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년에 한 번씩 오는 격변은 표현 능력의 도약일 수도 있고, 새로운 주제로의 전환일 수도 있고, 갑자기 마음을 빼앗는 재료일 수도 있고 그때껏 발견하지 못했던 색일 수도 있고, 참선 끝의 득오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것에 대해서는 서구인들이 아주 깜빡 죽습니다만……(웃음) 그러니 여러분, 앞으로의 이십 년을 버텨내세요.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모퉁이가 찾아오면 과감히 회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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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 - 체코 SF 걸작선 체코 문학선 3
온드르제이 네프.야나 레치코바 외 지음, 야로슬라프 올샤jr.박상준 엮음, 김창규.신해경 / 행복한책읽기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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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소설을 거의 접해보지 못해서 장르 지식이 전무했는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상상력이 달려서 '어, 이거 엄청 웃기는 부분인 것 같은데?' 하는 부분에서 제대로 못 웃는 경우도 있었다. 이해력 때문일수도 있고 둘 다인 것 같기도 하다. 「영원으로 향하는 네 번째 날」의 경우에는 말귀를 아예 못 알아먹어서 다른 분 리뷰를 보고서야 감을 잡기도 했다. 

  보면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 떠올랐던「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지은이 소개를 보니 무려 1986년 작이라고 한다. 게임 속의, 피와 살육이 난무하는 비정한 세계가 부조리하면서도 시적으로 느껴졌다. 그에 맞는 투박하고 무거운 결말도 좋았다.「스틱스」는 일상 속의 평범한 비극을  다루었지만 그 무대가 SF가 되니까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강렬한 여운을 남겼던「양배추를 파는 남자」와  재기발랄한 코미디인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 군더더기 없는 효율적인 묘사와 유쾌한 분위기가 좋았던「소행성대에서」도 인상깊게 읽었다. 「소행성대에서」는 이 단편집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이다. 탄탄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보편적인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어서 낯선 배경이나 단어들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더 많은 SF 소설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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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처녀
권교정 지음 / 길찾기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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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허브에서 연재되었던 왕과 처녀가 드디어 단행본으로 나왔다.

주문하고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받고 읽는 과정 내내 꿈만 같았다. 두근거렸다.

교님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코믹플러스에서 연재되고 있는 페라모어 이야기가 프롤로그.

코믹뱅에서 연재되고 있는 청년 데트의 모험이 메인 스토리에 해당하고

왕과 처녀는 외전 또는 에필로그격이라고 하시던데 위의 두 작품을 보지 않아도 감상에 지장은 없다.

두 작품 모두 눈 부릅뜨고~  예의주시하고 있던 나로서는

왕과 처녀에서의 데트를 보면서 기분이 참 묘하긴 했지만.

데트의 모험에서 한창 달리고 있는 데트가

잘 갈아엎은(?)  한참 뒤 평화로운 시대의, 그것도 말년을 보내고 있는 왕이라니.  

페라모어와 데트의 모험을 보지 않고서 보았으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기도 했는데

그랬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을듯. (아, 당연한 건가;)

헬무트,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 마담 베리의 살롱, 매지션 등.

교님 작품들을 읽으면서 종종 느끼던 그-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어떠한 감정들을

이번 왕과 처녀에서도 느꼈다.  다른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특유의 느낌.

이제 또 돌려보기 하면서 다음 단행본을 또 목빠져라 기다리는거다.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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