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은 젖고 댄서는 마른다 문학동네 시인선 149
천수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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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창안에 갇혀본 사람의 시다. 창밖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 세계와 저 세계의 경계를 서서히 지워나간다. 삶과 죽음이 한 페이지에 수록되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는 시들이다. 슬픔에 함몰되기 보다는 오롯이 삶을 느끼게 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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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은 젖고 댄서는 마른다 문학동네 시인선 149
천수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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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또 앓는 과정의 아픔을 듣고 완치과정을 지켜보면서 측근의 모두가 힘들었다. 고통을 함께 할 수 없이 오로지 혼자만 견디고 겪어야하는 병. 당신도 나도 우리 모두는 외로웠다. 그리고 당신이 문을 박차고 나올 동안 나는 어떤 참회록을 쓰고 있었다. 



당신이 다시 온다면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해도 이제 지겹다고 안 할게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다 다르다고 생각할게


                                            -'이제 지겹다고 안 할게' 중에서



그리고 언젠가 당신과 언쟁을 하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때 우린 서로에게 왜 그렇게 혹독한 말들을 해야만 했을까. 둘이 각자의 얼음을 얼리느라 꽁꽁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시절... 


강물 위에 얼음이 무슨 말을 새기고 있다

물의 말이라기에는 잔뼈가 너무 많다


내가 너의 말을 듣는 방식이었다

그것이 대화에 대한 너의 해석이니까


                                            -'대화의 조건' 중에서



이제 다시 아프지 말자. 이런 말은 성립되지 않으므로, 아픈 것을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병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 생각할 때가 되었다. 아픈 것은 죄가 아니므로, 나도 너도 언제든 아플 수 있으므로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며 사는 것부터 배우기로 하자.


우리는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따뜻한 방을 생각하는 방식은  서로 달랐다

서로의 등이 휘어지는 고래 위에서

퉁퉁 불어가는 벤치의 나뭇결이

고래 울음으로 우는 소리만 듣고 있었다


                                             - '백우' 중에서




언젠가 우리는 책갈피에서 말라간 꽃잎을 발견하고, 우리의 옛추억을 기쁘게 떠올릴지도 몰라. 


오래 덮어둔 책이 있는지도 모르는 날이 올 테니까

꽃잎만 남기고 노래를 가져간 사람이 있다고

가물거리며 말할지도 몰라


                                             -'연분홍 유언이 있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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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은 젖고 댄서는 마른다 문학동네 시인선 149
천수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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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내가 아팠고 주위가 아팠고 나라가 아팠고 지구가 아팠다. 아픈 것을 읽는 방식, 아픈 것과 함께 사는 방식을 몰라 힘들었던 한 해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내년을 어떻게 열 것인가,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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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은 젖고 댄서는 마른다 문학동네 시인선 149
천수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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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이별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을 수 밖에 없는 책.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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