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1일 1페이지 시리즈
정여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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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본 서평은 서평단 당첨으로 위즈덤하우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서평에는 해당 책의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책 표지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결국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나 자신이었다." 어쩐지 팩폭을 당한 기분이라 순간 멍했다. 다른 사람들이 직접 말한 것도 아닌데 저 사람은 왠지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라며 스스로에게 겁을 준 것도 나였다. 지레짐작하여 내가 이렇게 말했는데 이게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지도 몰라, 하며 자책한 것도 나였다. 너는 왜 이것밖에 못하는거야, 이렇게 해서 뭐가 되겠어, 라며 스스로를 혼낸 것 역시 나였다. 진짜로 인정해야할 순간인 것 같다. 나를 불안하게 한 것도, 나를 상처입힌 것도 나였음을. 그래서 이 책이 궁금했다. 작가님은 내가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시지 않을까.

너무 많은 콤플렉스에 찌들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자신의 어깨를 꼭 안아주는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 당신은 당신의 장점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결점을 껴안은 채 오늘도 용감히 이 세상을 버텨냈기에 더욱 아름다운 존재다.

이 책은 제목처럼 1부터 365까지 매일매일 한 페이지의 글이 적혀 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동안 그림, 영화, 책, 일상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요일마다 각기 다른 소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책을 처음부터 읽어 내려가지 않고 원하는 부분을 펼쳐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날그날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작가님은 영화나 책 같은 작품을 심리학과 얀관시켜 소개해주기도 하고, 때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우리의 마음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온다.

다른 사람의 트라우마,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쩐지 내가 품은 상처가 떠오른다. 보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 꾹꾹 잘 눌러놓았지만 결국 이렇게 터져버리는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스스로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덮어만 놓아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음을. 그렇게 이 책은 내가 좀 더 단단해지는 데 도움을 준다. 숨겨놓았던 상처를 마주하고, 마음껏 아파하라고. 그렇게 아파한 다음에는 그 상처를 잘 안고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런 위로를 받은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매일 속삭인다. 괴짜라도 괜찮아. 내가 나일 수만 있다면 이상해도 괜찮아. 나다움을 잃지만 않는다면.

책을 소개하는 출판사의 서평에는 이 책이 365개의 심리 테라피를 담고 있다고 적혀 있다. 그 말에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한다. 때로는 내가 몰랐던 책에 적힌 좋은 말들이 나를 위로해주기도 하고, 처음 듣는 영화의 주인공에게 큰 공감을 느끼기도 한다. 어렵기만 했던 미술작품을 보며 세상에, 내 마음 같네 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작가님의 자신에 대한 고백을 들으면 공감하는 마음은 하늘로 마구 솟구치고, 내가 내면의 상처와 마주할 수 있도록 소개된 다양한 이론이나 대화 방법은 직접 해보고 싶어서 사진을 찍어둔다.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서 더 좋았다. 사람마다 모두 다른 취향과 성격을 가졌고, 그렇기에 맞는 테라피 방법도 다를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선택지가 있고, 그 중에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여정이 참 즐거웠다.

힘들어한다고 혼내지 않고, 늦었다고 재촉하지 않으며, 상처입었다고 나약하다 호통치지 않는다. 이 책에 담긴 것은 그럴 수 있다는 공감과 괜찮다는 위로의 손길이다. 충분히 아파하고, 그 다음에 훌훌 털고 일어나면 된다고 손을 내밀어주는 것 같다.

얼마 전에 평소 좋아하는 가수인 아이유님의 신곡이 나왔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앨범 소개를 읽다가 조금 울었다. 앨범 소개 마지막줄은 이러하다.

"당신은 별난 사람이 아니라 별 같은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보다 낯도 많이 가리고, 다른 것 투성이라 나에 대해 말하다보면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사람으로서, 큰 위로였다.

