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방구석 인문학 여행
남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ro2570/222118864246

"방구석 인문학 여행"의 저자는 주말마다 자신을 위한 전국 여행을 즐긴다. 자신을 위한 괜찮은 투자이다. 한 사람이 식견을 기르기 위해서는 독서를 통해 지식을 높이고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혀야 하는 법이다. 저자는 전국을 자신의 정원이라 여기며 자신만의 여행을 즐긴다. 이 책을 통해, 여행에 대한 나의 막연한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왕 여행을 갈거면 굉장히 일탈적이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막연했다. 하지만 저자처럼,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모든 공간과 지역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누릴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자기만의 여행을 즐기는 저자의 태도가 꽤나 본받을 법 하다.

1장.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

전주 한옥마을 : 조선의 뿌리, 전통의 멋을 간직하다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 호수 위에 펼쳐진 천 년의 역사기행

공주 공산성 : 천도의 몽진, 4명의 왕을 껴안은 '공주의 품'

영주 소수서원 : 성리학의 중심, 조선 최초의 사립학교

부여 궁남지 : 백제 무왕의 탄생신화를 품은 연못

담양 소쇄원 : 세상 꿈 접은 선비의 오래된 정원

문경 문경새재 : 청운의 꿈을 안고 걷던 과거길

제천 배론성지 : 신유박해의 애환을 간직한 순교자들의 성징

기는 것을 넘어, 그 여행지를 공부하고 온전히 느끼며 받아들인다. 굉장히 낭만적으로 여행을 하는데, 단순히 그 여행지에서 제일 인기많은 스팟을 살펴보기보다는, 저자의 시각에서 그 여행지만의 맥락을 살펴본다. 다양한 사진과 역사적 배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만의 식견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독서와 여행을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그 여행지만의 역사적 배경과 맥락, 경관과 구조 중심으로 서술한다. 예를 들면 부여의 궁남지는 서동요를 삽입하는 등, 해당 여행지를 충만하게 누리기 위해 그 여행지만의 맥락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부여함을 확인할 수 있다.

2장 그곳에 가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영주 무섬마을 : 육지 속의 섬, 시간도 멈춘 선비의 고장

광양 매화마을 : 매실이 식탁 위에 올라오기까지

제천 옥순봉 : 퇴계를 사모한 애틋한 두향 이야기

봉화 계서당 : "춘향전" 이몽룡의 모델 성이성을 만나다

영월 낙화암 : 동강을 따라 흐르는 슬픈 일화

공주 무령왕릉,송산리 고분군 : 죽어서 더 유명해진 왕

영월 청령포,관풍헌 : 삼촌에게 내몰린 단종의 유배지

예천 삼강주막 : 주모 주안상에 세월도 쉬었다 가는 곳


우리 나라의 옛선조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국내 여행지의 맥락이 어우러져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1장에서는 여행지의 역사적 맥락이 어우러진다면, 2장에서는 특정한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가 마치 동화, 전설의 이야기처럼 해당 여행지와 어우러져 상당히 흥미롭다.


이뿐만 아니라 3장에서는 "자연을 벗 삼아 거닐다"를 통해 순천의 순천만, 담양의 죽녹원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자연을 담은 이야기가 펼쳐지고, 4장에서는 "따뜻한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곳"으로 2장에서의 역사적 인물과는 조금 다른 맥락으로 재미있게 얽힌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자신만의 여행을 글로 정리하고 풀어내는 것은 참 낭만적이다. 특별한 작가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누구든 자신만의 여행을 즐기고 기록하며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 트랜스휴머니즘
엘로이즈 쇼슈아 지음, 이명은 옮김 / 그림씨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ro2570/221422897338

