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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
김지선 지음 / 새벽감성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본 서평은 서평단 당첨으로 새벽감성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서평에는 해당 책의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나만의 책방을 꾸려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 지금은 책, 책방과는 관련이 거의 없는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가 그려온 책방을 실현해내고 싶다. 내가 고른 책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그래서 책방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 직접 책방을 꾸려나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즐거움과 함께 내 꿈을 키워나갈 힘을 준다. 이 책 역시 책방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기쁘게 신청했다. 이번에는 어떤 책방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찾아와도 괜찮을 동네 책방으로 놀러 오세요. 어쩌면 오래전 당신이 꿈꾸던 곳일 수 있어요.
책에 대한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로 책을 읽다보면 아마 이런 의문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 책, 에세이인가? 아님 소설인가? 이 책은, 실제 책방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아르바이트생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고 나와있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나 에피소드는 때로는 허구이기도, 어떤 때에는 실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실제로 그 책방에 가본 것처럼 생생한 책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책은 여행작가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곰돌이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곰돌이는 이 작은 책방에서 청소도 하고, 손님들에게 책을 추천해주기도 하며, 사장님의 요청으로 책을 읽고 독후감도 쓰는 등 다양한 일을 한다. 매 챕터는 1월, 2월 이런 식으로 달의 이름이 붙어 있다. 곰돌이가 1년간 책방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손님을 만났고 그래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한 발자국씩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책방이 친숙해져 있다. 어쩐지 다음 약속은 책방에서 잡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
사장은 책방에는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다고 답했다. 어떤 곳엔 책을 사러 가고 어떤 곳엔 책을 읽으러 가고 어떤 곳엔 책을 쓰러 가고 어떤 곳엔 책이 있어 그냥 좋은 거라고. 사장은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책을 쓰는 사람이거나 책이 있는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에 대한, 본인에 대한 여러 고민은 간직한 것만 같은 곰돌이는 이 책방에서 일하며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것 같았다. 다양한 책을 읽고, 손님에게 커피를 내리고, 책 추천을 부탁하는 손님에게 책을 추천해주면서. 고민이 생겼을 때, 여러 일에 지쳐서 그저 쉬고 싶을 때 나는 책을 왕창 사고 그 속으로 들어간다. 닥치는대로 책을 읽다보면 내가 한 발자국씩 걸어나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책은 그래서 참 신기한 것 같다. 가끔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책이 왜 좋냐고 물어본다. 그럴 때면 나도 나에게 물어본다. 책이 왜 좋은걸까. 책이 좋은 이유는 많이 댈 수 있다. 내용이 재미있어서 좋고, 궁금한 것에 답을 줘서 좋고, 생각할 것을 줘서 좋고, 내 고민을 잘 들어주고 여러 답을 제시해주어서 좋고, 힘들 때 내 곁을 잘 지켜줘서 좋고, 언제나 좋은 친구로 내 옆에 있어줘서 좋다. 그렇게 많은 답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대답할 때가 가장 많다. 그냥, 그냥 좋아. 나는 책이 그냥 정말 좋아.
정말정말 좋은 것에는 이유를 대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굉장히 많은 이유가 있지만, 사실 그 수많은 이유가 없어도 그것이 그냥 좋다. 존재 자체로. 이 책에서 나와 같은 그런 애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시니컬한 듯 보였던 곰돌이도, 잠깐씩 등장하는 사장님도, 책의 챕터마다 중요한 인물이었던 여러 손님들도 모두 책에 대한 애정을 한웅큼 안고 책방에 다녀갔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니 정말로, 책방이 가고 싶다. 다음 약속은 책방으로 정해야겠다.
하지만 책방에서 일하며 추운 계절에도, 전보다 덜 춥다고 생각했다. 전달에 비해 따뜻했고, 전년에 비해 따뜻하다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