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 거리의 작은 향수가게 로맨틱 파리 컬렉션 3
레베카 레이즌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 본 서평은 서평 이벤트 당첨으로 황금시간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서평에는 해당 책의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

로맨틱 파리 컬렉션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여행지에 온 것 같은 설렘,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랑스러운 사람들. 책방에서도, 앤티크 숍에서도 느꼈던 그 분위기는 향수가게에서 정점을 찍었다. 내가 사는 동네에 이런 서점과 앤티크 숍, 향수가게가 있다면 매일 출석도장을 찍으며 단골이 되었을것이라, 확신한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는 멋있는 사람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다시 한 번 품는다.

 

우리는 올리브 나무 사이를 걸었다. 투명한 주황색으로 지는 햇빛이 나무들의 몸통에 반사됐다. 라벤터 꽃밭에서는 꽃들이 인사를 건네는 듯 바람에 너울거렸다. 뭔가가 달라졌는데 그게 나인지 내 향수인지 아니면 세바스티앙과 그의 여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튼 나는 잡았던 고삐를 놓은 듯 마음이 전보다 가벼워졌고 그 기분이 좋았다. 아니면 과정을 믿으며 우여곡절을 즐기게 된 것일 수도 있었다.

 

 

델은 향수에 대한 엄청난 애정과 자부심이 있다. 델이 만드는 향수를 보고 있노라면 저한텐 어떤 향수가 어울리나요? 라고 꼭 물어보고 싶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향수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왠지 델이 싱긋 웃고 만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다.

향수병에 느낌과 감정을 담는다는 말이 좋았다. 싱그러운 향, 달콤한 향, 톡 쏘는 향, 상쾌한 향 정도로 향을 구분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고 싶을 만큼. 조그마한 향수병에 얼마나 많은 감정과 느낌이 담기는지 , 그를 위해 조향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조향사라는 직업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천생연분을 주문할 수는 없었다. 그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믿음을 간직해야 했다. 진정한 사랑이 나를 찾아올 거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확신 아래 그때까지 믿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진정한 사랑이란 뭘까? 어떤 사람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사랑하는 공간일 수도, 영적인 탐구일 수도 있었다. 사랑은 단순한 말이 아닌 그 이상이었고 달빛 아래에서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델이 자신의 미래를 직접 그려나가는 모습도, 스스로를 믿게 되는 과정이 참 좋았다. 또한, 세바스티앙이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도. 델과 세바스티앙이 좋은 시너지를 주고 받는다고 생각했다. 향수에 대한 애정도,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도 닮은 두 사람이 만나다니, 두 사람의 사랑에 왜 내가 이렇게 기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스스로의 능력에 확신하지 못하던 델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하나씩 과제를 해결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엄청난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이곳에서 좋은 우정 쌓아나가고, 경쟁 속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잘 챙기는 델이 정말정말! 사랑스러웠다. 자신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 여겼기에 절박한 마음이었을텐데도, 그녀는 그렇게 상대의 손을 잡은 채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 말할 수 있는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지나치지 않는 사람, 자신의 일에 애정이 넘쳐나는 사람. 닮고 싶은 부분이 많은, 참 예쁜 사람이다.

로맨틱 파리 컬렉션 중 책방도, 앤티크 숍도 참 좋았는데, 나는 베스트로 향수가게를 선택하고 싶다. 아름답고 설레는 로맨틱 파리 컬렉션 특유의 분위기가 가장 잘 드러난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정말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종종 내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잘 성장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이 드는 날에, 이 눈부신 사람들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처음부터 이럴 운명이었다. 별에, 하늘에, 향수병의 형체에 새겨진 운명이었다. 내가 들고 있는 향수 속에 담긴 운명이었다.

우리는 서로 끌어안았고 나는 시간이 멈추길 바랐다.

그 순간에 영원히 머무르고 싶었다.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길을 찾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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