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니멀 라이프 최적화 - 100억 부자를 만드는
황재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물건이 아니라 ‘선택’을 줄이는 삶
나는 오랫동안 미니멀리즘을 물건의 문제로 생각해왔다.
얼마나 줄였는지, 얼마나 비웠는지, 얼마나 깔끔한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된 건,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물건의 개수보다 선택의 밀도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20대 때 이사가 잦았다. 그때마다 마주하는 짐의 양.
그때는 몰랐다.
짐이 많다는 사실보다 더 큰 문제는, 무언가를 고르느라 하루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입을 옷을 고르느라 망설이고 어느 컵을 쓸지 잠시 멈추고 어떤 그릇을 꺼낼지 생각하다가 흐름이 끊긴다.
물건 하나하나는 사소했지만, 그 선택들이 쌓이자 하루는 자주 피곤해졌다.
수납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한때 나는 ‘정리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수납만 잘하면 삶이 정돈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수납은 문제를 가려줄 뿐, 해결하지는 않았다.
보이지 않게 넣어둔 물건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결정을 요구하는 상태로 대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정리는 줄어드는 일이 아니라 다음 정리를 미루는 일이 되었다.
물건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쓰지 않는 물건은 그저 공간을 차지하는 게 아니라 관리해야 할 대상이 된다.
닦아야 하고, 옮겨야 하고, 버릴지 말지 고민하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나는 알게 됐다. 물건은 가만히 있어도 나에게 에너지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아껴 쓰는 것’이 꼭 좋은 선택은 아닐 수도 있다
정상적인 새 물건은 쌓아두고 닳아버린 물건을 끝까지 사용하는 습관.
겉으로 보면 절약 같지만, 내 삶에는 묘한 침체감을 남겼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컨디션이 좋은 물건을 쓰는 건 사치가 아니라, 나를 움직이게 하는 장치일 수 있겠구나.
결국 남는 건 몇 가지뿐이다.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어도 손이 가는 건 늘 비슷했다.
자주 쓰는 것, 편한 것, 나에게 맞는 것. 나머지는 그저 ‘있다는 이유로 유지되는 존재’였다.
그래서 요즘의 기준은 단순하다. 이 물건이 내 삶의 흐름을 빠르게 만들어주는가, 느리게 만드는가.
나를 위한 미니멀리즘
이제 나는 완벽한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지 않다.
대신 결정해야 할 일을 줄여주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미니멀리즘은 정답이 아니라 조정의 문제다. 누군가는 50개로 충분하고, 누군가는 150개가 편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그 물건들이 내 하루를 덜 흔들리게 만들어주는지다.
물건을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선택, 에너지, 그리고 삶의 흐름까지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충분히 머물러 볼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