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김현정 지음 / 토네이도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요즈음 여자의 일과 사랑을 그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는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되면서 여자들만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한 번쯤 권해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여자’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 책(또는 영화)들이 많다. 그것은 인간, 넓게는 사회라는 존재 속에서 여자가 갖는 정체성이 시대적으로 많은 방황을 겪어 왔음을 증명해 주며, 책이라는 대중적인 존재는 그것을 증명하는데 재료로서 이용되기에 부담이 없다. 

이미 독자층의  절반 정도를 확보했다는 안도감에서였을까? ‘여자’를 위한 너무나도 많은 지침서는 고맙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녀들을 서고에서 길을 잃게 만들며. 그러기에 이 감성적인, 또는 섬세한 독자들에게 이 한 권의 책조차 조심스러워 진다.


이 책은 저자가 지켜본 30대의 강을 건너는 많은 여자들의 이야기들에 저자의 관점을 더하고 있으며, 그녀들의 이야기는 짧은 주제들을 가진다. 즉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이라기보다는 그녀들의 짧은 에세이라고 소개하는 편에 무리가 없으며, 따라서 이 책에서 저자는 가능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저자가 직접 보고 들은 ‘그녀들’의 말을 인용한 표현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생각의 몫들을 독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을 구체적으로 어떤 독자층을 위해서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만 이 책의 제목은 저자가 만난 ‘그녀’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적인 주제이며, 단지 책 제목 때문에 20대 여성들만을 위한 책으로 그 대상을 단정 짓기에는 사실 아쉬운 점이 있다. 이 책은 그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그 속에 다양한 관점 또한 지니고 있다. 사실 저자가 잘 드러나지 않는 책의 가장 큰 특징으로 독자의 수만큼의 다양한 관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꼽는다. 그러기에 이 책 안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거닐 수도, 뛰어다닐 수도, 헤엄칠 수도 있으며, 지침서로써 당신에게 좀 더 많은 자유와 함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이곳에 나오는 여성들은 평범한 주부에서부터, 의사, 약사까지 다양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그녀들은 자신이 주부, 학원 강사라는 남들이 보기에 별 볼일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할 지라도 후회는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며, 의사 또는 유명한 디자이너이지만 과감히 자신의 열정과 꿈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 그녀들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당당함이다. 자기 자신을 위해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과감하게 때로는 도전적인 선택을 하며 그 속에서 그녀들의 당당함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누구에게나 두려움은 있기 마련이다.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상실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다. 이 책의 그녀들처럼 자신의 삶을 후회 없이 당당하게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당신이라면, 자신에 대한 시험지 정도라고생각하고, 또는 아직 삶의 과도기를 경험하고 있는 20대라면 그 해답지로서 이 책을 한번쯤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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