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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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귀에 그 노랫소리가 들렸다. 분명하게 들렸다.
주쌩뚜디피니라고, 또 쥐빼리다꾸피앙상이라고, 그건 엄마의 목소리가확실했다. 나도 모르게 소름이 쫙 돋았다. 나는 옆에 앉은 큰누나를바라 봤다. 그런데 큰누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렇게 눈을 감고는뭘 하고 있었느냐 하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뮈옴마주드빠리라고,또 더마카르데샹송이라고. 프랑스 사람들이 들어도 전혀 무슨 소리인지짐작조차 할 수 없겠지만, 이제 나는 분명히 그 뜻을 아는, 그러니까
‘모든 게 끝났다는 걸 안다. 사랑은 떠났으니까 한 번만 더 둘이서사랑할 수 없을까‘라는 내용의 노래를.
터널을 빠져 나오며 나도 주쌩뚜디피니, 하지만 모든게 끝나지않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안다고 생각했다. 아니, 노래했다.

후기:주생뚜디티니를 듣던 터널의 밤, 엄마의 Je sais tout est fini부르는 큰누나가 되어, 자꾸만 차오르는 눈물을 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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