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는데 멀리 네 뒷모습이 보였어. 나는 가만히 네 뒤를 따라갔다. 네가 두발 걷다 자꾸만 멈춰 서기에 뭐 하나 봤더니, 거리에 있는 모든 가게 앞에 서서 일일이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때로는 만져도 보고 그러고 있더라.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그 모습을 뒤에서 보는데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덜컥 무섭더구나, 네가 더이상 내가 아는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에. 네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네가 걷고 싶은 길을 너의 속도로 걷는 게. 너만의 세계를 가진아이라는 게 그렇게 섭섭하고 무서웠다.
p 175 우럭 한점 우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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