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휠체어 밀어 주세요 장애공감 어린이 13
구드룬 멥스 지음, 카타리나 웨스트팔 그림, 유혜자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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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에 잘 어울리는 어린이동화를 만났다.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어린이책 작가 중 한명인 구드룬 멥스의 작품인 이 책은 엄마와 단둘이 사는 여자아이가 정기적으로 만나던 아빠와 떠난 여행 도중 숲에서 길을 잃고 좌충우돌하면서 관계를 회복하게 되는 이야기다.

작가가 설정한 환경과 캐릭터가 일반적이지 않지만 평범하면서도 섬세하고, 주인공과 아빠가 겪는 사건들이 뻔하다 싶으면서도 누구나 겪는 일이 아니라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듯한 이야기가 착각이라는 것을 책장을 덮으며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아빠같지도 어른답지도 않은 행동을 하는 아빠와 반대로 나이보다 깊은 생각과 상대를 배려하는 아이, 상반된 두 캐릭터가 사건을 끌고 나가니 어처구니없는 한숨이 나온다. 그러다 사소한 갈등이 해결될 때마다 안심하는 엄마미소를 짓게된다.

사실, 예상밖의 상황에 여유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감정기복을 널뛰듯 타는 아빠의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그건 내 모습이었다. 엄마가 되었지만 아직도 때때로 어른스럽게 행동하지 못하는 어리숙하고 철없는 모습.

그에 반해 주인공은 어린 나이임에도 눈 앞에 닥친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상대의 마음과 감정을 배려한다.
혹시, 두 딸도 때로는 이런 마음으로 나를 대할 때가 있지 않을까? 나는 얼마나 자주 철딱서니 없는 모습을 보였을까?

주인공 마야의 아빠가 아이를 통해 어른스러운 아빠로 변했듯 다행히 나도 두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속도가 일정치 않을 뿐;;)

어린이 동화, 아동문학을 접할수록 성인문학과는 또 다른 깊이와 감동, 배움과 깨달음을 느낀다. 어른 안에 숨어있는 순수한 영혼, 잠들어 있는 어린이를 흔들어 깨우는 느낌...더 많은 어른들의 여린 영혼이 종종 흔들렸으면 좋겠다. 

* 한 부모 가정이 된 사연, 엄마와 딸의 관계, 딸과 아빠의 관계 그리고 보통 아이들과 조금은 다른 주인공은 서평에 언급하지 않았다. 이야기 전반에 걸쳐 빠질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에 포인트를 맞춰 강조하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부모와 자식 사이, 결국 사람의 관계란 '마음'이 제일 중요하니까.

*위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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