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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무인도
박해수 지음, 영서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7월
평점 :
직장 생활 3년차임에도
여전히 다른 팀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깨지며 자존감도 함께 산산조각이 난 주인공 ’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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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끼고,
무작정 떠나 도착한 ’도문항‘.
바닷가 마을의 정이 듬뿍 담긴 ’섭국‘을 먹고
그 곳에서 살아 보기로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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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바닷가 살이가 아니다.
사람 한명도 살지 않는 무인도에서의
자유롭고도 고독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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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과 인간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영화 <리틀 포레스트>만큼 힐링을 선사해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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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이는 왜 그렇게 까지 사람하나 살지 않는
무인도에서 살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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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제가 사람들이랑 말을 주고받는 게 힘들어서요.
그래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지안은 섬약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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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 생존을 위해 물질하다 마주친
문어가 팔을 뻗어 지안의 얼굴을 만져준 이후
문어는 먹지도 못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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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 준비를 위해 나무를 벨때에도
미안한 마음에 ’베는 것‘이 아니라
’곱게 다듬어 주는 일‘이라며
나무에게 다정히 이야기해 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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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센서티브한 사람이 홀로 무인도에
산다는 건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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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소설속 인물들 가운데
’지안‘은 가장 용기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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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마치 4D영화를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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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장면,
물질하며 숨쉴 때 나오는 뽀글거림,
갯방풍의 향긋함,
지누아리 해초 냄새,
숯불에 노릿노릿 익어가는 도루묵 구이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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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이라면 이렇게 더운 날 무인도에서 뭘 해먹었을까.
요새 바닷가 제철 재료는 뭘까.
하며 더운날 불 앞에서 요리할 때에
문득문득 지안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바다에 퐁당, 배추 절이는 장면은 명장면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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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의 무인도 삶을 통해
원했던 자유 ’한 가지‘를 얻기 위해서
하기 어려운 ’백 가지‘의 일을 해내야 함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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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이는 여전히 섬에 살고 있을까?
아니면, 도시로 돌아와
단단해진 마음으로 조금은 나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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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지안이 처럼 회사다닐 때 그랬었지....
책 읽는 내내 ’나도 지안이 처럼‘을 수 없이 떠올린 책.
책장을 덮고나서는 현생에서는 못해볼 일들을
대신 해주며 대리만족 느끼게 해준 지안에게
참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