이 책은 우선 만화이다. 나는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과 글을 많이 읽기 귀찮은 것을 타협하여 학습만화책을 많이 읽었다. 단순한 재미를 위한 만화책이 아니라 어느정도의 지식 및 정보 전달이 주 목적인 그런 학습만화책을 많이 읽었었다. 그럼에도 글이 너무 많은 "먼나라 이웃나라"같은 만화책은 만화의 형식으로 나를 유혹했지만 실상은 그림이 그려진 글책과 같은 방대한 양의 글이 있어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나이가 들고 많은 글이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글만으로 이루어진 책, 글이 많은 만화책 또한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아래, 만화로된 정보전달형 책은 나를 기대하게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트랜스휴머니즘"을 소재로한 정보전달을 위해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방식을 사용하였다. 설정된 주인공이 오토바이 사고로 팔 한 쪽을 잃게 되고, 절단술을 발전시킨 사지 절단 수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앙브루아즈 파레가 나타나 팔 한 쪽을 잃은 주인공과 동행하여 절단술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절단술의 현재와 미래의 숙제까지 이야기한다. 가장 마지막 부분이 인상깊다. 절단술의 발전에서 포스트휴먼의 진화를 논하고 트랜스휴머니즘의 명과 암을 이야기하지만 명확한 답은 남기지 않은 채 계속되는 숙제로 남겨둔다. 이 책에서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능력을 개선하려는 지적, 문화적 운동이라고 한다. 이 용어가 과학의 본질적 의의를 가리킨다고 본다. 모든 학문의 발전은 결국 본질적으로 인간의 복지향상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과학의 진화에 취해 무엇이 인간에 필요하고 해가 되는지 고려하지 않은 채 새로운 혹은 계속되는 발전은 과연 의미가 있을까?

만화의 형식을 사용한 것이 참 좋았다. 의술과 관련하여 절단술과 인체의 해당 부위를 대입하여 그림으로 표현하여 이해를 도왔다. 또한 팔을 잃은 가상의 주인공의 설정 또한 팔 한 쪽이 만화 몇 칸 만에 순식간에 사라져 더욱 몰입하고 절단술과 트랜스휴머니즘까지의 이어지는 이야기에 깊게 취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히 절단술의 역사나 정보 및 지식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상통"이라는 절단 이후에도 절단 부위에서의 느낌이 나타나는 듯한 후유증까지도 보여준 점은 인상깊었다. 정말 절단술의 전반적인 정보를 집약적이고 흥미롭게 전달하였다. 물론 마지막 부분의 의의까지 완벽했다고 본다. 만화의 형식이 특히 해당 소재의 적절성이 발휘된 것도 같지만, 다른 분야의 시리즈도 읽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또한 만화형식의 학습만화에 대한 향수가 일어 다양한 학습만화를 찾아내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엄마의 태교법 - '기질 바른' 아이를 낳기 위한 500년의 역사
정해은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s://blog.naver.com/ro2570/221420807895

이 책은 특이한 소재를 가진다. 단순히 "태교"가 아니라, "조선시대의 태교"를 소재로 삼는다.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조선시대의 태교의 의미와 방법이 나오고, 저자가 생각하기에 그 당시의 태교가 지니는 당대의 의미와 현대로 계승할만한 가치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모든 책은 단순히 저자가 생각해낸 하나의 소재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해낼 뿐 아니라 거기서 이끌어낼 현대와 미래에서의 가치와 의의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조선시대 태교의 양상과 역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하지만, 그것이 지닐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사실 나는 단순히 태교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었다. 최근 사회 흐름을 보면,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만연하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진 이후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부담은 남성과 분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가치관으로 인하여 온전히 여성이 짊어지게 된 것이다. 보통 가치관과 같은 정신적인 부분의 사회적 발전이 항상 더딘 법이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전반적인 국민경제 향상 등에 비해 전통적 가치관은 묵혀진 채 세습되어왔다. 그러나 결국 더디더라도 가치관은 변하기 마련인 법, 여성들의 양육 부담이 전통적인 가치관에 의해 묵혀지기만 했더라면 "부담"이라고 생각지 못하였을 것이다. 일과 가정 중 일을 선택하였을 때의 기회비용과 가정(양육)을 선택하였을 때의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여성들은 점차 양육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따라서 출산과 양육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남성들 또한 여전히 만연한 전통적 가치관 하에서의 가장으로서의 부담과 새로운 가치관 하에서의 가정 일의 분담(양육부담)을 모두 접하게 되어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이다. 사실 선진국으로 나아가면서 출산율 저하는 이러한 흐름 하에 당연하며, 더 발전하고 경제가 활성화될 수록 다시 출산율이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어느정도의 경제적 향상 이후에는 자녀양육에 대한 욕구가 다시 형성) 지금과 같은 현상은 잘못되었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시장노동의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출산과 양육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사회 내에 출산과 양육과 관련한 사안에 대한 사회적 혐오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이제 어린 자녀와 그 자녀의 부모에 대해 공공장소에서 경계의 눈초리를 주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학교 1학년 때 잠깐이나마 아동가족학에 대한 전공을 듣기도 하였고 그 분야를 전공하는 주변 친구들 덕분에 학문적으로나마 가족에 대한 가치관을 성립하며 좋은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 바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고로 인간과 인간이라는 "관계" 속에서 형성된 존재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기를 원하고 관계를 형성한다. 따라서 태어나면서 가족과 관계를 형성하고, 점차 자라면서 친구, 선생님, 업무동료 등의 관계를 형성하다가 나중에는 결혼과 출산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인간의 전반적인 관계의 역사에 대해 나는 굉장한 숭고함와 경이로움을 느끼는 편이므로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이 만연한 사회에 대해 안타깝게 여기며 차후 사회적으로 이 부담감을 해소하며 건강한 가족관계를 구축해나가는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하고 싶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우리나라에 퍼져있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감, 공포, 혐오감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과연 이 "조선엄마의 태교법"에서는 어떠한 사회적 의의를 남겨줄 수 있을지 기대하며 읽게 되었다.