그 노래 celebrity의 가사처럼 우리는 모두 다 유일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노래도, 이 책도 우리에게 그것을 알려주기 위해 이렇게 큰 소리로 외치고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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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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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서평단 당첨으로 다산책방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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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사실 가장 처음에 눈길을 끈 것은 표지였다. 작은 새의 앞에 서 있는 한 소년이 에쁘게 표현된 표지는, 언뜻 보기에 마치 소년에게 날개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적힌, 2021년 우리는 '엘리'와 함께 한 번 더 성장할 것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남았다. 엘리는 어떤 아이일까.

온종일 책 읽고 술 마시는 아빠, 한때 마약에 빠졌었지만 극복하고 있는 엄마, 말을 하지 않고 허공에 글자를 쓰는 형, 엄마를 마약에 빠지게 한 장본인이자 동시에 엄마를 마약에서 구해낸 새아빠, 전설의 탈옥왕으로 이름을 날린 현 베이비시터 슬림 할아버지. 엘리의 주변에는 다양한 어른이 있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기란 어려울 것 같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다보면 쉽게 공통점이 보인다. 모두, 엘리를 아낀다는 것. 살짝 보아도 평범해보이지 않는 성장환경 속에서 엘리는 어른들에게 상처를 받지만 그럼에도 어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엘리에게 사랑을 전한다. 마약왕 타이터스 브로즈까지 엮이며 엘리는 점점 힘든 상황에 빠지지만, 그 사랑을 바탕으로 엘리는 빛을 잃지 않고 꿋꿋이 성장해내간다.

다들 내 인생의 남자 어른들을 좋은 사람이냐 아니냐로 평가하려고 한다. 나는 세세한 일들로 그들을 평가한다. 추억들로.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른 횟수로.

책의 뒤쪽 표지에 이런 문장이 나와 있다.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여전히 나는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가 없다. 그런데 엘리는 어쩐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것만 같다. 사람은 모두 좋은 면도, 나쁜 면도 가지고 있다는 슬림 할아버지의 말처럼 엘리는 사람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눌 때 세세한 기준을 적용한다. 그들과 함께 한 일상, 그들이 자신을 부른 횟수, 그들이 자신에게 보여준 본인만이 느끼는 애정. 어쩌면 엘리는, 나보다도 훨씬 어른인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힘들 것 같아 보이는 일들이 엘리에게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엘리에게 대체 왜 이러는건가 싶을 만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는, 넘어지면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난다. 시원하게 욕을 한 마디 내뱉고는 다시 무심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마약왕의 손에 새아빠를 잃고, 엄마는 감옥에 가고, 본인의 손가락을 잃는 상황에서도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던 것은 엘리에게 그들 나름대로 표현해왔던, 사랑이 아니었을까.

슬림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리 둘을 쳐다본다. “둘 다 명심해, 너희는 자유의 몸이지. 지금은 햇볕 드는 좋은 때니까, 세세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 그 시간을 영원히 지속시킬 수 있어.” 나는 충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시간을 해치워버리라는 거죠, 할아버지?” 내가 말한다. 슬림 할아버지는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시간에 당하기 전에.”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감방 생활의 지혜다. 시간에 당하기 전에 시간을 해치워버릴 것.

엘리와 오거스트의 베이비시터이자 탈옥왕인 슬림 할아버지는 시간에 당하기 전에 시간을 해치워버리라고 말한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고, 혹은 시간이 너무 느리다고 느낄 때가 있다. 시간이 어서 흘러주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때로는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르기를 바랄 때도 있다. 그런 순간에 이 문장이 한 번씩 떠오를 것 같다. 시간의 주도권을 내게 둔다면, 아마 그 시간을 좀 더 내 의지로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날 병원에서 네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에 대해 물었지 엘리. 나도 그 생각을 해봤다. 아주 많이. 그저 선택의 문제라고, 그때 말해줬어야 하는데. 네 과거도, 엄마도, 아빠도, 네 출신도 상관없어. 그저 선택일 뿐이야.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되는 건 말이다. 그게 다야.”

이 책이라는 긴 여정을 끝내고 나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전부 이해한 것인지, 잘 감상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엘리가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는 것. 어쩐지 책이 어렵다고 느껴지다가도 한순가에 몰입되어 읽어내려가고, 별 생각 없이 읽다가도 문득 울컥해지는 기분이 들게 했던 책. 엘리는 나에게 '좋은 사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기로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잘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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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직원 박민준 - Question Unanswered
경지운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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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서평단 당첨으로 바른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서평에는 해당 책의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모범

1. 본받아 배울 만한 대상.

