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심스럽게 꾸러미를 풀었다. 예쁜 빨간색 스웨터, 레이먼드와 내가 길에서 새미를 발견한 그날 새미가 입고 있던 것이었다.
나는 냄새를 맡아보았다. 입고 있던 사람의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사과와 위스키와 사랑의 냄새. 나는 스웨터를 꼭 쥐고 그 부드럽고따뜻한 감촉을 손바닥으로 느껴보았다. 다정하고 활기 넘치는 새미의 느낌.
키스는 창가로 가서 거리를 내다보고 있었고, 나는 그 행동이 완전히 이해되었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그들의 감정까지 감당하려고 애쓰는 것이 견디기 힘들어진다. 그는 내 눈물을 감당할 수없었던 것이다. 나도 기억한다, 나도 기억한다.
"고마워요." 내가 말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등을 돌린 채였다. 모든 것이 거기 존재했고, 우리 두 사람 다 분명히알고 있었지만, 그 전부를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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