사실 전반적으로 조선시대의 태교의 역사와 양상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현재와 미래의 태교에 대한 의의를 전해줄법한 내용은 머릿말과 결론 부분에 잠깐이나마 소개된 정도에 그쳐 살짝 아쉬웠다. 물론 저자께서는 조선시대의 태교의 역사와 양상을 살펴보며 그때와는 다른 현재의 사회적 가치를 상기시키며 묵힌 가치관의 타파와 현대와 미래에서 계승할 만한 가치를 탐구하기 위해 노력하신다. 조선시대의 태교는 당연히 아들을 낳기 위한 조선시대의 여성(어머니)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둔다. 농업사회에서부터 내려온 남성의 노동력이 인적자본의 큰 비중을 두기 때문에 아들의 중요성이 커졌을 것이다. 다만 조선에서부터는 농업 뿐 아니라 점차 단순 물리적 노동력 뿐 아니라 지식, 지성, 지혜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런 전통의 가치관이 필요하지 않음이 현대사회에서나 정신적 개혁이 나타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사회의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무엇이 중요하고 인권의 범위를 어디까지 둘 수 있는지 점차 넓혀가는 것이 가능할텐데 말이다. 그 옛날에도 "한비자"에서는 "모두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는데 남자아이는 축복을 받고 여자아이는 대수롭잖게 여기는 것은 부모가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을 생각하고 영구적인 이익을 헤아리기 때문이다."라 하였고, 중국 남북조 말의 관료 안지추는 딸 차별 세태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고 한다. 나는 특히 여기서 공부와 생각의 중요성을 느낀다. 어쩌면 전통적 가치관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편할 수 있음에도, 끊임없는 인간에 대한 고민과 공부가 혁신적이고 주변의 압박에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그 힘이 굉장하다.

책에 대한 내용보다, 이 책을 소재로 펼쳐진 나의 잡다한 생각이 더 주를 이뤄버린 리뷰였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사회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많은 문제가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공부를 할 수록, 내가 지키고자하는 나의 이익의 범주가 갈 수록 넓어진다. 나의 이익만 중요한 것에서 시작하여, 그 나의 이익의 범주가 가족이 되고 내가 속한 다양한 집단(성별, 국가, 지역 등등)에서 결국은 인간 전체가 내가 지키고자 하는 나의 이익이 될 것이다. 나의 본질적인 이상향인 복지(well-being)가 사회정의로 넓어질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 이러한 나의 생각을 확고하게 해주었고, 재미있는 소재를 던져줌으로써 내가 나중에 가정을 형성한다면 어떤 태교가 좋은 태교일지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 왜곡과 날조로 뒤엉킨 사이비역사학의 욕망을 파헤치다
젊은역사학자모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s://blog.naver.com/ro2570/221387919659

