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부분 그림책 이야기는 수달 아빠와 수달 아들((마지막 장면을 보면 당연히 아들이라고 생각이 든다 ^^; 점프하고 싶어 하는 수달이)의 대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수달 아빠는 아이의 질문을 귀찮아하지 않고 오히려 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와 발문을 한다. 아이가 잠깐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도 차분하게 들어주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유연한 대화 스킬을 가지고 있으신 게 분명하다. 수달 부자가 서로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며 티키타카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은 많은 부모들이 그리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우드덕 이야기를 통해 나는 부모와 아이가 무언가에 함께 몰입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화는 서로가 평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져야하며 아이는 부모의 경청하는 모습을 통해 부모에 대해 신뢰감을 가진다고 한다. 본능적으로 아이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아이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며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부모라면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어릴 때 대화를 통해 형성된 말에 대한 신뢰감은 한 사람의 인격을 만들어 주는 마음 밭에 훌륭한 밑거름이 되는 것(p.36)이라고 하니 다시금 대화와 경청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부모로서 나의 모습을 성찰하게 되었다.수달 아빠는 경청을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질문'을 이야기한다. 질문을 하는 아이는 답변을 들어야 하니 경청하게 되고, 어른도 아이의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기 위해 귀 기울이게 됩니다.(p.39) AI, 인공 지능이 나타나면서 세상이 떠들썩 해지는 소식을 들으며 질문을 스스로 하지 못한 인공지능과 달리 우리는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다음 세대는 질문을 잘 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주 오래전부터 유교적 문화, 주입식 교육 등의 이유로 질문을 잘 하지 않는 아니, 질문을 못하는 아이들로 키웠다. 개인이 바꿀 수 없는 공교육 시스템이나 사회 구조의 문제를 탓하기보다는 '그렇다면 가정에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를 고민했을 때 수달 아빠와 엄마의 가르침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수달 엄마, 아빠는 질문을 통해 서로 경청하고, 경청하는 대화를 통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부모가 충분히 도울 수 있다고 격려하고 있다.수달 엄마는 가정 안에서 그림책을 함께 읽고 나누는 대화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림책은 그림이 주가 되는 책이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라고 오해했던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주었다. 한참 그림책 읽으며 이것저것 질문도 많아지고 한글에 관심 가지는 우리 둘째와의 잠자리 독서를 더 부지런히 즐겁게 챙겨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오른다.쉽게 읽는 것으로만 독자들의 배움이 끝나지 않도록 책의 마지막에는 #공감문해력 #그림책큐레이션 코너가 있어서 직접 책을 골라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마지막 까지 독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수달 가족 문해력 그림책-1>이라는 표지의 문구를 보니 앞으로 이어 나올 시리즈의 책들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