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365개의 질문이지만, 그 안에는 5년의 시간이 겹겹이 담겨 있다. 하루에 하나씩 답하다 보면 총 1,825개의 생각과 감정이 쌓인다.
오늘의 내가 적어 내려간 문장을 내년의 내가 다시 읽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지금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고민과 감정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걸 떠올리면 괜히 마음이 설레고, 살짝 떨린다.
이 기록을 1월 1일부터 시작했다는 사실도 특별하다. 내년의 1월 1일, 그리고 그다음 해, 그렇게 5년 뒤의 나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아마도 잊고 지냈던 생각에 웃음이 나거나, 그때의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시간을 사이에 두고 나와 내가 다시 만나는 일, 그 상상만으로도 이 기록은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 있다.
이 5년 다이어리는 일기를 쓰는 책이라기보다, 시간을 보관하는 보관소이다. 우리는 보통 하루를 살아내고 흘려보내지만, 이 책은 같은 날짜를 5번 다시 마주하게 만든다. 오늘의 질문에 답하는 순간은 짧지만, 그 답은 1년 뒤, 3년 뒤, 5년 뒤의 나에게 다시 호출된다. 기록은 과거에 남지만, 읽는 행위는 늘 현재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이 다이어리는 독특한 시간 구조를 가진다.
특히 인상적인 건 ‘같은 질문’이라는 장치다. 질문은 고정돼 있지만, 답하는 나는 해마다 달라진다. 가치관이 바뀌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달라지며, 어떤 질문에는 더 이상 고민조차 하지 않는 순간도 온다. 그 변화가 한 페이지에 겹쳐질 때, 우리는 성장보다 먼저 ‘이해’를 경험하게 된다. 과거의 나를 평가하기보다 “그땐 그럴 수 있었겠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 다이어리는 미래를 계획하게 하기보다는, 시간을 견디는 힘을 길러준다. 잘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고, 특별한 하루를 만들 필요도 없다.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이 책은 성실한 사람보다, 오히려 기록에 부담을 느껴왔던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린다.
5년 후의 나에게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면, 이 다이어리는 가장 조용하고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