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여행병에 걸리게 했던 그 책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의 저자 이애경님의 신작 에세이가 나왔다. 이번엔 또 어떤 감성 글귀와 사진들로 채워져 있을지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한 페이지씩 읽었는데 전작은 여행지에서의 사진으로 가득했다면 이번엔 자연을 찍은 사진들과 감성 글귀의 콜라보다!
신년맞이 대청소겸 해서 요즘 집을 또 뒤엎고 있는데 그러면서 우리 가족의 흩어져 있던 앨범들도 모두 통합했다.
결혼 전까지의 내 사진, 남편사진 그리고 결혼 후 우리의 사진들로 채워진 앨범을 정리하면서 옛 기억이 새록새록나 좋았는데 같은 시기에 이런 글귀를 만나니 기분이 또 괜히 몽글몽글해지네..
이런 에세이는 읽는 이의 현상태에 따라 공감도가 천지차이인데, 그래서 순차적으로 읽다가 괜히 목차 한번 보고 마음에 드는 소제목들 위주로 읽기도 하고 그랬다.
읽는 방법을 달리하는 것도 독서의 한 재미니까. 그럼에도 솔직히 이번 신작보다는 개인적으로 전작이 더 공감도가 높았던 건 개인차겠지?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수 없으니까, 뭐.
30대인 나에겐 이랬는데 20대인 동생에겐 또 어떨지 궁금해지네. 이런 에세이를 좋아하는 동생에게도 읽어보라 해야겠다. 걘 이런류의 책들을 계속 사서 모으는 애니까 나보다 좋아할 확률이 높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건 어쩌면, 이런 것일 테지.
큰 선물이나 감동할 만한 이벤트보다는 나를 위해 애써 주는 마음.
내가 밀어낼 때도 나를 안아 주는 넓은 가슴.
내가 마음껏 삐치고 툴툴댈 수 있는 그런 우주 같은 공간.
조심스럽거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그런 공간.
나보다 일 센티만큼만 넓은 그런 가슴. (79p.)
남편과 다툼이 있은 후에 슬쩍, 카톡으로 보내면 좋을 것 같은 문구라ㅋㅋㅋ 찍어놨다 활용해 봐야겠다. (이걸 쓸 일이 없는게 더 좋겠지만..;;)
버려야 하는 것들에 관한 글을 읽으며 나도 몇 개 크게 공감했다.
고쳐야지 고쳐야지 하면서도 잘 안돼..
-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끝을 생각하는 못된 습관
- 사랑하는 사람을 내 원하는 대로 바꾸려는 집착
- 아프지 않을 수 있음에도 미리 겁먹는 소심함
올해에는 아니 하루 하루 지날 때마다 나아지길.
<너라는 숲>과 함께 온게 있어서 뭔가 봤더니 책 속의 사진들을 엮어 엽서처럼 제작한 엽서북이었다.
쫙 펼치니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담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뭔가 감성적인 사은품인데, 필요시에 잘라 엽서로 사용하면 좋겠다.
출판사들이 요즘 이런쪽으로 열일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