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비꽃 세계 고전문학 1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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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이고 조그만 배는 인간에게 허용된 공간이다. 바다에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도 있지만, 인간을 파멸시키는 고통과 공포도 존재한다. 그래서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 새로운 꿈에 부풀지만, 그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며 급기야 죽음을 상징하는 상어와 사투까지 벌인다. 결국, 상어에게 지지만 소년이 볼 때 그것은 패배가 아니다. 노인 역시 “인간은 죽을지언정 굴복할 순 없다”고 소리친다. 여기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삶의 터전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다 쓰러지는 건 건강한 인간만 누리는 숙명이자 행복이다.

노인은 물질이란 관점에서 실패한 인생이다. 운도 다하고 세상 사람은 노인을 ‘살라오’라며 무시한다. 소년 부모는 노인에게서 자식을 떼어놓는다. 그래도 소년은 노인 곁을 지킨다. 노인에게 배울 게 많다고 확신한다. 어부에게 고기를 낚는 기술보다, 고기를 낚는 실적보다 중요한 것이 있음을 이해한 거다. 소년을 통해서 어부 출신 베드로가 예수를 따라나선 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1940년에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발표한 이후 십여 년 동안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다. 1950년에 발표한 ‘강 건너 숲속으로’는 혹독한 비평만 받았다. 작가로서 운이 다했다는 평판이 나돌았다. 하지만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산티아고 노인이 84일 동안 고기 한 마리 못 잡는 ‘살라오’로 낙인찍혀도 자신에게 주어진 천직을 묵묵히 수행하는 모습은 작가의 처지와 각오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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