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모른다 - 사랑도, 일도, 삶도 무엇 하나 내 편이지 않은...
류여해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평소 사건+법률 설명 조합으로 된 이야기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런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여러 사례들, 예를 들면 혼인빙자간음죄, 간통죄, 불륜, 시월드, 성추행과 성희롱, 스토킹 등의 사건을 바탕으로 그것에 해당하는 법적인 근거를 통해

저자는 베스트 답변 식으로 해결책 또는 자신의 생각을 얘기해 주고 있는데 평소 막연하게 티비를 통해서만 접했던 내용들을

명확한 법적인 용어들과 근거를 들어 접할 수 있어 완전히 몰입하면서 봤던 것 같다.

 

책에 나와있는 사례들의 대부분은 여자들이라서 겪어야 하는 문제들이 대다수였는데 가령 직장내 성추행과 성희롱 등이 있다.

나는 직장생활 하면서 좋고 싫음을 나름 분명하게 말하는 스타일이어서 이런 경우는 없었고 비슷하게 이런 대화쪽으로 흐르려고 하거나

불필요하게 수위가 높아지는 대화가 오갈 것 같은 상황이 오면 그 자리에서 이런 대화는 나하고 나눌 얘기는 아닌거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직장 내 이런 일로 불미스러운 경험은 없었는데.. 주위에서 얘길 들어보거나 동료들을 보면 간혹 직장 상사의 과한 스킨쉽이나

농도 짙은 농담을 어쩔 수 없이 받아주고 있는 것을 목격하기는 했었다. 그래서 다음날 동료와 이런 문제에 대해 힘들지 않냐고 다음에는

나라도 나서서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겠다고 말했는데 그녀들의 반응은 그냥 상황이 지나가기를 바라고 큰 문제로 삼고 싶지 않아하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인사고과에 영향을 받게 될까봐, 힘들어도 참고 있는게 분명했다.

 

책에서도 이런 점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2장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다루고 있었는데,

그녀들은 모두 상사의 성희롱이 힘들지만 회사에서 쫒겨날까, 승진에 영향이 있을까 꾹꾹 참고 있었던 것이다.

 

비단 얼마 전 뉴스에서 다뤄진 여군이 자살한 사건이 떠올랐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뿐만 아니라 보수적이라고 소문난 군대에서는 더 심할 것이다.

그녀들에게 반항은 군기라는 명목하게 더욱 혹독하게 돌아갔을 것이고 그것을 참다 못한 여군은 소중한 자신의 생명까지 포기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간 피고인은 과연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고작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한 생명이 사라진 것에 대한 대가 치고는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집행유예라니... 말이 되나? 그녀가 느낀 고통을 알긴 아는 것인지.. 그랬다면 분명 판결결과도 달라져야 할텐데.. 답답하기 그지 없다.

 

우리나라 법은 성 범죄 가해자들에게 너무 관대한 것 같다. 술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면 심신미약 상태로 인정되어 형량이 줄어드니..

이것은 여자로써 볼 때마다 들을 때 마다 어처구나기 없는데 아직도.. 그리고 언제 바뀔지도 모르겠어서 더 한숨만 난다.

그러니 우스갯 소리로 대한민국은 범죄자들에게 참 관대한 나라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이니 알만하다.

나와 같은 마음을 느꼈는지 저자 류여해도 이런 법을 꼬집으며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감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여러번에 걸쳐 말하고 있었다.

 

책을 보면서 내내 재미있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가슴이 답답했었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법이 나를 지켜줄 수 없으니 내가 나 스스로를 지켜야 함을

알아가서 일 것이다. 세월호 사건 때도 그렇고 법은 정부는 국민들을 지켜주지 않는다. 그러니 당사자인 우리들이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라도 더 법에 대해 알고 있으면 대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에 여자들은 미리 미리 이런 책 몇 권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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