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내가 그것을 선택했을까? 오랫동안 나는 내가 그녀를 사랑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더 이상 그 감정을 내가 선택한 거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내가 감정을 소유했던 게 아니라 감정이 나를 소유했던 것만 같다.강물의 표면에 붙들려 이리저리 떠 다니는 나무토막처럼 눈에 보이지 않고 파악할 수도 없는 심모한 물살에 고통스럽게 휩쓸려 다녔던 것만 같다.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