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횡단, 22000km
윤영선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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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및 서평

『유라시아 횡단, 22000km』은 이건 여행이 아니라 삶의 장면을 이어 붙인 또 하나의 서사였다.

동해항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 그리고 이스탄불까지.

실크로드를 자동차로 달린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벅차다.

특히 나는 동해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구간이 가장 궁금했다.

육로가 시작되기 전, 그 여정의 첫 문을 여는 관문.

차를 실어 바다를 건너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장면을 보았을까 상상하게 된다.

책에는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을 떠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25시간 동안의 항해가 기록되어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라는 이름은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19세기 러시아 제국주의의 오만함이 그대로 묻어 있는 이름.

그 한 단어만으로도 시대의 냄새가 났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꾸밈이 없었다는 것이다.

멋있어 보이려고 꾸미지도 않았고, 반대로 힘든 장면을 과장하지도 않았다.

맛없는 음식은 그냥 맛없다고 말하고, 좋은 건 좋다고 말한다.

그 담백한 관찰과 기록이 오히려 신뢰를 더했다.

차는 시베리아를 지나, 내몽골을 건너, 중국 실크로드 구간에 닿는다.

서안에서 시작된 실크로드는 육상 루트와 해상 루트로 나뉘며, 책에서는 실크로드 3대 간선 도로를 소개하는데,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며 ‘아, 길에도 역사가 있고 결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몰랐던 길의 이름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여행 속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의 표정과 사연,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작은 인류애도 기억이 난다.

마침내 도착한 대서사의 끝 이스탄불.

책을 덮으면서도 그리고 글을 쓰면서도 마치 한 편의 영화가 끝난 듯한 여운이 남았다.

읽는 동안, 어쩐지 나도 그 길 위에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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