1. 젊은역사학자모임?
 이 책의 저자는 "젊은역사학자모임"이라고 한다. 대학 조교수, 연구사, 강사, 박사과정 등 대부분 학문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꽤나 젊은 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지은 책이다. 그만큼 어떤 시각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라는 표제와 "왜곡과 날조로 뒤엉킨 사이비역사학의 욕망을 파헤치다"라는 부제로 알 수 있다시피, 젊은 학자들의 도전적인 자세를 엿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만큼 적극적이고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있듯 젊은 학자들만의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태도가 독자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며 때로는 지나친 시점을 보일 수도 있을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뛰어난 도전의식과 일관된 태도를 보인 점은 긍정적으로 보였으나 의지가 앞서 차분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오히려 상실해버리지는 않는것인가 하는 우려도 생겼다. 또한 젊다는 것은 그만큼 어리다는 것으로 완전하지 않고 전문성이 연령과 경력이 높은 전문가들에 비해 아무래도 떨어질 수 있다고 보아 신뢰성에 찬 시선으로 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책을 계속 읽어가면서, 학문에 뛰어드는 이러한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도전해야만 학문이 발전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뜻깊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2. 확실한 주제의식
 이 책은 끊임없이 역사의 의미를 찾고 자신들의 태도를 상기한다. 정의를 위하는 목적에서 포퓰리즘적인 태도로 변질한 가짜학문으로서의 사이비역사학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내리고 비판하는 태도를 보인다. 머리말에서 그러한 확실한 문제제기와 자신들의 주제의식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것은 어떤 분야의 책이든 중요하다고 본다. 가상의 이야기를 지어내는 소설이든, 주장과 근거를 통한 사회문제에서의 논의든, fact와 객관성이 매우 중요시되는 이러한 역사이든 책의 분야에 맞는 내용만을 책에 제시한다고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특정 학문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는 사실 인간적인 목적이다. 결국에는 우리 인간이 삶의 가운데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살아갈지를 끊임없이 탐구하면서 자신의 well-being을 위해 이러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결국 우리 인간에게 의미가 없다면, 우리의 행복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면 사실 공부의 의미가 없다. 결국 인간 세계의 패망을 향해 나아가는 발견과 학문은 존재할 수 없으며 존재해서도 안된다. 따라서 인간의 행복이라는 목적에 전치되어 오로지 순수 학문 자체로서 우리 인간을 뒷전으로 바라보는 학문은 소용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책은, 어떤 순수한 예술적 분야의 책이든 학문적 분야의 책이든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목적의식이 존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10명의 서로다른 젊은 역사가들이 우리나라 고대사 중에서도 사이비역사학에 대적하여 진짜 역사를 위해 냉정하게 살펴보는 역사를 다루면서도, 그 10명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목적의식을 상기하고 이 역사적 사실이 오늘과 내일에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고뇌한다.

3. 역사의 의미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역사는 사실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소설이 아니다. 과거는 과거이기에 정확한 재현과 의미 파악이 가능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fact가 필요하다. 반드시 그 fact에서 파생하는 이야기만이 역사로서 기능할 수 있다. 다만, 지나친 논리실증주의에 빠져 이 증거가 없으니 이런 이야기는 의미가 없고 우리도 우리 역사라고 우겨서는 안된다~식의 논리는 위험하다고 본다. 물론 이 책은 역사는 우겨서 될 문제가 아님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주고 사이비역사학에 대적하는 도전적이고 저항적인 태도를 취하는 정의로운 모습을 보이지만, 때떄로 지나친 논리실증주의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그 역사를 통해 오늘과 내일의 의미를 찾는다는 근근본적인 인간적 목적 하에 있다. 따라서 단순히 증거찾기에 몰두하고 끝내는 정도는 안된다. 물론 fact로 시작할 문제이지만, fact는 역사의 "시작점"이지 "전부"일 수는 없다. 그로써 파생되는 의미와 맥락이 중요할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나가며 2022-08-1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실증주의와 논리실증주의를 혼동하시는 것 같습니다. 논리실증주의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는 철학 사조입니다.
1. 인지적으로 유의미한 모든 진술은 경험적으로 검증가능한 진술 혹은 분석 진술이다.
2. 자연과학의 모든 진술은 검증가능한 진술이다.
3. 논리학과 수학의 모든 진술은 분석 진술이다.
4. 형이상학의 진술들은 검증가능하지도, 분석적이지도 않으므로 인지적으로 무의미하다.
5. 가치와 관련된 진술들은 검증가능하지도, 분석적이지도 않으므로 인지적으로 무의미하다.
6. 철학의 임무는 언어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인지적으로 유의미한 진술들을 명료하게 하고 무의미한 진술들의 무의미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다. (논리실증주의의 주된 동기는 ‘전통적인 철학은 감당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주장들로 넘쳐난다. 인지적으로 책임감 없는 주장을 하지 말고, 우리가 분명하게 검증할 수 있는 주장들만 유의미한 것으로 인정하자.’)
∴ 엄밀성의 기준에 비추었을 때 우리가 참이거나 거짓이라고 정말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자연과학, 수학, 논리학의 명제들뿐이다.

