니랄까봐, 이렇게 닮은 모습이라니... 게다가 두께까지 비슷한건 나만의 착각일까..?

  

 

전작에서 ​나에게 그녀는 밀당을 잘하는 작가로, 나를 울린 작가로,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작가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져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삼일째 되던 날 결국 끝을 보고 말았다.

사실 지금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과제 제출일이 몰려 있어서 그렇지 이런 상황들만 없으면 하루만에 다 읽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가독성이 좋았다. 무엇보다 뒷 내용이 어떤 것이 나올지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내용은 ​<미 비포 유>가 남녀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면 <원 플러스 원>은 가족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어느 한 사람의 시점이 중심이 되어 스토리가 흘러가는 것이 아닌 가족 구성원 모두의 시점에서 돌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책의 뒷표지에 써진 문구를 빌려오면, 낮에는 가사 도우미로 밤에는 바텐더로 일하는 싱글맘 제스,

학교에서 괴짜로 놀림받으며 매일 맞고 다니는 소년 니키, 수학 천재 소녀 탠지, 침 흘리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게 없는 덩치 큰 개 노먼,

이렇게 구성된 한 가족이 있고, 늘 위축되어 있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이 가족 앞에 변덕스러운 이방인이자 유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에드가 나타나고 이들이 우여곡절 끝에 함께 떠나게 된 여행길에서 사랑이 일어나고 기타 등등의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여기까지 봤을 땐 그냥 단순한 싱글맘 가족과 그 가족 앞에 나타난 한 남자와의 이야기인가? 추측했는데, 일정 부분은 맞고 어떤 부분은

완전히 달랐다는걸 알았다. 일단은 제스네 가족은 일반적인 가정이 아니라 남편이 무책임하게 책임지지 않고 방임해 버린 상태였고

제스의 아들 니키는 사실 그녀의 남편과 남편의 전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그들이 책임지지 않아 제스의 가정에서 키워진 아이였고,

탠지는 제스와 그녀의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수학에 천재적인 능력을 보이는 소녀이다.

앞서 말했듯이 남편이 가정을 부양하지 않고 그냥 무책임하게 떠나버려 그녀의 가정은 항상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고

경제적으로 힘든데 그녀의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들까지 같은 동네에 그것도 가까이 살다보니 늘 위태로운 삶의 연속이었다.

정말이지 책을 읽는 내내 제스의 가족들의 상황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착. 가라앉고 무거워졌는데,

그도 그럴것이 딸은 똑똑하지만 돈이 없어 명문학교에서 일정금액의 장학금을 주겠다는데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아들은 동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폭행까지 당하는 상황의 연속이어서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엄마인 제스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그녀의 삶이, 이 가족의 삶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다 이 가족 앞에 잘나가는(과거의 일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고..) 에드라는 남자가 나타나는데 그와 제스의 인연은

고용인(에드)과 피고용인(제스)으로 시작되어 나중에는 제스의 가족을 도와 삶을 사는 방법을 완전히 달라지게까지 만들어 버린다.

암울하기만 했던 이 가족의 상황이 한 사람의 작은 도움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과 함께 나도 희망이 생겼고

다시 잘 해볼 수 있다는 마음까지 들게했다. (소설로 이런 마음의 환기까지 느끼게 하다니..)

처음엔 몰랐는데 소설을 다 보고나서 표지를 다시보니 주인공들이 모두 나와 있는걸 보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이런 작은 부분 하나까지 신경써서 표현하다니..

 

엄청난 두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쉽게 읽힌다. 저자의 힘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스토리가 흥미있고 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내 옆에 있는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으로 따뜻한 소설로 기억할 것이다.

올해의 책 읽기는 조조 모예스로 시작해서 그녀로 끝날 것 같은게 12월을 아직 다 보내진 않았지만 이만한 소설을 찾진 못할 것 같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흔하지 않은 구성과 무엇보다 전작에서 얻은 신뢰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애정하는 작가로 남아주길, 그리고 항상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담아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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