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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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서 조금씩 밝혀지는 그 불빛들의 중심에는 뉴욕제과점이늘 존재한다. 내가 태어나서 자라고 어른이 되는 동안, 뉴욕 제과점이있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 그리고이제는 뉴욕제과점이 내게 만들어준 추억으로 나는 살아가는셈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뭔가가 나를 살아가게 한다니놀라운 일이다. 그 다음에 나는 깨달았다. 이제 내가 살아갈세상에 괴로운 일만 남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도 누군가에게내가 없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위안이 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삶에서 시간이 아무런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그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사실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닫게 됐다. 그즈음 내게는아이가 생겼다. 내가 이세상에서 사라지고 나서도 아주 오랫동안 이 아이가 나 없는 세상을 살아갈 것이라는사실을 나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내가 아이였을 때, 뉴욕제과점. 2016. 6.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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