네이버 국어사전

'모범' 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찾아보면 "본받아 배울 만한 대상"이라는 뜻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타의 모범이 되는 사람이 좋은 것이고, 모범생은 훌륭한 것이라는 인식을 자주 보고 듣게 된다. 그래서 나 역시 '모범생'을 언제나 긍정적인 의미로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모범적인 사람은 좋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모범의 기준이 어디에 두어야 맞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생겼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의 모범 기준에 맞추기 위해 '나'에게는 너무 소홀해왔던 것은 아닐까.

수학에는 모범답안이 있었다. 답이 한가지였다. 그래서 그 답을 구하는 과정을 학습하면 모든 게 해결되었다. 물론 인생에 있어서도 제시된 답안은 있다. 하지만 그 답안이 애초에 각 개인의 고유성을 충분히 고려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였다. 답안에 우리 각 사람의 이름은 없었다. 그저 오늘날의 사람들이 살아 볼 수 있는 단편적인 예시가 주어져 있을 뿐이었다.

공항에서 일하는 탑승수속 직원 박민준은 제목 그대로, 모범적인 직원이다. 회사에서 업무에 충실하고, 선,후배와 모두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의 한 후배가 민준의 집 앞으로 찾아온다. 퇴사를 결심하고 찾아온 후배는, 민준에게 현재에 만족하냐는 질문을 던지고 이를 들은 민준은 다시 한 번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쉽게 대답을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민준은 고민에 빠진다.

책은 민준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공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이 생생하게 느껴졌고, 민준과 그의 동료들이 가지는 고민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민준과 함께 일하는 항공사 동료들, 공항에서 연이 닿은 고객, 그리고 민준의 친구.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의 고민이 각각 조명되어 민준의 고민과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다.

민준에게 변화의 시작점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진 후배 소민은 직장에 입사하여 꿈에 한 걸음 다가왔다고 생각했지만, 입사 후 이 일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자신이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퇴사하여 편입을 위한 공부를 시작한다. 해외여행을 처음 간다고 이야기해준 한 고객 승미는 여태까지 열심히 공부하여 남들이 보기에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도 들어갔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누군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방황하다가 퇴사 후 여행을 시작했다. 민준의 친구 고성은 대기업에 입사하여 높은 연봉을 받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업무에 힘들어하며 이 길이 자신이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이의 고민은, 어쩌면 지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아니 직장인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대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회사를 다니며 했던 고민들이 책에 녹아 있어서 그들의 고민에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더 큰 결실을 맺기 위해 마음을 바로잡아 가는 이 시기가 그녀에게는 하나의 고비이자 더 멀리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계기를 스스로 마련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민준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소민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가벼움 이상이었다. 한껏 들떠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책에서 민준은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묻는다. what do you want?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하며 하나씩 답을 찾아간다. 책을 읽는 동안 나 역시 같은 질문을 받는 기분이었다. 이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도 헷갈리는 요즘 어쩌면 나에게 꼭 필요한 질문인 것 같다. 아무래도 당분간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야겠다. what do you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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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토스트 사계절 그림책
이해진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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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서평단 당첨으로 사계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서평에는 해당 책의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햇볕 토스트, 뭔가 제목에서 노릇노릇함이 느껴진다. 따뜻한 햇볕 아래 버터를 녹여 토스트를 굽는 장면이 연상되는 이 책은, 다른 그림책과 책 모양이 달랐다. 보통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는 다른 책과는 달리 <햇볕 토스트>는 아래에서 위로 책을 넘기게 되어 있었다. 또한, 책 표지에 토스트 모양으로 구멍이 나서 햇볕을 쬐고 있는 아이와 동물 친구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와서 시선을 끈다.

