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하우스에서 20년 - 미국 여성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 제인 애덤스의 자전적 에세이
제인 애덤스 지음, 심재관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헐하우스는  미국 산업보건의 어머니라고도 불리우는 앨리스 해밀턴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알게 된 곳이다.  해밀턴의 자서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의 하나는 어릴 적부터 '가치있는 삶을 살리라' 다짐했던 소녀의 성장기이후로는  노동보건에 대한 헌신하게 된 과정과 그 결과 등 공적인 인간으로서만 자신을 기록하고 있는 태도였다.   

  헐하우스의 창립자이면서 미국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제인 애덤스의 자전적 에세이,'헐하우스에서 20년'을 읽으면서 두 양반이 친구가 아니랄까봐 어쩌면 그렇게 닮은 꼴로 글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전반부는 성장과정, 후반부는 공적인 활동에 대해서만 썼고, 자서전이나 전기의 한 구석에 살짝 나올 법도 한 '연애/사랑'이야기는 단 한 줄도 없다. 제인 애덤스의 책에는 앨리스 해밀턴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과연 둘이 친한 사이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는 제인 애덤스와 앨리스 해밀턴과 함께 셋이서 대화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제인 애덤스는  '선한 이웃'으로 살고자   시카고에 헐하우스를 세우고 새틀먼트운동을 시작했고 그 뒤로 백년도 넘는 세월이 흘렀다. 헐하우스의 역사는 아동노동폐지, 노동시간및 여성 노동 조건의 법제화, 청소년 관련 법률의 개혁 등 미국 진보진영의 투쟁사의 일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인 애덤스가 추구했던 것은 근본적인 변혁은 아니었다.  빵을 나누는 것, 예전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사는 것 이 현실적인 목표였다. 활동방식에 있어서도 '어느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고 다짐하여적대적 관계때문에 열정과 능력을 헛되이 소진하지 않으려 했다.

  제인 애덤스의 표현을 빌면 '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소중했던 것은 시카고 시민들과 우리는 한 마음으로 뭉친 공동운명체라는 의식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지역 주민들한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시 당국에 적극 도움을 주어 그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이 새틀먼트의 가장 가치있는 기능이다." 

  책을 읽으면서 새틀먼트 운동, 20세기 초반 미국적 상황에서의 개혁운동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순간 순간 떠오르는 상념도 없지 않았으나,  책장을 덮었을 때 내 마음에 남은 것은 때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올바름을 추구하면서 살아낸 사람의 향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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