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프롬 홈 - 전쟁에 찢기고 운명에 내던져진 두 소녀 한우리 청소년 문학 3
나이마 비 로버트 지음, 김양미 옮김 / 한우리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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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에 찢기고 운명에 내던져진 두 소녀

 

 

 

 

이 소설은 전쟁을 배경으로 한 흑인소녀 타리로와 백인소녀 케이티의 서로 이어진 운명같은 이야기이다.

 

 

처음은 1964, 로디지아 지역을 배경으로 흑인소녀 타리로의 관점에서 시작한다.

 

첫 장을 넘기자 마자 나를 맞이한 것은,

'오늘 그들이 파라이를 죽였다'라는 문장으로 여기서 파라이는 타리로의 오빠이다.

그런 그가 백인 병사들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었다.

그가 죽은 이유는 조국을 지키기 위한 것에 대한 결과였다.

 

나는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중간쯤 읽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그들은 백인 병사들에 의해 그들의 땅을 빼앗기고 그들의 생명은 근원인 조국을 빼앗겼다.

흡사, 우리나라의 예전과 같이 말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게 그들은 그들의 조국인 짐바브웨를 어느날 갑자기 이유도 모른채 영국인에 의해 강제로 빼앗겼다.

그리고 그때부터 로디지아 남부 지역은 영국의 자치 정부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고

더 많은 유럽 정착민들이 로디지아에 도착하여 점점 타리로의 가족을 비롯한 흑인들은 살 곳을 잃어간다.

타리로 아버지는 사실 이 부족의 족장이지만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기에

처음엔 영국병사들에게 대항하길 원치 않지만 사랑하는 외동딸 타리로가

영국의 부감독관 역할로 온 이안 왓슨에게 몸쓸 일을 당하자 그것을 계기로 맞서 싸우게 된다.

 

여기까지만 읽었을 때 내 기분은 정말 우울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지 시절 당했던 일들이 기억나기도 하고 흑인들이 백인들에게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이지 숨이 턱 막혔다.

내가 만일 이 시대에 흑인으로 태어나 이런 상황을 버텨야 한다면 살아있는것 조차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는 타리로의 말이 너무 이해가 갔다.

 

특히 여자로써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그를 하루 아침에 장애인으로 만든 사람에게

순결을 빼앗겼을때. 그녀의 나이는 겨우 14살이었다..

정말 끔찍한 일들이 그녀에게 연달아 일어났을때 그녀가 살아있는 것만으로 나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끝난 줄로만 알았던 그 나쁜 기억의 이어짐으로 뱃속에 아이가 생겼다고 했을때.

나는 당연히 타리로가 아이를 지울줄 알았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고 별개로 그 아이를 잘 키워냈고, 그녀의 사랑도 지켜냈다.

 

 

이렇게 타리로의 이야기에서 한숨 돌리고 나자 이번에는 백인소녀 케이티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2000년 짐바브웨에서 시작한다.

케이티는 농장주의 딸로 어려서부터 풍족하게 살아온 소녀다.

부모에게 흑인에 대해 어려서부터 백인과는 다른 종류의 사람들로 가까이 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그녀는 학교에 들어가서 제일 친하게 지내는 흑인친구를 그녀의 부모님에게 소개시켜주지 못한다.

 

그리고 타리로의 힘든 삶과 대비되는 것이 케이티의 고민이라는건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이 전부로,

아빠와의 관계, 엄마와 쌍둥이 동생들에대한 감정 같은 것 외에는 크게 걱정거리는 없는 소녀이다.

 

그러기에 극적인 일이나 엄청난 사건은 전혀 없는 삶을 살아왔는데 그러다 갑자기 그녀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하인으로만 알고 있었던 흑인들의 해방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이것으로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우선 그녀가 태어나고 자라왔던 집을 잃은 것이다

정부에서 그들에게 원래 주인들에게 돌려줘야 하므로 집을 비우라고 선언한 것이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행복하게만 지냈던 케이티의 부모님의 사이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집도 흑인들에게 빼앗겨 버렸다.

 

하지만 케이티를 기다리고 있었던 더 큰 시련은 그렇게 그녀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그녀의 아빠에 대한 실체였다.

 

케이티의 아빠는 사실 타리로의 순결을 빼앗은 사람으로 좋은 사람과는 거리가 멀은 악질 중의 악질이었다.

해방이 오고 나자 타리로는 케이티를 찾아가 사실을 얘기하고 그녀는 충격에 빠지게 된다.

 

사실 두 소녀는 몇십년의 시간차를 두고 큰 비밀로 연결되어진 관계인데,

그들을 이어준 고리가 사실 끔찍한 과거라서.. 나는 둘이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타리로의 상처는 원인 대상자를 통해 풀어야 끝을 낼 수 있듯이

그녀가 고통을 참고 케이티와 그의 아버지를 만나러 갔을때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사랑으로 감싸준 타리로의 남편 나모에게도..

 

 

이 책은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결말로 끝나는데, 그렇다고 비극도 아니었다.

그것은 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소용돌이처럼 얽혀버린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의 힘으로 풀어낸 이들이 있어서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해피엔딩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느 누구도 완전한 행복을 누리진 못할꺼 같기에 비극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표지에 청소년 문학이라고 작은 글씨로 되어있어서 읽기 전에 좀 망설였는데,

읽고 나니 생각보다 너무 좋은 이야기인듯 싶고,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성인이 읽기에도 충분히 이야기가 극적이고 잘 풀어쓴 글인듯 싶어 추천하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흔하디 흔한 주제가 아닌 생각의 틀을 벗어난 이야기를 읽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파 프롬 홈, 나이마 비 로버트>

 

**

 

 

너는 사랑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내 말을 들어.

배가 고파도 사랑밖에 없다면 사랑은 사라지게 돼.

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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