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학원 지음 / 작은숲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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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어느덧 산골 소년의 눈을 통해 심통골 사람들의 삶으로 빨려들어가게 됩니다. 
 
애지중지 보살피며 사랑을 쏟았던 귀여운 토끼가 이모부의 술안주가 되자 발을 구르며 악을 쓰는 장면, 혼을 쏙 빼놓을만큼 예쁜 새들에 매료되어 맑은 눈을 반짝이며 새들에게 살금살금 다가가는 장면,  어린 새매를 정성들여 보살피다가 결국은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쓸쓸한 장면들을 보면 단 한 순간만이라도 오염된 내 마음을 저 소년의 마음으로 갈아끼울 수만 있다면... 하고 허튼 소원을 가지게 됩니다. 
 
고사리를 꺾다 뱀에 물려 어린 자식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야 했던 문환네 아주머니, 마을 아이들에게 무한 아량을 베풀어주셨던 응규 아버지, 무항생제 축산법을 개발한 원호 형 등 놀라운 사랑과 지혜를 품고 살아갔던 마을 사람들의 이웃이 되어 저수지에서 헤엄도 치고 오곡밥도 지어 먹고 싶어집니다. 그 소중한 사람들 지금은 다들 무얼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함께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왜 그속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그리운걸까요? 언덕배기에 턱을 괴고 앉은 저 소년의 마음 속에 함께 들어앉아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되는 걸까요? 어때요? 당신 마음속에도 저 소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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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ume - Perfume 4th Tour in DOME "Level3" : 일반판
퍼퓸 (Perfume) / 유니버설뮤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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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제가 이걸 다 보게 되는군요! 감동입니다. 라이선스반 최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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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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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져 다 읽고 나서도 쉽게 책장이 덮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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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 Picture (Paperback)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 Abacus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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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보고 큰 기대를 갖고 구입했는데 솔직히 기대에 못미친 작품입니다. 작가의 작품을 다 읽어보지 못하고 겨우 한 권 읽고 나서 작가가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하겠습니만 이 책을 통해 드러난 작가에 대한 인상은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나 인간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하는 작가는 아니라는 겁니다. 쉽게 말해 감동이 없습니다.

첫째,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는 자기의 못 다 이룬 꿈에 대한 열망은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합니다. 하지만 부유한 월스트리트맨으로서 누릴 수 있는 고가의 카메라 수집 취미 외에는 그 꿈을 좇아 노력하는 과정이 별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평소에 가족이나 친구에 대한 사진을 찍어 진열한다든지 사진 동호회에서 활동한다든지 하는,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꿈에 동참하게 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둘째, 냉전을 치르고 있는 아내와의 공감을 위한 노력이 부족합니다. 아내가 글쓰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조용한 동네로 이사하고 직장을 관두게 했던 일이 아내를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내는 깊은 고립감을 느끼고 남편을 원망하게 됩니다. 동기는 좋았지만 현재 아내가 겪고 있는 괴로움이 큰만큼 그걸 해결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아내는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남편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질 못합니다. 두 사람이 치열하게 노력하는 과정에도 불구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구나 라는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저 말다툼 뿐입니다.

셋째, 우연이기는 하지만 사람을 죽이고도 승승장구하고 결국은 요행에 의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자기 이름을 버리고 사고사를 당한 것처럼 위장하고 도망치는 과정에서 괴로움을 겪기는 합니다만 가슴을 후벼파는 그런 괴로움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작가의 가치관이 무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소설속의 인물들이 다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다 읽고 나서 그래서 어쨌다는 거지?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뭐야? 그래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정도는 되야지. 등등의 감동이 없다는 겁니다. 작가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긴장과 호흡도 초반부에 비해 결말에 가서는 흐지부지되고 맙니다. 그것도 좀 실망스럽구요, 뭘 보고 이 작가에 열광한다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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