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퀸 : 적혈의 여왕 1 레드 퀸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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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한지가 5개월이 되어가는데, 업무 외적인 시간으로 책을 접할 일은 되려 더 줄어든 것 같다.
이런 시점에서 오랜만에 서평단 선정으로 출간 전 먼저 책을 만나 볼 기회가 생기니 더 즐거웠다.

 

 

<레드 퀸>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붉은 여왕을 먼저 떠올렸고, 직접 언급하기도 유감인 어떤 가수의 동명의 노래 또한 생각났다.

은혈과 적혈로 나뉜 세계와 그 중심에 선 메어 배로우라는 여자아이에 대한 간략한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는 <헝거 게임> 과 여주인공 캣니스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작품과 비슷한 느낌으로 떠오르는 것은... 다름 아닌 <메이즈 러너> 다.

 

 

 

그만큼 뻔한 소재들과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이 되는 여성 중심의 새로운

'신데렐라'(과거의 신데렐라 모티프는 결혼을 통한 신분 상승을 의미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신분 상승과 더불어 자신이 속한 사회까지 변화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포함되었다고 본다) 스토리

잘 끌어가는 작가의 힘이 매력적이었다.
초반 기본적인 세계관을 쌓아가는 부분을 조금 딱딱하지만 간결한 호흡으로 비교적 적은 분량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담아내었고
두 권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사건사고와 전환점, 반전들이 포진하고 있다.

유니버셜 픽쳐스의 영화화 결정이 이해가 갈 정도다.

다만 내용을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못해도 세 편 정도는 나와야 할 듯....
(영상물과 도서는 매력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영화로 좀 잘 만들어 주세요.. 잘 살려주세요.....)

 

 

 

 

 

 

 

도서 1권과 2권의 가장 상반된 차이는 적혈과 은혈의 관계 묘사에 있다.
1권 앞부분에서 적혈의 입장에서 본 은혈은 다음과 같이 묘사된다.


이건 철저하게 계산된 차가운 메시지이다. 오직 은혈들만이 경기장에서 싸울 수 있다. 왜냐하면 오직 은혈만이 경기장에서 살아남기 때문이다.
... 너희들은 우리에게 상대도 안 돼. 우리는 너희들의 진화종이야. 우리는 신이다.
... 그리고 그것은 절대적으로 옳다.


적혈의 시선에서 은혈은 아주 강력하기만 한 존재들이다. 감히 범접할 수 없고 반역을 꿈꿀 수조차 없는 절대적인 부류.
단지 피가 은색이고 초능력을 갖추었다는 선천적 요인들로 인해 사회의 이점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
그리고 적혈은 그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존재로만 이용될 뿐이다. 징병되거나 기술공으로 은혈들이 필요한 곳에 삶을 바쳐야 하는 존재들.

 

 

 

하지만 주인공 메어의 입장이 변화되면서 높게만 보였던 은혈들의 위치 속 위태로움이 소설 전개 중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된다.
은혈들에게 적혈은 위협적인 존재이다. 적혈은 희생을 무릅쓰고 반역을 시도할 만큼 궁지에 몰린 자들이지만 은혈은 적혈을 상대할수록 가진 것들을 잃어갈 뿐이니까.
수직적인 것처럼 보여지는 관계의 전복이 소설을 더욱 쫀득하게 만들었다.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로만 접근하기에는 부조리한 사회상을 잘 잡아낸 작가의 역량이 너무 아쉽다.
오히려 로맨스적인 요소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느껴질 만큼 메어와 주변 인물들의 애정선 묘사는 담백하다.

 

대신 생존을 위한 처절함은 강렬하고, 덕분에 여타 로맨스장르가 아닌 <메이즈 러너>를 떠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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