철학에서의 논리실증주의는 역사학에서의 실증주의와는 다른 개념이기에 글을 수정하셔야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독서사 - 우리가 사랑한 책들, 知의 현대사와 읽기의 풍경
천정환.정종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s://blog.naver.com/ro2570/221377379504



 이 책은 특이한 분야의 책이다. 책을 다루는 책이다. 물론 서설에서 글쓴이가 말했듯이, 책과 독서는 엄연히 다르다. 이 책의 주요한 소재는 "독서"의 "역사"이며, 그중에서도 시대를 "현대사"로 한정하였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역사에 대한 관심도 크며 최근에는 독서에 대한 관심도 크다. 따라서 역사를 다루는 책도 최근 많이 출간되며, 그 역사가 시대적 역사를 다루는 책 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한 문화 등의 역사를 많이 다루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대한민국의 역사 중 "독서"를 다루었다. 최근 대중들이 역사와 독서에 관심이 많은만큼 그 둘을 합쳐놓은 새로운 발상의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독서사 중 시대를 유독 현대사로 한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설에서 글쓴이의 철학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듯 하다. 만약 "대한민국 독서사"라는 제목 하에, 정말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독서의 역사를 나열하는데 그치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썩 좋은 책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주된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fact)을 다루어야 하는 소재라도, 그렇다면 그 사실에서 과거/현대/미래 어느 시점에든 어떤 함의가 깃들 수 있는지 글쓴이만의 확고한 철학과 자기주장이 있어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글쓴이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존재하였다. 글쓴이는 우리나라의 큰 민주주의 문화의 저력을 높이 사며 책 읽기 문화를 통해 지난 70년 한국의 시간을 돌아보려 한다. 그리하여 글쓴이는 현대사와 독서문화를 붙여보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부터 나를 설레게 하였다.

 서설은 18페이지 정도로, 머릿말 이상의 글쓴이의 자신이 집필한 책에 대한 철학이 뚜렷이 드러난다. 책과 독서를 구분지어 그들의 역사와 의의를 살핀다. 이 책은 한국전쟁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시대를 적절하게 나누어 그 시대를 향유했던 책을 그 당대의 시대 흐름과 견주어 큰 독서사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저자의 뚜렷한 자기생각을 밝힌다. 그래서 때때로 너무 지나치게 확고한 자기생각으로 오히려 반감이 들기도 하며 주관이 뚜렷한 것은 좋으나 마치 사실인냥 어쩌면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하였다. 아직까지도 나는 어느정도의 확고함이 적절한 수준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서설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책과 독서는 다르며 그들의 역사, 문화사, 더 나아가 현대사까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는 것이다. "독서"를 소재로한 대학교양강의를 수강하는 느낌이었다.

 서설의 내용 중에서 글쓴이가 현대의 "베스트셀러"에 대해 비판적으로 자기 의견을 펼쳐내는 부분이 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현대의 "책"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도 하였다. 결국 많이 팔리는게 어느정도의 책의 목적이 될 것이다. 최대한 순수한 글을 읽고자 한다면 아주 고전이나 논문을 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엄연히 말해서, 이 책 또한 많이 팔리는게 어느 정도의 목적인 책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또한 글쓴이의 비판적 태도가 너무 심한 나머지, "현대의 책 읽기"에 대한 태도 마저 점진적인 쇠퇴의 길로 간다며 미래를 비관하기까지 이르는데, 나는 이러한 글쓴이이 전망까지 긍정적으로 대하고 싶지 않았다. 과거와 현대를 비판적으로 살펴, 긍정적인 미래의 길로 앞장서 이끌어주려는 태도가 진정으로 개인과 사회를 생각하는 이상적인 학자의 태도라고 본다.

 사실 본격적인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굳이 할 말은 없다. 서설에서 글쓴이는 어떤 태도를 가진 채 글을 이어나가는지 알았기 때문에, 책의 내용은 그러한 글쓴이의 태도를 인지한 상태에서 독서사의 역사적 사실과 저자의 생각이 어우러지는 내용이 계속 일관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 속 책과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쭉 펼쳐나간다. 왜 그러한 책이 나타났고 향유되었는지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파악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읽을 때는 마냥 감탄하고 좋았지만, 때로는 지나쳤던 태도가 아쉽기도 하였다. 아무튼 이러한 새로운 발상의 책이 나왔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다. 어느 시대에 어떤 책이 나왔는지 일일이 책 이름과 연도를 천천히 읽고 이해하려 하며 암기를 시도하기보다는, 이 시대의 맥락은 무엇이었고 그래서 무슨 책이 이러이러하게 나왔었구나.. 하는 정도로 재미있게 흘러가듯 지나치며 읽는 방법이 이 책에 대한 적절한 독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