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봅시다 - 돌직구 아줌마의 공감수다
김선아 지음 / 모아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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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소금 냄새 솔솔 날 줄 알았던 신혼의 단꿈은 빠르게 깨져버리고 하늘에 별도 따다줄 그 남자는 딱 거기까지라는 걸,

주말이면 피곤해서 잠만 자고, 눈 뜨면 눈곱 투성이 얼굴, 나를 위해 주는 남편, 토끼 같은 자식들은 환상에 불과하고,

매일이 전쟁터 매일이 노가다지요. 그러니 결혼은 미친 짓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지요. (8p.)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내용이 다르게 전달되기도 하는데, 요즘 나는 남편과 투닥거리고 있어서 그런지

자꾸만 기혼자 특유의 수다가 떨고 싶어졌고, 이런 수다를 떨지 못한다면 관련 잡지라도 읽고 싶었는데 마침 내 눈에 띈 책이

<따져봅시다> 였다.

책의 표지부터 대놓고 여자의 마음을 냉정하게 까발리는 돌직구 아줌마의 공감수다라고 되어 있어서 나는 책을 읽기도 전에

 어느 정도는 내용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고른 걸지도... 답답했던 내 마음을 책으로나마 뻥 뚫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저자인 김선아씨는 당연히 아줌마이다. 두 아이의 엄마로 한 남편의 아내로 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그녀.

내가 바랐던 것은 유명인들이 아줌마가 되어 하는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일반인들이 겪는, 그리고 나 또한 겪게 되는

아줌마들의 이야기, 아니 기혼자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따져봅시다>는 평범한 주부들이 겪는, 아줌마들이 겪는, 며느리들이 겪는 시월드, 육아전쟁,

남편과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었기에 단숨에 빠져들 수 있었고 전체 분량이 많지 않고 글자크기도 큼지막해서

이동하면서 아니면 부엌에서 커피 한잔을 하면서 읽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내용도 결혼 3년 차인 내가 평소 경험했던 기혼녀의 상황들과 며느리로써 느꼈던 시댁관련 여러 상황들,

그리고 남편과 투닥거리며 싸웠던 것들을 비롯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마치 케이블 tv에서 결혼관련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예능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집중해서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책을 통해 배운 것도 있었다. 결혼 생활은 상대한테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사랑과 희생을 배워나가는 일이라는 것. 비슷한 말을 그동안 참 많이도 들었는데 머릿속에는 있는데 실천으로는 아직 잘 되지 않아 더 답답하기도 했다.

요 근래 일주일 동안 우리부부가 싸운 것도 상대방에게 배려가 부족해서 인지도 모르겠어서 저자의 이런 말을 들으니 자꾸 뜨끔뜨끔 해진다. 하지만 앞으로도 알지만 정확히 실천하기는 힘들 것 같은 내가 먼저 하는 희생과 사랑이라는 것. 그럼에도 일단은 기억해 둬야겠다.



책의 뒤쪽으로 가다보면 아줌마들의 수다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문제와 성문제도 다루고 있는데 우리부부는 아직 아이가 없어 이 부분은 나중에 아이를 양육했을 때부터 적용되는 문제라 일단은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지나갔고

성문제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여자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바로 내 남자의 여자문제 부분이었다.




“당신이 다른 여자랑 자는 것보다 더 슬픈 건, 당신이 다른 여자를 보며 설레어하는 거야.”


저자가 남편에게 하는 말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잠시 생각에 빠졌고, 나에게는 우리에게는 서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던 것 같다.




그동안 나 스스로를 아줌마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책을 보며 공감했다는 것은 내가 이제 아줌마라는 증거인가?

인정해야하는 것인가? 자꾸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아줌마들의 공감수다를 다룬 <따져봅시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들이라면 결혼 전 읽어보기를 권하며 어느 정도 각오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하기를 바란다.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부터 느끼겠지만, 결혼은 정말 현실의 시작이니까..

그리고 결혼해서 이미 나처럼 기혼자가 되어 있는 여자들이라면, 나처럼 책을 읽으며 자꾸 중얼중얼 되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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