                            

마치 버터를 바르고 계란 물을 바른 식빵인 것처럼 화사하게 들어오는 햇볕 위에 고양이를 한 스푼, 강아지도 한 스푼 올려놓는다. 그러다 보면 보기만 해도 폭신폭신 맛있어 보이는 구름이 둥실둥실 들어와 토스트 위에 자리 잡는다. 토스트 위에 자리잡은 친구들의 표정이 평온해서 지켜보는 나도 같이 평온해진다.

낮잠과 토스트라는 어쩐지 전혀 다른 단어를 이토록 잘 어우러지게 조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한 책에 잘 표현이 되었다고 느꼈다. 폭신폭신한 이불에서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잠을 청하는 아이와, 강아지와 고양이의 모습이 연상되면서 책이 한층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책의 마지막에는 맛있다고 외치는 즐거운 친구들의 모습니 보이면서, 토스트가 맛있다는 것 같기도 혹은 잠시 청한 낮잠이 맛있었다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쩐지 달콤한 향이 나는 것만 같은 책이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따뜻하고 행복한 순간을 담아 이 책을 만들었다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동안 포근함이 느껴진다. 어쩐지 좋아하는 이불을 끌어와 덮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한 번 더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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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소동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6
김지안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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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서평은 네버랜드 22기 활동을 위해 시공주니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서평에는 해당 책의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귀여운 표지만큼이나 사랑스러운 내용으로 가득했던 <세탁 소동>. 제목을 먼저 보면 뭔가 세탁소에서 일어나는 일인가, 빨래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기대감을 안고 책을 펼치면 기대보다도 훨씬 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곰은 급하게 볼 일이 생겼다고 옆집 친구 생쥐에게 잠시 세탁소를 맡긴다. 곰이 좋아하는 빵을 잔뜩 사러 간 사이에 생쥐는 약속대로 세탁소를 봐준다. 곰은 빵을 고르고 사서 돌아오는 길에도 혹시 세탁소에 손님이 오지는 않았을까, 손님이 앉을 자리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을 한다. 앗, 그런데 정말 곰의 걱정대로 곰이 자리를 비운 세탁소에 손님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빨래도 점점 산처럼 쌓여만간다. 손님을 더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었던 생쥐는 결국 빨래를 돌리기로 하는데, 곰이 깜박 잊고 하얀 옷과 색깔 있는 옷을 같이 빨면 안된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아 생쥐는 자신의 빨간색 옷을 손님들의 하얀 옷과 같이 빨아버린다. 과연 빨래는 어떻게 될까?!

                               

곰이 걱정하는 장면이 그대로 현실화 되고 있는 모습을 교차하며 보여줘서 곰의 걱정과 생쥐의 당황스러움이 함께 느껴진다.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동시에 귀엽기도 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또한, 생쥐의 빨간 옷 덕분에 모든 옷이 분홍색이 되버리고 그 뒤에 곰이 세탁소로 뛰어들어가는 장면에서 마치 세탁소 문을 열듯 그림책을 직접 펼쳐볼 수 있게 되서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 곰과 함께 세탁소 문을 열면 생쥐가 화가가 되어 멋진 옷을 완성해내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그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손님들의 하얀 옷을 모두 분홍색으로 만들어버려서 생쥐도, 이 책을 읽는 나도 당황했다. 손님들이 화를 내면 어쩌나, 곰에게는 뭐라고 말하나 하는 여러 가지 생각으로 복잡했는데 생쥐는 상황을 멋지게 반전시킨다. 예쁜 분홍색으로 물든 옷에 각자의 동물 친구들이 좋아하는 무늬를 그려넣어주면서 기존의 옷을 멋진 새 옷처럼 만들었다.

그림책에는 어른에게 필요한 마법이 숨겨져있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잠시 잊었던 소중한 명제를 깨우쳐 주기도 하고, 잠시 쉬고 있던 나의 순수와 동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멋지게 상황을 변화시키는 생쥐를 보며 감탄했다. 나도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지, 다짐하게 되는 정말 좋은 책이다.

세탁소를 멋지게 지켜준 생쥐에게 선물로 빵을 한가득 주는 귀여운 곰과 재치로 훌륭한 옷을 만들어내 손님들을 만족시킨 생쥐의 우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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