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 블로거의 책을 세 권 가지고 있다.
가장 처음으로 산 책은 <거의 모든 IT의 역사>였고
두 번째로 산 책이 <제4의 불> 이었고
세 번째로 산 책이 <오프라인 비즈니스>다.
그런데 세 권의 책을 연달아서 읽으니 이건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든다.
아무리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을 기반으로 책을 엮었다고는 해도
토시 하나 달라진 것 없이 ctrl+v한 내옹들이 많은 건
저자의 이름을 보고, 그리고 책의 주제를 보고
책을 구매한 사람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혹시 저자가 최근에 쓴 책 세 권을 연달아서 구매한
나같은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런 식의 어처구니 없는 내용 채워넣기를 한 것인가?
뭐 저자의 다른 어떤 책도 구매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처음 이 책을 읽는 소비자의 입장이라면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책 내용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다)
그런데 저자의 이름에서 오는 신뢰성으로 인해
그간 출판됐던 모든 책을 구매하는 나 같은 입장의 사람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고객을 대체 뭘로 아는 것일까?
전통적인 제조업 위주의 기업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경영 마인드 때문이라고 언젠가 저자는 책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경영 방침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되겠지만, 그 중 하나는
익숙한 고객, 그러니까 국내 고객들에겐 스펙 다운 된 제품을 출시하며
그들을 일종의 베타테스터로 만들어 놓고 문제점을 개선해서
해외 시장에는 내수용보다 더 낮고 더 훌륭한 스펙으로 내놓는
쓰레기 같은 태도 역시 포함된다.
이것은 브랜드의 이름을 믿고 사는 고객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이런 행태와 똑같은 내용의 돌려먹기 행태는 세부적 상황은 다르지만
브랜드(저자)를 믿고 신뢰하는 이들을 호구로 취급해서
등골을 빼먹는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인세 없이는 하루도 못 살 정도로 돈이 필요하다면 이해하겠지만,
그런 것은 물론 아닐테고,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제발 부끄러운 줄 아시라.
겉으로는 IT의 진보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퇴행적 마인드와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면
말과 행동이 꽤나 다른 사람이라는 것 하나는 분명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