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인문학 - 색깔에 숨겨진 인류 문화의 수수께끼
개빈 에번스 지음, 강미경 옮김 / 김영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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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색채심리학을 비록해- 색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 어릴때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그려왔던 습관때문인것 같지만, 지금에서 내가 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떤 요소보다 색이 가진 절대적 힘을 믿기 떄문이다. 모든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색이다. 어떤 식으로 기획하고 마감을하고 디자인을 했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그 제품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색이며, 어떤 요소보다고 우리에게 빠르고 강렬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스타벅스, 롯데리아, 삼성을 생각해보자. 그들의 사업적 미션-목표-대표제품이 생각나는가? 아니라면, 그들의 브랜드 컬러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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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고전인 에바 핼러의 '색의 유혹 1, 2’을 읽었고 그외에도 각종 색채 심리학과 컬러마케팅 책을 왕왕 읽는 편이다. 

그래서 '색color'관련 책을 몇권 읽어본 입장에서 - 어떤 책보다 이미지가 잘되어있어서 좋았다. 한페이지 한페이지의 종이 자체의 두께가 일반 책보다 훨씬 두꺼웠는데, 아마도 사진을 양질로 출력하기위해서 그런 것 같았고 빡빡해서 넘기는 손맛까지있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은 대부분 오래된 책으로 고화질 사진 출력에 익숙하지 못한 기술력 때문인지, 대부분 글로만 색을 설명하려다보니 아무래도 이해도 잘 되지않고 받아드리는데 한계가 있었는데, 그런 불편함은 느낄 수 없었다. 또한 올해 초 발행된 책으로 색에 대해서 다룬 책들은 대부분 1990년대나 2000년대 초에 몰려있는데, 비교적 신간으로서 최근의 색채 사례들을 보여주고있어 좋았다. (다른 책들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브랜드들을 사례로 들곤하는데, 그럴때면 책에서 생각이 멀어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엇따.)

책의 구성은 각각의 색에 대해서 병렬적으로 보여주고 각각의 섹션에서 색이 가졌던 하나하나의 의미를 소섹션으로 다시나누어 보여준다. 섹션의 내용이 길게는 2페이지 짧으면 1/3페이지로 구성되어있어 책을 읽는데는 부담이없었고, 필요한 내용을 골라 읽기에 좋은 구조로 되어있어 간단한 교과서로서도 이용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이 점이 누군가에게는 '파편화'되어있는 내용의 집합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예를들어 빨강이 1,2,3,4,5 ... 의 의미로 어떻게 사용되었고 각각의 유래는 무엇인지를 설명해주는 과정이 병렬적으로 전개되다보니 글을 물흐르듯 부드럽게 읽는 것은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무지개색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를 겪어왔다."
빨주노초파남보라고 배운 무지개색은 사실 그 경계의 모호성을 가지고있기 때문에, 시간과 문화의 변화에 따라서 경계를 다르게 나누었다고 한다. 언젠가 나도 무지개색의 경계를 다르게 지칭하는 시대를 겪을 수 있는 세대일까. 

"뉴턴과 괴테 : 뉴턴은 과학자로서 빛으로서의 색을, 괴테는 색체학자로서 색의 색을 연구했고 빛의 삼원색과 색의 삼원색으로서 둘의 의견은 충돌해 괴테가 뉴턴을 비난했지만, 결국 둘의 의견 모두 맞았다."

"주황색은 유럽에 오렌지가 전해지기 전에는 아예존재하지도 않았다. 그전에는 주황색물체를 황금색 또는 금색으로 묘사했기 때문에 주황붕어가 아니라 금붕어가 된 것. 토마토의 경우에도 황금사과라고 불렸다."
금붕어라는 단순한 이름에도 이런 의미가 숨겨져있을 줄 누가알았을까. 이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알수있었을까? 색이란 것은 이래서 더 재밌는 것같다. 그 색은 그자리에 멈춰있는데 빛이 와서 그 색을 다르게 보이게하고, 우리는 또 시대에 따라서 다르게 인지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있는데, 색은 변화해왔다.

"우리의 색채인식능력은 각자가 물려받는 유전자와 어느정도는 관련되어있다. 하지만 그보다 문화적 차이가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색깔을 사용해온 방식에 영향을 받는다. - 우리가 보고있는 색깔은 사물을 묘사할때 사용하는 단어에 영향을 받는다."
색은 결국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말은 색은 본디 존재하는 것이 아닌, 만들어지는 것이다. 제자리에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것을 지칭하고 명명했을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난다.  더 많은 이름을 지어주고 더 많은 이름을 불러주자. 수많은 색들이 우리에게 다가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을 테니까.

"4형색각 : 망막 원추세포가 여분으로 하나 더있어 색깔을 구별하는 능력이 아주뛰어남."

"신비한 드레스 - 파랑검정 이냐 흰색금색이냐
우리뇌는 눈이라는 렌즈로 들어오는 빛을 해석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있는 공간의 빛, 채도, 주변 색과 이미지의 선명도에 영향을 받는다. 배경에 주변 색이 거의없고 전체적으로 흐릿한 편이라우리의 뇌는 추측을 해야한다. 드레스가 빛에 휩싸였다고 판단한 뇌는 그결과 색을 어둡게 만들어 드레스 색을 파랑과 검정으로 인색했다. 그러나 몇몇은 그늘이 드리웠다고 판단했고 드레스에 빛을 비추는 방법으로 그 간극을 해소햇으며, 그결과 흰색과 금색으로 인식. 즉, 방안의 빛에따라 어떤 사람들의 인식은 한쪽에서 다른쪽으로 변하기도 한다."

"예술에서의 색의 의미는 무엇보다 색들의 결합과 그 색들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혁명의 빨강 : 빨강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정치적 좌파, 즉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와 혁명의 피이다. 이는 군함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의미로 빨간색 깃발을 달던 중세에서 시작되었다. - 예로부터의 거절,저항의 의미를 표현하는 색. "

"빨간날의 유래 : 기원은 로마 달력이 중요한 날을 빨간색으로 표시했던 것에서 출발한다. 대문자와 중요한 단어를 빨간색으로 갖오하던 중세 유럽에서 다시 부활해 인쇄기의 발명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아! 중요한날좀 지키면서 살자. 빨간날은 좀 쉴수있게!!

"불교도와 하리크리슈나 그리고 주황 : 불교 승려들이 입는 법복은 겸양과 소박함을 상징한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주황색 자체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타이의 초창기 승려들은 바라밀나무 심재에서 얻는 주황색 염료가 지천에 널려있었기 때문에 이 색을 선택했다. "
생각치도 못한 금붕어의 주황색과, 빨간날의 유례등 신기한 근거들을 많이 만날수있었지만, 이렇게 의외로 의미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색에 아무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는 평생 참선을 위해 절제의 삶을 살아가는 승려에 대한 이미지에서 일반화가 아닐까. 우리가 백의민족이었다고 그 자존감을 나타내는 것처럼. (사실 백의민족이었던 이유는 가난으로인해 염색약을 살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색을 바라보는 시각이 보편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런 시각 대부분은 문화적 전승의 결과이며, 그러한 시각은 시간이 지나면 얼마든지 바뀔수있다. 다시말해 우리의 색 인식은 문화의 우연한 산물일 뿐이다. 이책은 피, 불, 순결, 죽음, 삶을 상징하는 특정색의 영원한 의미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머지 색도 눈에 들어온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

색에 대해서 많이 아는 사람이나, 책을 두세권이상 읽은 사람보다는 색채심리학, 컬러리스트 등에대해서 관심이 많고 색의 유례와 세계사 속에서의 색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그들에게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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